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복을 비는 것은 불자의 기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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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0.02.16 조회5,030회 댓글0건본문
'행복을 창조하는 기도' 출간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수능 한 달도 남지 않은 요즘 전국의 절에서는 염주를 돌리거나 탑을 돌며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불교 내부에서는 이런 기복(祈福)적인 기도는 불교의 정수가 아니라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스님과 지식인 불자들이 많다. 특히 화두를 참구하는 선(禪)을 깨달음을 위한 최고의 수행법이라고 믿는 선승들은 기복적인 기도는 깨달음의 종교인 불교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탐탁지 않게 여긴다.
1974년 불광회를 만들고 1982년 석촌동의 불광사를 지어 도심포교에 힘썼던 광덕스님(1927-1999)은 동산선사의 맥을 이은 선승이자 포교사였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광덕스님 역시 당연히 선을 최고의 수행법으로 삼았을 것으로 짐작하지만, 그의 상좌이자 제자인 혜담스님은 '광덕스님 사상의 정수는 기도였다'고 주장한다.
혜담스님이 광덕스님이 남긴 말씀들을 엮어 낸 책 '행복을 창조하는 기도'(불광출판사 펴냄)에는 '광덕스님 반야사상의 정수'라는 부제가 붙었다.
혜담스님은 지난해 뇌출혈로 사경을 헤매면서 은사 광덕스님의 사상을 새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마하반야바라밀을 염송하는 기도수행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수행방법'이라고 했던 광덕스님의 말씀을 떠올린 그는 퇴원할 때까지 '마하반야바라밀'을 계속 염송하면서 '불자의 수행은 기도와 함께 시작된다'는 스승의 말씀을 이해하게 됐다.
혜담스님은 기도에 대한 정의부터 잘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소망을 이루기 위한 생각이나 행위는 진정한 불자의 기도가 아니고 망상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다.
스님은 대신 "불교에 있어 기도란 나를 통해 부처님의 크신 위신력이 넘쳐나도록 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자기 자신이라는 관념을 없애야한다. 그 속에서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믿고 부처님께 완전히 다 맡겨버리고 일심으로 염불하고 염송하는 것이 제대로 하는 기도방식이다"라고 말한다.
"불교는 깨닫는 것인데 기도가 무슨 수행이냐"라는 반문에 대해서는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원하기 전에 완전한 것을 이미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에 우리는 오직 정진을 해서 부처님께서 주신 밝은 은혜의 햇살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다시 말해서 자신의 마음을 자기가 본래 지니고 있는 부처님의 진리생명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기도다"라고 대답한다. 256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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