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엄경엔 ‘봄이 되면 꽃은 차별 없이 똑같이 피고, 달이 허공에 뜨면 비추지 않는 곳이 없다’고 나와 있습니다. 이와 같이 누구라도 신심만 확고하다면 부처님께서 봄으로, 달로 신통을 나투시게 됩니다. 오직 신심 하나입니다. 신심 하나면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잠실 불광사(주지 동명 스님)가 10월 12일 오전 10시 경내 보광당에서 ‘불광 창립 50주년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법회는 육법공양, 삼귀의·반야심경 봉독, 문도스님·주지스님·전임회장단 헌화, 불광 연혁보고, 주지스님 봉행사, 내·외빈 축사, 공로패 수여, 대각회 이사장 장산 스님 법문, 창립 발원문 낭독, 축하공연, 사홍서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법회엔 불광사 창건주 광덕 스님의 제자 모임인 광덕문도회 스님들을 비롯해 불광법회를 창립하고 계승한 전임회장 및 원로신도 등 사부대중 400여 명이 불광 50주년을 축하했다. 대각회 이사장 장산, 광덕문도회 정암, 학륜, 지명, 지철, 대원, 불광사 주지 동명 스님을 비롯한 사중스님, 김상규, 조원호, 이정민 등 불광법회 전임회장 및 원로신도, 서강석 송파구청장, 남인순 송파병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대각회 이사장 장산 스님은 법문에서 ‘금강경 14장 이상적멸분’을 염송하며 불광형제의 화합을 강조했다. 장산 스님은 “우리 불광형제들이 서로 반목하는 것이 안타깝다. 부처님은 500생 동안 가리왕에게 몸이 잘렸는데도 성내지 않으셨듯, 광덕 스님의 가르침을 들으며 일생을 살아온 우리 형제들이 화합하길 바란다”며 “내일 불광법회 50주년 기념 세미나 초청장도 왔지만 오늘 불광 창립 50주년을 기념하고자 자리했다. 주지 동명 스님의 밝은 모습에 끌려 왔다”고 밝혔다.
이어 “불광사만한 성공적인 도시포교 사찰이 우리나라엔 없다. 우리 불광형제가 ‘옳다, 그르다’는 지엽적인 부분에 집중하기보다 광덕 스님께서 가르치신대로 보현행원을 실천하면 산적한 문제가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며 “옛날 지공 화상께선 ‘불법을 배우려는 자가 소란을 피우면서 고요함을 구하는 것은 마치 쌀을 버리면서 떡을 구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불광사와 불광법회가 화합해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불광사 주지 동명 스님은 봉행사에서 원력과 신심으로 불광사 정상화를 이룰 것을 다짐했다. 동명 스님은 “지금 하는 일이 부처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지, 신심을 가지고 꾸준히 전개할 수 있는지, 이 두 가지가 부합하다면 원하던 일이 반드시 이뤄졌다”며 “혈연보다도 더 끈끈한 법연으로 맺어진 불광형제들이 ‘우리는 횃불이다. 스스로 타오르며 역사를 밝힌다’라는 불광인의 다짐을 잊지 않는 한 반드시 혼란을 극복하고 광명의 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광덕 스님께선 100일기도보다는 50일기도를 많이 하셨다. 이는 나머지 50일은 불보살님께서 채워주신다는 스님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며 50주년 기념법회의 의의를 언급한 동명 스님은 “제가 열심히 50을 채우면 불보살님과 광덕 스님께서 나머지 반을 채워주실 것이라 믿는다. 일요일에 다라니기도법회를 봉행할 계획이다. 우리 시대에 맞는 법회를 통해 다양한 계층을 불법의 길로 인도하겠다”고 밝혔다.

광덕문도회 일원이자 동명사 회주 지명 스님은 “광덕문도회장 법주 스님께서 주지 동명 스님의 노고에 격려의 뜻을 전달하길 부탁했다”며 “법주 스님께서 호법에 대해 강조하셨다. 대중 모두 광덕 스님의 가르침에 따라 공부한다면 호법의 참 뜻에 대해서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번 불광 창립 50주년 기념법회에 맞춰 ‘광덕 스님 법어록’이 출간됐다. 광덕 스님 법어록 편찬위원회는 3년 동안 광덕 스님의 육성녹음 파일, 관련 서적, 공부모임 자료, 시봉일기 등 방대한 양의 법문을 취합하고 그중 공부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엄선했다. 이 작업엔 불광연구원에서 활동한 지미령 박사와 불광미디어 양동민 편집이사, 김명환 제작국장 등이 참여했다. 법어록 발간을 주도한 이정민 불광법회 10대 회장은 “법어록을 편집하며 광덕 스님이 세계평화의 불국토를 얼마나 염원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외빈의 축사도 이어졌다. 김상규 사찰운영위원이자 불광법회 4대 회장은 “불광사 사부대중 모두가 대동단결해 화합과 평등이란 새로운 모범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조원호 불광법회 5·6대 회장은 “비가 온 뒤 땅이 굳듯 마하반야바라밀을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하자”고 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불광 창립 50주년을 축하한다. 우리 송파구민 전부 불광사와 함께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길 발원하겠다”고 했고 남인순 송파병 국회의원은 “송파구의 많은 분들이 불광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잘 이어나가길 믿는다”고 축하했다.

이날 기념법회에선 불광사가 현재까지 이어질수 있도록 역할을 한 고 김경만 불광법회 초대회장 등 원로신도 6명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축하공연에선 동명 스님의 ‘마음은 언제나 새벽같이’ 시 낭송과 파라미타합창단의 음성공양, 성악 공연 등이 이뤄졌다.




박건태 인턴기자 sky@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