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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합니다…‘절’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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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5.12.18 조회6,9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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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대안 결혼식’의 대안 ‘사찰 혼례’

“웬 절?”

신부 김민지씨(31)와 신랑 오태식씨(33)는 19일 서울 잠실 불광사 법당에서 혼례를 올린다. 두 사람의 청첩장을 받은 지인들은 결혼식 장소를 보고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웨딩홀이나 성당·교회가 아닌 사찰이었기 때문이다. 신랑과 신부는 ‘찍어내듯’ 정신없이 예식을 끝내는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혼례 전통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사찰 혼례’를 통해 의미 있는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성당과 교회가 결혼식 장소로 자주 쓰이는 것에 비해 사찰은 낯선 공간이다. 갈수록 특별한 ‘대안 결혼식’ 등을 찾는 젊은층이 늘어나면서 ‘사찰 혼례’가 대중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은 도심에 자리한 봉은사, 조계사 등에서 종종 혼례가 진행돼왔다.

서울 잠실 불광사 법당에서 ‘사찰 혼례’를 올리는 예비부부 김민지(가운데)·오태식씨가 주례를 맡은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에게 16일 웨딩사진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사찰 혼례는 선혜 선인과 구리 선녀가 일곱 송이 꽃으로 부부가 될 인연을 맺었다는 석가모니 부처의 전생담에서 유래한다. 이번 불광사에서의 혼례 예식은 재가불자단체인 ‘우리는선우’가 문헌고찰 등을 통해 전통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했다. 예식을 알리는 타종과 함께 불을 밝히고 화동이 향수와 꽃을 뿌리며 예식공간을 청정히 하는 ‘도량결계’, 신랑 신부가 일곱 송이 꽃을 받치는 ‘헌화의식’, 두 인연의 소중함을 설법하는 주례사 등이 40~50분가량 이어진다.

불자인 김씨는 마침 전통문화를 콘텐츠화하는 사회적기업 마인드디자인의 대표이기도 하다. 자신의 ‘사찰 혼례’가 좋은 모델이 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론 신랑, 신부가 함께 작성해 하객들 앞에서 읽는 ‘발원문 봉독’이 제일 인상 깊다”며 “부처님 전에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다짐하고 책임을 다하겠다는, 마음을 내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랑, 신부가 퇴장할 때 연등에 불을 밝히고 나오는 것도 특별하다”고 설명했다. 연등에 불을 밝히는 것은 불교의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뜻으로 ‘먼저 나의 깨달음을 얻고 세상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애초에는 모든 하객이 식장인 법당에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으로 예정했다. 그러나 친구들이 ‘하이힐을 벗으면 스타일 구겨진다’고 원성이 자자해 신발을 신는 입식으로 바꿨다. 사찰 혼례의 또 다른 특징은 잔치 음식이다. 술과 고기가 제외되고, 채식으로 만든 건강한 사찰 음식으로 잔칫상이 차려진다.

이날 주례사는 불광사 회주 지홍 스님이 맡는다. 지홍 스님은 “불교 경전에 부부의 연을 맺으며 서로 사랑하고 믿고, 어른들을 존경하고 형제간에 우애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며 “가족공동체의 소중함을 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스님은 “불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혼례 장소로 법당을 개방해 전통을 살리면서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도 맺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사찰이 힐링 장소부터 혼례까지 신앙공간을 넘어서서 일상 속으로 들어가 대중과 더욱 친근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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