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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구담 스님의 카메라 너머 세상] 8. 자전거 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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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25.04.20 조회9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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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담 스님의 카메라 너머 세상 목차 바로가기]

 

진정한 자비행이란 무엇인가 표현

 

작품 전반에 휴머니즘 관통

인간의 삶 사실적으로 조명

사회적 소수자에 깊은 관심

종교영화의 의미 생각케 해

 


 

과거 인기리에 상영했던 영화를 세월이 지나 다시 개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5년 만에 재개봉한 일본 영화 ‘우나기’ 등 이미 검증된 작품으로 기본 관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 ‘자전거 탄 소년’(다르덴 형제 감독) 또한 2011년 작품으로 지난 16일 전국 메가박스에서 단독 재개봉했다.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 감독은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과거 ‘로제타’(1999년), ‘더 차일드’(2005년), ‘로나의 침묵’(2008년) 등의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두 차례의 황금종려상과 한 차례의 각본상을, 2011년에는 ‘자전거 탄 소년’으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대체로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관통하는 것은 휴머니즘이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으로 전통의 가족과 혈연 중심이 아닌 개인과 사회, 사랑과 용서와 같은 서로의 연결을 통해 인간의 삶을 사실적으로 비추는데, 그것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관심이다.

 

‘자전거 탄 소년’도 위태롭고 아슬아슬하지만, 그래도 희망이라는 가능성의 페달을 힘차게 밟아가고 있다. 보육원에서 도망치던 소년 시릴은 우연히 사만다와 부딪쳐 넘어진다. 어색함도 잠시 사만다는 짜증과 파괴적인 난동을 부리는 시릴을 보듬더니 나아가 주말 위탁모 역할을 맡아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어지는 시릴의 울분과 욕망마저 조용히 품어주자, 이제 시릴이 사만다에게 점점 다가가 응석을 부리는 듯하다.

 

다르덴 형제는 기존의 영화 문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연출 기법을 적용해 왔다. 유명 배우보다는 리얼리티를 위한 비전문 아마추어 배우를 선호하고, 촬영 시 배우의 얼굴보다는 몸과 몸짓을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주인공의 정면보다는 뒷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이 주인공의 움직임에 동화되어 객관적인 관찰자로 남기를 바란다. 

 

한편, ‘자전거 탄 소년’의 백미는 종교성의 숭고함이다. 가령 이창동 감독이 ‘밀양’에서 구원과 용서에 관해 말했다면, 이 영화는 진정한 자비행이란 무엇인가를 표현한다. 또 종교의 개입 없이 ‘무엇이 종교적이고, 종교적 영화인가?’라는 그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한다. 그리고 관심이 있다면, 다르덴 형제를 10년 동안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다르덴 형제’(미셀시망 지음, 김호용 옮김, 마음산책) 또한 읽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전거 탄 소년’처럼 앞으로도 재개봉 영화는 줄어들지 않을 전망이다. 판권만 있다면 마케팅 비용 없이 원천 수익을 낼 수 있고, 아쉬운 예술영화의 공백 또한 무탈하게 메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판에 박은 영화보다, 과거의 명화극장을 포기하지 않는 관객들이 항상 대기하고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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