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8(2024). 11. 30.(토) 토요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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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24.11.30 조회1,763회 댓글0건본문
이주의 법문
법사 : 금강스님(중앙승가대 교수)누구나 맑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열아홉 살의 겨울, 가야산 해인사에 처음 입산할 때의 일이다. 해발 700미터에 자리한 산중 절은 마치 소나무가 흰 눈을 덮어쓴 모양으로 꽁꽁 얼어 있었다. 그러나 스님들이 정진하는 선방은 밤낮없이 불이 환했고, 졸음 쫓는 죽비 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려왔다. 스님들은 물론 행자들도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은 날을 기념하는 성도절成道節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대중들은 성철스님의 가르침 아래 7일 동안 잠 한숨 자지 않고 좌복(방석) 위에 앉아 참선을 했다. 이 7일 용맹정진에는 나이나 소임도 따지지 않고 산중의 모든 대중이 참여했다. 자정에는 장작불로 가마솥 가득히 잣죽을 쑤어 질통에 담아 줄지어 선방으로 들였다. 잣죽을 먹고 나면 으레 꾸벅꾸벅 졸음이 밀려왔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졸음과 싸워 이겨내야 했다. 그렇게 일주일 용맹정진을 마치고 나면 시나브로 눈동자는 또렷하고 까맣게 빛났다. 의식은 초롱초롱했고 뜨거운 열기가 도량 가득 피어올랐다. 음력으로 십이월 팔일, 샛별이 뜨는 새벽, 그러니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은 그 시각에 죽비 세 번을 치며 용맹정진은 끝났다. 그러나 한번 달궈진 정진의 열기는 식지 않아, 앞에 바라보이는 청량산 마루를 단숨에 뛰어올랐다.
겨울 산사를 경험한 이들의 느낌은 제각각이겠지만, 내게 겨울 산사는 늘 동안거 정진의 열기가 후끈 느껴지는 광경으로 다가온다. 행자 시절 겪은 첫인상의 강렬함 때문일 것이다.
이번 겨울에는 인도 보드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달라이라마 존자가 남방불교와 북방불교 전통을 계승하는 스님들과 미주 및 유럽에서 활동하는 세계 각국의 스님들을 보드가야로 초청하여 세계승가포럼을 연 것이다. 무려 17개국에서 2,500명의 스님들이 참가하였으니, 그 규모가 대단했다. ‘초기불교와 대승불교의 계율’, ‘비구니승가를 향한 불평등 문제와 그 역할’, ‘명상과 과학’, ‘21세기 불교의 역할’ 등 다양하고 민감한 주제들을 40여 명의 스님들이 나흘간 발표하고 토론하는 행사였다. 서로 다른 승복 빛깔만큼이나 다양한 불교전통에 기반한 주장과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철기시대 이후 지속되거나 강화된 욕망과 억압과 불평등과 전쟁의 갈등들로 점철된 인류의 사회상들이 주요 토론주제로 올랐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삶의 가치와 질서를 잡아주며 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해온 승가가 다음 인류를 걱정하고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새벽에는 마하보디사원을 참배하고, 낮에는 포럼을 참석하는 일정이 이레 동안 이어졌다.
첫날 새벽 다섯 시, 석가모니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보리수와 마하보디대탑을 참배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향 내음과 향 연기가 대탑 곳곳에 가득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도 향기가 풍겨왔다. 내 몸과 가사에도 금세 향 내음이 배었다. 다양한 모습 속에서 공통의 성품이 느껴졌다. 보이는 다양한 모습들이 모두 내 안에 있음을 마음으로 느꼈다. 경전을 읽는 스님들, 오체투지 절을 하는 스님들, 옴마니반메훔을 염하는 사람들, 탁발하는 스님들, 꽃을 사라며 내미는 장사꾼의 손길, 구걸하며 따라오는 손, 환전해주겠다며 돈을 내미는 손, 빗자루 들고 청소하는 사람들, 참배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 검색하는 경찰과 관리인들까지도 나의 또 다른 모습으로 느껴졌다. 그 순간 어떤 차별도 어색함도 없이 모두가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일주일 내내 내 얼굴에서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화엄경>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2,600년 전 이곳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 얻고 감탄하면서도 안타까운 표정으로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모든 중생들이 여래와 같은 지혜와 덕상이 있건만 분별망상으로 인해 알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말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깨달음을 얻고 난 뒤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의 성품을 있음을 보는 혜안이 생겨났다는 말이다. 온통 부처님들로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자각은 얼마나 환희롭고 기쁜 일이었을까! 그때의 부처님 마음을 떠올려보면 저절로 빙그레 미소가 지어진다. 바꾸어, 나를 거룩한 부처로 보아주는 존재가 있다면 그 또한 얼마나 감사하고 반가운 일일까.
