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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비친 불광

화계사 현각스님 군법당 법문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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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5.10.20 조회5,5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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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알면 물처럼 이길 수 있어”


“스님은 아플 때 어떻게 합니까. 약초를 캐드시나요?” “하하하.” 지난 22일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6군단 6포병여단 군법당 범음사에는 수 백여 명의 군인들의 유쾌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법회를 주관하는 스님은 서울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각스님. TV나 책에서만 봤던 코가 크고 파란 눈의 스님을 직접 본 장병들은 인기 탤런트를 보듯 호기심이 가득했다.


한바탕 웃음으로 좌중이 술렁일 무렵, 현각스님도 입가에 웃음을 담은 채 답변했다. “옛날 스님들은 옛 방식으로, 현대 스님들은 현대 방식으로 삽니다. 감기가 들면 감기약 먹고 소화가 안 되면 소화제를 먹습니다. 여러분과 다르지 않아요.”

지난 22일 경기도 연천 6포병여단 군법당 범음사에서 열린 법회에서 법사로 초청된 화계사 국제선원장 현각스님이 병사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신재호 기자 ir501@ibulgyo.com

스님의 말씀이 끝나자마자, 여기저기가 손이 높게 솟아올랐다. 스님 눈에 띄기 위해 벌떡 일어난 병사도 있을 정도. 결국 한 병사가 지목받고 질문이 시작됐다. “군 복무 2년 간 힘든 일도 많고 상대방을 미워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일러 주십시오.” 제법 그럴듯한 질문에 장병들도 수긍하는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현각스님은 물과 돌의 비유를 들어 병사의 질문에 답했다. “물 한 방울은 냄새도 없고 모양과 색깔도 없습니다. 그에 비해 돌은 딱딱하고 무겁고 색과 모양이 있습니다. 물은 비록 정체성이 없지만 이 한 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습니다. 물처럼 이겨내야 합니다. ‘이 자식아’라는 욕과 ‘네가 좋다’는 칭찬은 다르지 않습니다. 이 둘은 모두 말일 뿐입니다. 똑같은 본질입니다. 말 한 마디에 관심을 보이면 이미 죽은 것입니다. 마음을 바로 보면 물처럼 이길 수 있습니다. 물처럼 돼야 합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법회는 이렇듯 배고픔을 잊은 병사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시를 넘기고 있었다.


이번 법회는 서울 불광사 거사들의 모임인 대원2구 법회가 마련한 자리다. 매달 한 차례 법당을 찾은 불자장병들에게 떡볶이 등 점심공양을 후원하던 대원2구 신도들이 병사들에게 원초적인 배고픔보다 더욱 중요한 ‘불교 고픔’을 해소하고자 준비했다.


젊은 세대에 대한 포교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있는 요즘, 단 한 번의 인연으로 불교를 평생 삶의 스승으로 삼기를 바라는 서원이 녹아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법회에는 500여 명의 장병이 찾아 법당 앞마당까지 가득 메웠다.


이날 법회에서 특히 인기를 끌었던 것은 질의응답시간. 마치 선지식에게 자신의 깨달음을 인가받으려는 수행자처럼 병사들의 질문은 끝이 없었다. 시간 관계상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끊자 병사들은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연천=김하영 기자



[불교신문 2322호/ 4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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