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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스님 "남의 고통위에서 내 행복 찾는건 연목구어(緣木求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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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7.01.04 조회4,8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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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포교원장 신년 인터뷰…"새 지도자, 통합의 리더십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지난 한해는 정말 우려스럽고 혼란스러운 시기였습니다. 참담하다고 할 정도였죠. 하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은 이같이 말하며 "정의가 거짓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볼 수 있었고 혼란 속에서 희망을 기대하게 하는 한 해였다"고 지난 2016년을 회고했다.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종 포교원장실에서 만난 지홍 스님은 현 정국 현안과 시대적 과제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갔다.

지홍 스님은 도심포교의 효시로 손꼽히는 서울 불광사 회주이자 6선 종회의원으로, 조계종 종단의 전법(傳法) 종책을 이끄는 포교원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스님은 그간 국제구호와 복지, 환경 등 사회적 문제에도 폭넓게 참여해왔다.

스님은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불거진 혼란상에 대해 "사실 세상사는 늘 어려운 법이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고(苦)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세상사에 어려움은 늘 있고, 상존한 어려움 속에서도 새 활로를 발견하고 성장해나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설명했다.

또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모두 허용되는 시스템"이라며 "다양한 목소리가 충돌하기에 시끄럽고 혼란스러움은 일견 당연하다. 혼란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필수적인 현상"이라고 현 정국을 진단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서울=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포교원장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2016.1.2.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스님은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 이후 조기 대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새로운 지도자의 덕목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꼽았다.

스님은 "여러 이해관계에 놓인 국민의 입장을 통합해나가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통합의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방과 외교, 환경과 에너지, 교육 문제 등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사회는 남북·계층·지역·종교 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며 몸살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불가의 가르침으로 '연기'(緣起)를 제시했다.

일체동근(一切同根)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만물은 하나의 뿌리에 근거해서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음을 인식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가치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 혼자만 잘살겠다고 남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무지입니다. 심지어 다른 사람의 고통 위에 나의 행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무에서 물고기를 구한다) 하는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러면서 스님은 "부처의 가르침은 가족과 지역, 국가를 넘어 지구 공동체의 삶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현대 사회의 병폐를 바로 잡기 위해 생명과 평화의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교계 역시 이런 붓다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게 스님의 솔직한 평가다.

스님은 "종교가 사회에 존재해야 할 이유를 철저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종교는 종교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과 사회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철저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불교의 사회 윤리가 현실을 바꾸는 동력이 되지 못한 이유로는 기복신앙을 꼽았다.

스님은 "불교의 신앙 형식이 개인의 욕구 충족을 위한 믿음에 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수행자라 해도 개인의 안위만을 위한 깨달음을 추구하는 소승적 수행을 추구해왔다"면서 "붓다의 가르침이 삶 속에서 제대로 실천되지 않았기에 오늘날 불교가 외면받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서울=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지홍 스님이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포교원장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2016.1.3. [대한불교조계종 제공]

 

스님은 지난해 통계청의 종교 인구조사 발표를 담담히 수용했다. 지난 연말 통계청의 종교인구 조사발표에서 불교 인구는 10년 사이 300만 명이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님은 "쓰든 달든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이 결과에 좌절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된다. 부처님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을 계기로 어떻게 하면 미래 사회에도 수용 가능한 불교를 어떻게 만들까 고민하고 믿음의 형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며 "결론은 '붓다처럼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불ㆍ법ㆍ승 삼보를 신봉(信奉)하고 오계(五戒)를 실천하며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삶을 사는 것이 새로운 불자상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자비를 베푸는 적극적 신행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새해 덕담을 부탁하자 스님은 "옛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자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마음으로 살자"고 당부했다.

"송구영신을 위해서는 변화를 주도하고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주인공으로 살아야 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공, 붓다로 살면서 우리의 삶과 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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