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D를 털면 먼지가 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5.10.20 조회4,418회 댓글0건본문
“왜 우리 불교는 사회적으로 외면 받고 있을까?” 그가 늘 생각했던 의문 중 하나였다. 그의 결론은 신도들 시주를 받아 살면서 사회적인 봉사나 기여는 적고 재정도 불투명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결단을 내렸다. 불광사 주지를 맡은 후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입출금 내역을 신도들에게 공개해 왔다. 그러다가 드디어 외부 회계감사를 자청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불교 스스로 깨끗하고 사회에 관심을 가질 때 더욱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지정 스님의 담담한 말씀이다.
털어도 먼지 안 나는 기업?
털면 먼지 안 나는 기업이 없다는 게 상식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기업은 권력기관 앞에 전전긍긍하게 되어 있다. 흠이 많기 때문이다. 트집 잡혀 벌금을 추징 당하고 감옥에 가는 것보다 알아서 기는 게(?) 훨씬 영리하다. 과거의 안기부, 검찰, 경찰, 세무당국, 환경당국, 위생당국과 건축허가 관공서 등 두루 헤아릴 수 없는 곳의 눈치를 보아야 한다. 심지어 소방서에게까지 비굴해야 한다. 그만큼 규제도 많거니와 규제의 성격도 이현령비현령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수 많은 규제와 법규를 지키고는 기업을 하기보다 때려 치는 게 현명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적절한 타협점(?)이 한국에는 존재한다.
그것을 터득하고 행하는 것은 기업경영의 ABC가 되었다. 오래전 서슬 퍼렇던 박정희정권 때 일이다. 영 알아서 기지도 않고 눈 한 번 껌벅하지 않는 기업이 있었다. CEO들의 영원한 사표인 유일한 박사의 유한양행이었다. 권력당국으로서는 눈에 가시였다. 권력당국으로서는 체면(?)이 말씀 아니었다. 그래서 먼지를 털기 위해 세무당국이 갑자기 덮쳤다. 혼찌검을 내서 길들이기 위한 것이었다. 대량 세무조사 전문가를 투입하여 수많은 장부를 샅샅이 뒤졌고 전표까지 까발렸다. 당시 장안의 큰 구경꺼리였다. 결국 유한양행은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나지 않는 기업으로 판명되었다. 통쾌 무쌍한 신화였다. 한 여름의 소나기였다. 유일한 CEO는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표표히 세상을 떠났다.
‘세계에서 존경 받는 기업가’ 43위 유한양행 CEO
오늘의 유한양행 CEO 차중근 사장은 지난 연초 경사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세계적 컨설팅업체 PWC 와 함께 20개국 기업가 9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차사장이 ‘세계에서 가장 존경 받는 기업가’ 43위에 올랐다고 매스컴을 탔다. 또 유한양행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 42위를 기록했다. 겹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안정된 노사관계를 보여 온 유한양행의 ‘시스템’이 얼마나 잘 작동해 왔는지 보여준 결과”라고 차사장은 겸손해 했다. 창업자인 유일한 박사가 지난 69년 당시 조권순 전무에게 경영권을 넘긴 뒤 30년 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해 온 유한양행이다. 지난 해 3060억원의 매출을 올린 유한양행은 올해 3500억원, 2010년까지는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다 많은 불광사의 지정스님과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와 차중근 CEO가 이 나라에 넘쳤으면 한다. 그것이야말로 한국이 선진국(先進國)이 되는 길이며 또 다른 선진국(善進國)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해익리즈경영컨설팅대표?
< 저작권자 ⓒ머니투데이(경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