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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보신문] [동명 스님과 함께 읽는 보현행원품] 5. 예경분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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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25.03.06 조회1,10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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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스님과 함께 읽는 보현행원품 목차 바로가기]

 

인사 잘하는 이는 죽을 목숨도 구한다


인사하는 마음 바탕엔

낮춤·높임·고마움 있어

공덕 성취하는 출발점

나를 사랑해야 남도 공경

부처님의 무량한 공덕을 성취하는 길인 보현행원의 첫 번째 덕목이 인사를 잘하는 것인데, 인사하는 것이 왜 첫 번째 덕목이 되었을까? 인사하는 마음의 바탕에는 자신을 낮춤, 상대를 높임, 상대에 대한 고마움 등 세 가지가 있기 때문이며, 이 세 가지 마음 바탕이 공덕을 성취하는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인사법에서 머리나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거나 엎드리는 행위는 자신을 낮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인사 행자실에는 지월 스님의 글씨 ‘下心(하심)’이 액자로 걸려 있다. 그 글씨를 보면서 나는 다짐했다. ‘이번 생애에는 많은 것을 하려고 하지 말자! 하심만이라도 제대로 실천하자!’ 그러나 하심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렇게 결심하고서도 나를 무시하거나 폄훼하는 말을 들으면 하심을 굳게 다짐했던 것은 순간적으로 잊고 발끈하고야 만다.

 

인사하는 자세에는 상대를 높이는 마음이 담겨 있다. 가장 극진한 인사인 오체투지의 마지막은 상대방의 발에 이마를 대는 것이다. 상대방의 가장 낮은 곳이 나의 가장 높은 곳과 같다는 의미를 담은 인사법이다.

 

나를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마음은 당연히 상대에 대한 고마움을 담고 있다. 상대가 내게 특별히 고마운 일을 해서가 아니다. 그의 존재 자체가 내게 고맙다. 세상 모든 존재 중에 어느 한 가지만 빠져도 세상은 유지되기 힘들어진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한 마리도 없다면 세상에는 고양이를 천적으로 하는 동물들이 너무 많아져서 생태계가 교란되고, 그로 인해 세상은 온전하게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누구든 부처님이라 생각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경해야 한다.

 

인사가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고 상대에게 고마워하는 마음만 담는 것은 아니다. 더욱 중요하게 인사에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 ‘잡보장경(雜寶藏經)’에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되, 누운 풀처럼 겸손하라”라는 말씀이 있다. 누운 풀처럼 겸손하라는 말씀이 하심하라는 가르침이라면,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가지라는 말씀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남에게 진심을 담아 예경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뒷산에 가서 자살하려고 길을 나섰는데, 이웃 사람이 다정하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었다. 그도 반갑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는 문득 발 아래 물웅덩이를 보았는데, 미소 짓는 자기 모습이 결코 죽으러 가는 사람의 표정이 아님을 발견했다. 이에 그는 다시 살아갈 결심을 하고 돌아섰다고 한다.

 

밝은 인사성 덕분에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사람의 이야기도 회자된다. 평소에 인사성이 밝은 냉동식품 가공공장의 여직원 이영미(가명) 씨는 어느 날 점검하기 위해 대형 냉동고에 들어갔다가 밖에서 문이 잠기는 바람에 꼼짝없이 갇히고 말았다. 아무리 소리쳐도 소용이 없었는데, 퇴근시간이 지난 후 경비원이 문을 열었다. 경비원은 “퇴근시간이 되면 이영미 씨가 항상 다정하게 인사하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아서 그녀가 일하는 곳에 와보았습니다. 다른 사람은 경비원을 무시하고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이영미 씨는 늘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며 저희를 사람으로 대접해주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낮추고 남을 존중하며, 모든 이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경하는 사람은 남의 목숨을 구할 수 있고, 자신의 목숨도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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