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신문] ‘신화’ 된 부처님 삶에서 다시 찾은 ‘영웅’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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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25.05.21 조회705회 댓글0건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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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신화
동명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304쪽/ 2만원
동명 스님이 부처님 생애 재구성
인간의 염원 투영된 거울인 신화
재조명해 오늘날 삶의 길로 안내
‘붓다의 신화’는 부처님을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위대한 영웅으로 바라보며 그 삶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고 길을 안내한다.
저자 동명 스님은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하다가 해인사에서 출가해 중앙승가대를 졸업했다. 현재 불광사 주지로 포교에 전념 중인 스님은 문학적 감수성과 수행자의 통찰을 바탕으로, 이 책에서 ‘붓다’라는 이름의 존재와 관련한 신화의 재조명을 통해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책은 붓다의 생애를 전통적인 ‘신화’의 서사 구조로 풀어낸다. 탄생과 소명, 고행과 유혹, 깨달음과 전법, 그리고 열반으로 이어지는 붓다의 삶은 ‘영웅의 여정’이다. 스님은 붓다를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위대한 영웅’으로 바라보며 우리 내면의 욕망과 고통, 그리고 구원에 대한 갈망이 이 신화 속에 어떻게 반영되어 있는지를 섬세하게 분석했다.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붓다, 지난한 고뇌의 시간’에서는 붓다의 탄생과 출가 이전의 고뇌를 신화의 문법으로 해석한다. 붓다가 다음 생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전설, 어머니 마야부인의 죽음, 아기 붓다의 예언 등은 모두 인간의 삶과 선택에 대한 은유로 다시 읽힌다. 동명 스님은 여기서 ‘원력’을 강조하며 “우리 역시 업력이 아닌 원력으로 삶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2부 ‘붓다, 기나긴 도전과 모험의 길’에서는 출가 이후 붓다가 겪는 수행과 유혹, 그리고 깨달음을 향한 여정을 그린다. 수행자의 길에서 만나는 조력자와 방해자, 적절한 고행과 중도의 실천 등은 단순한 설화가 아니라 수행자로서 삶의 본질을 깨닫게 하는 안내서로 기능한다.
3부 ‘붓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은 깨달음을 얻은 이후 붓다의 전법과 그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 군상들에 초점을 맞춘다. 마왕 마라, 데와닷따, 연쇄 살인범 앙굴리말라 등과의 이야기에서 영웅 붓다가 싸운 ‘악’의 본질이 외부가 아니라 내면의 욕망과 무지였음을 알게 된다.

책에서 전하는 붓다 관련 신화는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염원이 투영된 거울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법, 고통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는 법, 그리고 수행과 깨달음이 추구하는 삶의 진짜 목적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책에는 붓다의 생애가 펼쳐졌던 인도의 풍습과 문화, 지역적 배경도 풍부하게 녹아 있다. 하여 불교를 둘러싼 역사적‧문화적 맥락까지 이해할 수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신화를 ‘허구’가 아닌 ‘상징’으로 읽어야 한다는 저자의 철학이다. “붓다의 신화는 민중이 바라는 붓다의 모습”이며, “행위가 귀천을 결정한다”는 메시지는 붓다가 신이 아닌 인간으로서 도달한 위대한 가능성을 상징한다. 따라서 신화 속 붓다의 행적은 곧 인간으로서 우리 모두가 도달할 수 있는 경지로 이해된다.
‘붓다의 신화’는 붓다의 일대기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불교 수행자로서 고민을 이어가는 이들에게도 깊은 통찰의 시간을 갖도록 돕는다. 그리고 “나는 내 삶의 영웅인가?”를 스스로 반추하며 자기 구원의 여정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비추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