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불광사 1080일 기도 입재식 현장

7월 22일부터 1080일 기도 대장정 돌입
동명 스님과 함께 불광 화합 위한 기도
“참회·성찰로 본래 불광 되찾겠다” 의지
보광 스님, 주지스님··동참자들 격려하며
“원력 세워 기도…무거운 짐 함께 나누자”

“저희는 믿습니다. 부처님과 광덕 스님께서 베푸셨던 불광의 가르침을 따르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음을 깊이 믿습니다. 불광에 대한 굳건한 믿음 속에서 불광사·불광법회를 지키는 것이 곧 한국불교의 미래를 지키는 것임을 마음속에 뼈저리게 새기겠습니다. 화합이야말로 그 어떤 훌륭한 덕목보다도 중요한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임을 철저하게 깨우치겠습니다.”

지난 5년 간 극심한 내홍을 겪었던 서울 불광사의 화합을 간절히 염원하는 하나된 목소리가 불광사 경내에 울려 퍼졌다. 며칠째 내린 폭염주의보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 22일 오전 10시 30분, 경내 보광당에서 ‘동명 스님과 함께하는 불광화합을 위한 천팔십일 기도’(이하 1080일 기도) 입재식이 봉행됐다.

1080일 기도에는 ‘참회와 성찰’의 백팔일 참회를 열 번 반복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108일 단위로 회향을 이어가며 10차례에 걸쳐 진행, 2026년 7월 4일까지 이어진다. 매일 새벽 5시, 동명 스님의 집전으로 봉행하는 새벽기도와 10시 30분 봉행하는 사시기도에서 진행된다.

1080일 기도는 지난달 6월 취임한 주지 동명 스님의 고민 끝에 시작됐다. 2018년 6월부터 시작된 내부 분규에서 50여 년 전 광덕 스님이 추구했던 불광사의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할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그리고 그것은 기도와 정진뿐임을 알아차렸다. 사찰답고, 스님답고, 불자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었다.

이날 1080일 기도 입재식에는 초청법사로 법석에 오른 재단법인 대각회 이사장 보광 스님은 법문에 앞서 동참자들을 격려했다. 보광 스님은 “기도를 위해 모인 동참자들이야 말로 불광법회의 알짜 열매”라면서 “주지 동명 스님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 흔들림 없이 기도 정진 한다면 1080일 후에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보광 스님은 동참자들에게 1080일 기도 정진에 앞서 큰 원력을 세워 기도기간 동안 부처님을 만나보자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기도 동안에 부처님 가피력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면서 “참회하고 기도하면 모든 어려움은 봄에 눈 녹듯이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일 1080일 기도를 이끄는 동명 스님의 각오도 새롭다. 입재식에서 동명 스님은 인사말에 앞서 동참자들에게 예를 갖춰 참회의 삼배를 올렸다. 이어 스님은 “‘마하반야바리밀’이라는 화두를 갖고 3년간 정진하겠다”며 1080일 기도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그러면서 “오직 불광이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그 마음, 화합해야한다는 순수한 마음만 있다면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면서 “참회와 성찰로 갈등으로 얼룩진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 도심 시대의 흐름에 앞서가는 포교도량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창건주 광덕 큰스님의 유지를 잇겠다”고 다짐했다.

불광 화합을 기원하는 1080기도는 2026년 7월 4일까지 매일 새벽 5시와 오전 10시 30분, 대웅전에서 봉행된다. 02)413-6060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