포럼 네 번째 날, 보리수 앞에서 달라이라마 존자와 세계 각국의 스님들이 모여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그 사이에 내 마음을 담은 발원문을 적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룬 보리수 아래에서 지극한 정성으로 발원합니다.
인류의 생명해탈을 선언한 거룩하고도 큰 자비는 미래세상이 다하도록 우주 법계에 두루 할 것입니다.
바라옵건대 크신 원력의 공덕으로 지구별의 전쟁위기와 생태위기, 경제위기는 멈추고, 연기법의 가르침으로 서로 돕는 행복한 세상이 되고, 불이중도不二中道의 가르침으로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이 되고, 본래 청정한 마음을 회복하는 수행으로 진실한 세상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21세기를 사는 인류에게 다시 새롭고 진실한 길을 제시하기 위해 여기에 모였습니다.
이 길은 자신을 사랑하고 타인을 깨달음으로 이끄는 자비입니다.
나와 이웃, 자연은 하나임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생명을 존중하는 맑고 밝은 마음들이 사바세계에 가득하도록 인도하겠습니다.
오늘, 이 환희로운 날을 찬탄하며, 지극한 마음으로 세계평화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인도에서의 마지막 날 새벽에는 홀로 마하보디 대탑을 거닐었다. 깨달음이 시작된 신성한 장소에 세 번의 절을 올렸다. 내 몸을 그릇 삼아 맑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가득 담았다. 보리수 아래, 그 고요 가운데에서 한참을 앉았다가, 가만히 일어나 대탑을 돌았다. 인도에서는 탑돌이를 ‘꼬라를 돈다’고 한다. 그 마음 그대로 맨 안쪽의 꼬라를 돌고, 또 중간의 꼬라를 돌고, 이어 큰 원을 그리며 꼬라를 돌았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꾸리면서도 내 마음은 꼬라를 돌고 있었고, 비행기를 타면서도, 한국에 돌아와서도 꼬라를 도는 마음이 지속되고 있다. 지하철을 타면서도, 학교에 가면서도, 또 병원에 가서도 신성한 꼬라를 돌고 있다.
이 마음이면 세상 어느 구석진 곳도 신성하지 않은 곳이 없다. 이 마음이면 누구나 맑음으로 살아갈 수 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의 삶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고요함, 깨달음으로 앉고 선 그 자리가 거룩한 자리이다.
금주의 다짐
따뜻한 자비심은 보살을 나타내고, 근심 걱정 할 때에는 용모를 어둡게 만들어 간다. 용모가 어두울 때, 어두운 운명이 오는 법이다. 마땅히 모든 근심 걱정 털어버리고 밝은 행복을 생각할 것이다. 평화롭고, 만족스런 표정, 희망에 넘치는 미소는 그 사람에게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나타낸다.법회 소식
주요일정 및 공지사항·금강경 독송: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 498일차, 금강경 <하>편 독송
·보현행자의 서원: 제5 참회분 / 『불광법요집』 큰책 111쪽, 작은책 170쪽
·79기 불교기본교육 수계·수료식: 오후 2시, 보광당
갑진년 음력11월 초하루법회 및 6차 일요다라니기도
·일시: 12월 1일(일) 오전 10시, 대웅전(5층)
·법문: 총무 구담스님
※9시 30분부터 금강경 독송을 하고, 천수경은 다라니 27독으로 진행합니다.
12월 호법법회
·일시: 12월 4일(수) 오전 10시 30분, 보광당(지하4층)
·법문: 지명스님(하남 동명사 회주)
12월 첫째주 토요·포살법회
·일시: 12월 7일(토) 오전 10시 30분, 보광당(지하4층)
·법문: 주지 동명스님
송년법회‘참불광행자상’포상 추천
·12월 28일(토) 송년법회에서‘참불광행자상’표창을 진행합니다. 포상자 추천을 받사오니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추천방법: 12월 15일(일)까지 종무소에 비치된 <포상 추천서>를 작성하여 제출
불광사 단청불사 모연
·대웅전, 연화당, 사모정(엘리베이터), 일주문(남쪽/동쪽) 등을 아름다운 빛깔로 장엄하는 단청불사를 모연하오니 많은 동참 바랍니다.
