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 중시하고 사회 참여 활발 한국, 대만불교 벤치마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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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1.05.01 조회6,138회 댓글0건본문
“계율 중시하고 사회 참여 활발 한국, 대만불교 벤치마킹해야”
30일 대만불교 주제 학술연찬회
- “이제 한국 불교가 대만 불교를 벤치마킹해야 합니다.”
대만 불교 탐방이 하나의 흐름이 되고 있는 한국 불교계 곳곳에서 들리는 말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한국 불교의 신행 문화를 높이 평가하던 대만 불교,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대만 불교가 지금은 세계 불교계에서 한국 불교보다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대만 불교를 대표하는 4대 종파는 불광산, 중대선사, 자제공덕회, 법고산인데, 이를 사대산(四大山)이라 부른다. 수행을 통한 깨달음이란 점에서 한국 불교가 높은 신행의 전통을 갖고 있다면 ‘인간불교’로 요약되는 대만 불교는 현실적이고 사회참여적 성격이 강하다.
김호성 교수 김응철 교수 양정연 교수
김호성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대만불교의 실천이념에 대한 고찰’에서 “현상적인 면에서 보면 대만 불교의 지계(持戒) 현황은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호하다”고 밝힌다. 출가자와 재가자 할 것 없이 한국에 비해 계율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음주의 경우 출가자가 술집 등에서 술을 마시거나 술을 사는 장면이 목격되면 신도의 신고를 피할 수 없다. 음주 사실이 밝혀지면 처벌도 피할 수 없다. 재가자의 경우 경전·선 공부를 통해 기초교리와 기초계율을 잘 알고 있는데, 이는 도시 곳곳에 불교 공부처가 있기 때문이다. 또 자원봉사 형식으로 많은 신도들이 사찰을 드나들며 사찰 업무를 돕는 점도 한국 불교와 매우 다른 현상이라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포교사회학과 교수는 ‘대만사찰의 재정운영체계 및 불사 추진 양태 연구’에서 “대만에는 2200여개 사찰과 1만2000여명의 스님들이 활동하고 있다”면서 “대만의 사찰들은 주석하는 스님들에게 월급과 같은 개념의 일정한 급여를 주지 않는다”고 밝힌다. 한국은 월급 개념의 ‘보시’가 공식화돼 있다. 대만 사찰 대부분이 출·재가자의 헌신적인 봉사로 운영되는 특징을 강조하는 그는 이어 “대만 불교의 4대 종파는 의료, 교육, 환경보호 등 불교의 사회적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며 “한국에서는 기독교계가 이런 분야의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대만에서는 불교계가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힌다.
양정연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는 ‘대만 불교의 성장 과정과 특징’ 발표를 통해 “불광산의 경우 재가신도 가운데도 학식과 강설 능력이 있으면 교단의 홍법활동에 참여한다”며 “출가자와 재가자는 동등하게 평가받고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얻는다”고 언급, 출가자 중심의 한국 불교 전법의 맹점을 지적한다. 이밖에 ‘대만불자의 계율정신과 윤리의식’(서대원 충남대 연구교수), ‘대만불교의 사회활동’(박인석 동국대 연구교수) 등 연구자들의 발표와 토론이 열린다. 불광연구원 서재영 책임연구원은 “사회참여, 인재양성, 세계화 등의 측면에서는 대만 불교가 수행을 통한 깨달음을 중시하는 한국 불교에 비해 장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02)941-3537
신동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