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불교의 모든 것 일목요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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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1.05.04 조회7,269회 댓글0건본문
“대만불교의 모든 것 일목요연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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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차 연찬회 호응 속 알토란같은 내용으로 진행 참석자들 “대만불교에서 한국불교 지향 찾는 계기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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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11-05-03 16:09 | ▣ 이학종기자 urubella@naver.com |
지난 4월 22일자 보도에서 기자는 대만불교를 주제로 한 불광연구원의 학술연찬회 예고기사를 통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표현을 했던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대만불교를 배우자’, ‘카오슝의 불광산사에 가보니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 너무너무 많더라’라는 식의 일회성 각성으로는 한국불교가 변할 수 없다며, 그런 의미에서 대만불교의 어제와 오늘을 보다 깊게 천착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 극복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불광연구원의 연찬회는 매우 의미가 깊고 시의적절하다는 방향의 기사였다.
4월 3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대만불교의 실천이념과 운영 시스템’을 주제로 열린 불광연구원 제8차 학술연찬회는 보기 드문 말 그대로 ‘알토란같은’ 학술행사였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내실 있는 학술연찬회에 국제회의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은 토요일 오후인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다섯 가지의 주제 발표에 나선 다섯 명의 발제자들이 이날 공개한 발제들은 어느 것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수준급의 글이었다. 단편적이고, 일회적이며, 추억처럼 희미해져 버리는 대만불교에 대한 관심을 실로 구슬을 꿰듯 보물로 만드는 성스러운 불사에 다름 아니었다.
대만불교 학술연찬회에 참석한 발제자 및 토론자들.
양정영 교수 “교육을 통한 선순환, 불광산교단 도약 이끌었다”
‘대만불교의 성장 과정과 특징’을 불광산교단을 중심으로 살펴본 양정연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대만불교의 변천사와 불광산교단의 창건과 이념, 불광산사의 활동 및 현황, 불광산 교단의 특징을 빔 프로젝트를 통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듯 치밀하고 친절하게 설명, 대만불교의 현황을 한 눈에 알도록 했다. 양정연 교수는 불광산교단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는 ‘교육을 통한 선순환’을 이뤘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특히 대만에서도 불교는 학문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전통적인 불교계의 반발을 극복하고 불광산교단은 불학강좌 등 교육에 집중했으며, 결과적으로 불교를 학문적으로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수행에 참여하고 출가의 길을 걸음으로써 학술적인 교육활동이 불교 전체적인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불광산교단은 교육에서 재가자와 출가자가 차별없이 대등하게 불교를 가르칠 수 있도록 했으며, 재가자의 활동공간을 확장시킴으로써 재가자가 주동적으로 적극적인 신행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도 한국불교가 눈여겨 보아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불광산교단, 자제공덕회 등 대만의 불교교단들은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에 부응하는 수준을 넘어 선도적인 입장에서 새로운 윤리와 사회정신을 제시하는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점, 특히 불광산교단은 인간불교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미래의 실천방향을 설정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불교에 매우 좋은 예시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호성 교수 “대만불교 발전 바탕엔 인간불교의 이념 있었다”
김호성 동국대 교수(인도철학과)는 ‘대만불교의 실천이념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를 인간불교의 주제와 변주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김 교수의 발제는 대만불교 사대산의 창시자들은 도대체 어떤 이념으로, 어떤 불교관에 입각하여 그들의 종(宗)을 일으켜 세우고 대만사회 안에서 불교의 위상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오늘날 세계 불교계로부터 대만불교를 주목하도록 만들었던 것일까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모아졌다.
김 교수는 그 해답으로 ‘인간불교’를 제시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만해 한용운 스님에 해당하는 대만의 태허 스님에 의해 제창된 인간불교가 대만으로 들어와서는 각기 조금씩 다른 변주(變奏)를 보이며 특성을 갖고 계승발전되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태허의 인간불교 사상은 그의 문하에 있던 인순도사와 동초노인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태허의 인간불교는 부처님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이치에 맞아야 하고(契理), 중생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근기에 맞아야 한다(契機)는, 이른바 계리계기(契理契機) 불교”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태허대사의 인생불교는 인순도사의 인간불교와 동초노인의 인생불교로, 다시 인순도사의 인간불교는 증엄상인의 인간불교로, 그리고 동초노인의 인생불교는 성엄법사의 인간정토로 이어진다고 인간불교의 흐름(변주적)을 정리했다. 김 교수의 대만불교의 오늘이 결코 물적 토대와 뛰어난 지도자들의 개별적 역량에만 의존해서가 아니라 인간불교와 그의 적절한 변주라는 이념적 흐름에 기초하고 있음을 밝혔다.
봄비 내리는 토요일 오후에 열린 학술연찬회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부대중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만불교에 대한 큰 관심을 보여주었다.
서대원 강사 “대만불교의 엄정한 지계, 소식 실천정신 배워라”
대만불교의 괄목상대는 ‘계율의 철저한 실천에 있다’는 통설을 규명하기 위해 ‘대만불교의 계율정신과 윤리의식’을 주제발표한 서대원 연세대 강사는 지계(持戒)와 소식(素食)을 중심으로 대만불교의 계율의식과 실천양상을 살펴봤다.