※접수 및 문의: 접수처 02-413-6060
동지 3일기도
·입재: 12월 19일(목) 오전 10시 30분, 보광당(지하4층)
·회향: 12월 21일(토)
·동참금: 3만원
·동지 팥, 찹쌀 헌공금 및 현물 보시 받습니다.
동지 팥죽 울력
·12월 20일(금) 동지 팥죽 울력을 진행하오니 많은 동참 바랍니다.
불기2569(2025)년 달력 배포
·2025년 달력을 배포합니다. 헌공금 보시를 받사오니 많은 동참 바랍니다.
일요다라니기도 안내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 대웅전(5층)
광덕큰스님 법어록 읽기 및 법문 듣기 모임
·일시: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 4시 30분, 회의실(3층)
코미디언 김병조 교수의‘예비대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명심보감’
·개강: 12월 6일(금) 오후 2시, 불광교육원 3층 강의실‘문수당’
·동참금: 10만원(교재비 별도 / 부모, 자녀 동반시 2인 15만원)
·접수 및 문의: 불광교육원 02-417-2551 / 접수처 02-413-6060
<불광교육원 겨울학기 안내>
1) 관무량수경 | 12/9(월) 오후7시 | 광우스님(BTN 소나무 진행자) | 10만원
2) 아함경 | 12/11(수) 오후7시 | 정운스님 | 10만원
3) 보현행원품 | 12/12(목) 오후2시 | 주지 동명스님 | 10만원
4) 천수경/반야심경 | 12/12(목) 오후7시 | 주지 동명스님 | 10만원
5) 선 명상실습 | 12/13(금) 오후7시 | 총무 구담스님 | 10만원
6) 불화반 | 12/13(금) 오후2시 | 이혜원(한국불교미술협회 임원) | 30만원
※접수 및 문의: 불광교육원 02-417-2551 / 접수처 02-413-6060
불광사 유튜브채널 <대한불교조계종 불광사>
·www.youtube.com/@bulkwangsa1974 (유튜브에서‘불광사’검색)
·스마트폰 카메라로 오른쪽 QR코드를 스캔하세요!! 불광사 홈페이지 및 SNS(밴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 QR코드 링크: linktr.ee/bulkwangsa
꽃비
<꽃비>불기2568(2024)년 11월 22일(금) ~ 11월 28일(목)
[1080일기도] 324,000 박태민 | 108,000 오경택 | 100,000 윤진미 | 50,000 강정기
[김장헌공금] 200,000 불광선원 공양봉사팀 파라미타합창단 | 100,000 권용락 백승화 | 50,000 성업기 차진순
[달력헌공금] 1,000,000 혜성스님 | 200,000 바라밀1구 | 100,000 불광선원 | 30,000 최복희 | 20,000 이희숙
[동지헌공금] 300,000 바라밀1구
[떡공양헌공금] 400,000 이채온 | 60,000 장길우(카페고)
[종무소파티션헌공금] 1,150,000 백지성 백지훈
[헌공봉투헌공금] 100,000 윤정로 | 50,000 김주성[영]
[감사헌공금] 100,000 이란선(생일) 포개농산 | 2,000 최수옥
[현물보시] 배추100포기,무2박스,빨간무(김장) 함기연 | 고추가루2kg(김장) 박종분 |감2박스(지장재일) 반야행 | 핸드크림(동지맞이) 이영자(이에스씨유니온유통대표)
[연꽃어린이법회후원금] 200,000 김성미
불사 봉납 2024년 총액 85,659,000 (11/22 ~ 11/28 합계 2,544,000)
[단청불사] 1,000,000 동명스님 [만불봉안] 630,000 서칠봉[영] | 108,000 김광연 김광연 이준희 | 100,000 나성수 박정빈 구태연 | 50,000 조선우 조선재 문복란 조대원 | 30,000 천희영 | 20,000 이현석 정복례 최봉준
불광장학회 2024년 총액 3,81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