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넷째주 초청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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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9.06.27 조회4,801회 댓글0건본문
6월넷째주 박경준교수의 초청법회가 진행됩니다.
일시 : 6월28일(일) 10시 30분 보광당
법문 : 동국대학교 박경준 교수.
내용 : 지속가능한 발전과 불교경제학
'지속가능한 발전'은 이 시대 최대의 이슈가 되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이념적 두 축은 대체적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 그리고 '계층·국가·세대 간의 형평'이다. 불교는 이러한 이념을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여기에 풍부한 자양분을 제공하는 사상적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불교는 물론 일반적인 경제적 생산활동을 인정하고, 기술혁신에 의한 생산성 제고와 이윤 추구를 장려한다. 따라서 불교가 무조건 개발과 성장을 부정한다고 보는 것은 선입견일 뿐이다. 불교는 인간이 환경의 노예가 되는 것도, 환경을 인간의 노예로 삼는 것도 극단적인 견해라고 보고 중도적인 입장을 가르친다. 그러나 인간의 끝없는 이기적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는 오늘의 팽창주의 또는 무한 생산체제까지를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괴로움이 소멸되고 탐욕이 극복된 해탈과 열반이 불교의 궁극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열반은 연기도 그을음도 없이 타오르는 '삶의 완전연소'라고 정의함직하다. 삶은 자연환경적 차원, 육체적 차원, 사회역사적 차원, 정신적 차원 등으로 이루어지며, 유기적·역동적·총체적인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삶의 완전연소는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차원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 가능하다.
그러므로 '열반의 경제학' 또는 '총체적 행복의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는 불교경제학은 경제성을 평가하는 기준을 단순한 재화가치나 화폐가치로 한정시킬 수 없다고 본다. 그 평가기준에는 적어도 '환경적 가치'·'사회적 가치'·'정신적 가치'가 함께 포함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교경제학의 입장에서 볼 때, '경제적'이라는 단어의 개념은 재화의 양이 아니라 '총체적 삶의 질'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우리는 자연을 '효용성'의 기준으로만 보지 말고, 인간과 자연이 본래 하나라는 통찰을 바탕으로 자연의 주체성 내지는 영성(spirituality)을 인정하고, 지구상의 모든 존재가 제 나름의 고유한 본래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생명의 그물'의 한 가닥일 뿐인 우리는 소욕지족(少欲知足)의 지혜를 배우면서 인간중심주의에서 생태중심주의로 서둘러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그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궁극적으로 오늘의 '물질 문명'을 불교적 '심성문화' 또는 '열반문명'으로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