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역경과 후학양성에 매진한 전 범어사 강주 정혜당 지오 스님이 6월27일 오후1시32분 금정총림 범어사 서지전에서 원적에 들었다. 세수 77세, 법랍 54세.
지오 스님은 1947년 경남 밀양군 산외면에서 태어났다. 1969년 광덕 스님을 은사로 범어사에서 출가한 스님은 범어사 승가대학을 졸업(제6회)하고 조계종 중앙교육원을 수료(제5기)했다. 1973년 동국대 동국역경원에서 수학하며 1975년 역경사 과정을 수료했다. 1979년에는 동화사에서 유식학을 공부했다. 2007년 태국 국립 마하출라롱콘대 명예 불교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1980년~1998년 해인사, 범어사 등 제방 선원에서 17안거를 성만한 스님은 1996년 중국 구화산, 1997년 오대산에서 정진했다. 해인사 강주를 지낸 스님은 범어사 강주, 율원장, 교수사 소임을 맡아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
스님은 역경에도 진력했다. ‘화엄경’을 비롯해 ‘금강경’, ‘법화경’, ‘원각경’ 등을 번역하고 해설했으며 ‘부처님 법 우리가 지키고 보호하리(법멸진경)’ 해제를 펴내기도 했다.
지오 스님의 분향소는 범어사 원응료와 서울 불광사에 마련돼 있다. 영결식 및 다비식은 7월1일 오전11시30분 범어사 보제루에서 범어문도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장의위원회와 상좌들은 조화 및 조의금을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정혜당 지오 스님이 남긴 ‘임종게’다.
身雖披染衣하나
心衣非定色이라
我今脫兩衣하니
佛恐羞自裸이라.
몸은 비록 염의(染衣)를 걸쳤으나
마음의 옷은 정해진 색이 없어라.
내가 지금 두 옷을 다 벗어버리니
부처가 나신(裸身)이 부끄러워 도망가네.
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