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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불광

산에서 나오고... 산으로 돌아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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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5.10.20 조회5,1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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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세상엔 컴컴한 밤에도 새벽을 여는 이들이 있다. 고승은 산에만 머무른다는 상식을 걷어차고, 도심 한가운데서 새로운 불교를 연 이가 있다. 또 새벽을 열고 해가 중천에 떠있을 때 바랑을 메고 홀연히 산으로 떠나는 이들도 있다.

시절의 인연에 응답하고, 인연을 끊고, 또다시 새로운 인연을 향해 걷는 선각자들의 발걸음이 신선하다.

불광회 1974년 광덕 스님이 서울 도심서 창립한문 염불 한글로 번역 독송등 불교 혁신 ◇ 불광회=태어난 지 30년이 됐다. 유년, 청년을 지나 이제 장년기로 접어든 이 단체는 1974년 광덕(1927~1999) 스님이 서울 종로구 봉익동 대각사에서 창립했다.

30살에 늦깎이 출가한 이래 대부분의 생활을 서울 도심에서 보내고도 20세기 고승의 반열에 등장하는 드문 사례를 연 당사자다.

그는 불교 현대화의 주역으로 꼽힌다. 그의 은사는 부산 범어사 조실이던 동산 스님이고, 동산 스님의 은사는 3·1운동 때 민족 대표 33명 중 한명인 용성 스님이다. 출가 전 무려 10년 간이나 행자 생활을 했던 그는 1956년 머리를 깎자마자 용성 스님의 뜻을 이은 대각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지냈다. 기복종교로만 폄하되던 불교가 깨달음의 종교, 삶의 종교로 대각회를 통해 거듭나기 시작했다.

62년엔 조계종의 서무국장으로서 국가의 헌법과 같은 종헌과 종법을 만들었다. 65년엔 대학생불교연합회를 만들어 불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대학생들을 강남 봉은사에서 먹이고 재우며 공부하도록 했다. 71년 조계종 총무원장 직무대행까지 지낸 그는 74년 불광회를 열었다.

이 때부터 ‘불교 혁신’이 시작됐다. 신자들은 물론 많은 스님조차 뜻을 모른 채 읽어대던 산스크리트어나 한문 염불이 한글로 번역돼 독송됐다. 천도제 때도 한글 독경이 울려 퍼지고, 법회 때도 반야심경과 금강경 등이 한글로 읽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승려가 아니면 감히 할 수 없던 천도제 등 불교 의식 집전을 일반 신자들이 직접 할 수 있게 했다.

불교에선 찾아보기 어렵던 노랫말을 광덕스님이 직접 작사해 찬불가를 불렀다. 또 74년 순수불교교양지 <불광>을 창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불교 잡지로 자리 잡고 있다.

불광회는 30주년 기념으로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성수(해동선원 조실)·우룡(학성선원 조실) 등을 초청해 오전 10시 고승초청대법회를 연다. 또 선원장 초청법회와 ‘생활 속의 불교 수행’이란 이름으로 불교수행법 특별강좌를 연다. bulkwang.org (02)420-3200.

정토회 실천적 불교운동 펼친 법륜스님등 50여명도심생활 청산 문경서 공동체생활 하기로 ◇ 정토회=지도법사 법륜 스님과 정토회 의장 유수 스님을 비롯한 법사단과 실무자 등 50여 명이 도심 생활을 청산하고 경북 문경 산골로 들어간다.

이들은 서울 정토법당을 비롯한 정토회 소속 전국 9개 법당 등에서 환경운동과 북한동포 및 국제 난민 돕기 등 실천적 불교운동을 최선봉에서 주도해왔기에 ‘산행’이 더욱 충격이다.

정토회를 이끌었고 2002년 막사이사이상을 받은 법륜(51) 스님도 광덕 스님과 마찬가지로 대학생불교연합회 상임 지도법사 출신이다. 정토회 법사단 11명은 그 때부터 법륜 스님과 함께 공부한 인연들이 많다. 이들은 비닐하우스 촌부터 시작해 홍제동의 비좁은 법당 등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오늘의 정토회를 일궜다. 인도에서 불가촉천민마을에 설립된 수자타아카데미에서 헌신하다 지금은 아프가니스탄 난민촌에서 봉사하는 선주 법사와 유정길 법사 등이 이들이다. 이들은 머리만 깍지 않았을 뿐 승려나 다름 없이 정토회에 헌신하고 있다.

또 법사단과 실무자등 50여명은 서울 서초동 정토법당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화장실에서 손으로 뒷물을 하고, 생리대조차 천으로 사용해 쓰레기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매일 아침 예불 뒤 울력과 발우공양을 하며 불교적 삶을 실천했다.

이들은 지난 8월 총회를 열어 내년 3월 경북 문경 가은읍 원북1리 정토수련원으로 들어가 공동체 생활을 하기로 했다. 정토수련원은 조계종 특별종립선원인 봉암사 인근의 산골에 있다.

이에 따라 9개 법당과 난민돕기기구인 제이티에스, 북한 돕기 및 통일사업을 하는 좋은벗들, 불교환경교육원 등의 업무는 대부분 신자들이 넘겨받게 된다.

대중들이 직접 법당과 불교운동을 주도하는 시대를 전격적으로 실행한 셈이다.

정토법당 원장인 무변심 법사는 "지방 8개 법당은 법사와 실무자들이 이미 철수하고 신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책임감과 자율성이 커져 법당 뿐 아니라 환경운동, 통일운동 등 다른 일들도 더 적극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법사단과 실무자들이 너무 많은 일을 해내면서 신자들이 이들을 접촉하거나 상담하기 어렵다는 토로에 따라 이들은 산골에서 더욱 수행에 정진하면서 신자 상담 등 법사로서 일에 더욱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굴러가는 공처럼 끊임 없이 변화해가는 정토회가 산골에서 또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갈 지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연현 기자 ani.co.kr @hani.co.kr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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