서 박사는 발제에서 재가중(재가불자)은 경전과 선 공부를 상당히 보편적으로 하고 있었으며, 자원봉사자의 형식으로 엄청난 숫자의 신도들이 매일 사찰을 드나들며 사찰의 업무을 돕고 한편으로 공부를 하는 신행생활 모습에 주목했다. 서 박사는 또 대만불교에서는 아무에게나 계를 주지 않으며, 일단 수계(受戒)를 하였으면 철저하게 수계(守戒)를 하려는 경향이 강했다며, ‘앉아서 계를 받고 일어서서 파해도 공덕이 있다’는 우리나라의 수계풍토와는 확연하게 다른 대만불교의 분위기를 소개했다.
출가중에 대해서도 서 박사는 “대만불교에서 은처나 대처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음주계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고, 스님들이 계율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특히 대만스님들은 위의(威儀)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 박사는 대만불교와 우리나라 불교의 지계상황을 비교하면서 지계의 상황을 ‘현량적’과 ‘비량적’으로 나눠 본다면, 비량적인 본질 부분은 우리나라 불교가 위의가 있다고 느껴졌고, 현량적인 부분으로 갈수록 대만불교의 우위적 상황이 명료했다고 파악했다. “한국불교는 보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광채를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서 박사는 “한국불교는 주육(酒肉)의 문제를 너무 가벼이 보고 있으며, 이 문제에 철저한 대만불교에 배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 박사는 “한국불교의 출가중과 재가중이 청정하다고 느껴지면 길 위의 모든 사람이 공경심을 일으킬 것이며, 그 중에 사리불과 수보리가 없다고 누가 장담할 것인가”라고 반문하고 “길 위의 사람들이 청정도량으로 몰려오면 석존을 알려주고 청정법음을 들려주면 어찌 우리 불교가 본말겸구(本末兼具)한 불교가 되지 않을 수 있으며 발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할’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김응철 교수 “신도들의 자발적 참여, 소액다수 후원금제 주목을”
2부 순서에서 첫 발제에 나선 김응철 교수(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는 ‘대만사찰의 재정운영체계 및 불사 추진양태 연구’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대만불교와 한국불교의 상황을 비교하고 한국불교가 대만불교에서 배워야 할 점과 보완해야 할 점 등을 현실감 있게 분석해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국불교와는 달리 대만불교는 △1945년 이후 빠른 속도로 도심포교에 집중해 성공을 거뒀고 △일본불교를 척결하기보다는 그 장점을 수용하였으며 △세계로 진출하는 데 성공하고 본토의 불교발전에도 기여하였으며 △전통종교 속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한국불교가 대만불교로부터 배워야 할 점으로 △재의식과 기도 등과 같은 전통적인 불교의식에 의지하여 재원을 확보하지 않고 있는 점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고 신도조직의 운영과 신도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공개적이고 소액다수의 후원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 △승가교육을 현대교육과 접목하는데 매우 적극적인 점 △정치와 이념의 대립을 넘어서서 본토 진출에 성공하고 중국불교 전체를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대륙불교의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김 교수는 그러나 △거대규모의 사업형 불사의 만연 △신흥사찰과 전통사찰 간의 교류가 소원한 점 △특정사찰의 종장 1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 등은 대만불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결론적으로 “대만불교의 성공사례는 한국불교 발전을 도모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불교가 대만불교의 장점을 잘 응용하고 단점을 잘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한국불교의 도약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박인석 연구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 움직이는 동인은 무엇일까”
마지막 발제에 나선 박인석 연구원(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은 ‘대만불교의 사회활동 방향과 내용’을 주제로 발제를 했다. 자제공덕회의 의료활동, 대만불교의 교육활동, 기타 사회활동의 현황을 자료에 근거해 소개한 박 연구원은 “대만불교의 4대종파는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매우 중시했으며, 그 활동은 의료, 교육, 환경보호 등 다양한 측면에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연구원은 “4대 종파 모두 대사회적인 역할을 전방위적으로 수행하고 있지만 각각의 종파들이 보다 중점을 두는 분야들이 있다”며 “자제공덕회는 의료분야, 불광산과 법고산은 교육분야에 활동의 방점이 찍혀져 있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자제공덕회 뿐 아니라 불광산, 법고산 등지에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그들이 속한 도량의 취지에 공감하고 그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데는 광대한 불경에 실린 불보살의 발원들이 현실 속에서 구체적인 접점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는 점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볼 일”이라며 한국불교에 화두를 던지는 것으로 발제를 마무리했다.
전법교화학 정립을 목표로 하는 불광연구원이 주최한 대만불교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연구의 첫 시발점이었던 4월 30일의 첫 학술연찬회는 대만불교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한국불교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연구자료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불광연구원은 오는 9월 10일(토)에도 이날의 1차 연찬회에 이어 ‘대만불교의 인적구성과 리더십의 원천’을 주제로 제2차 학술연찬회를 개최한다. 2차 연찬회에서는 김호성 교수가 ‘대만불교 지도자의 리더십과 사회적 위상’을, 양정연 교수가 ‘교육체계와 인재육성 제도’를, 서대원 박사가 ‘비구니의 교단적 위상과 역할’을, 박인석 연구원이 ‘신도조직 체계와 재가자의 위상과 역할’을, 이상미 박사가 ‘대만불교의 전법, 포교활동과 방법’을, 김응철 교수가 ‘대만불교의 성공요인과 한국불교의 성찰(총론)’을 각각 주제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