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1년 5월 넷째주(5/28) 일요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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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손경자 작성일2017.05.29 조회35,075회 댓글0건본문
금주의 법어--오늘을 사는 지혜
금주의 법사--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명법 스님
계절의 여왕답게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중에도 불광의 일요법회는 여법하게 진행됩니다. 천수경 독송에 이어 범종소리로 장엄하며, 사회자는 '마하반야바라밀'로 법회를 시작합니다. 예불을 올린 뒤, 함께 보현행자의 서원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집니다.
『보현행자의 서원』--「수희분」
~~~부처님은 일체를 초월한 불이(不二)로 계시오며, 일체 중생을 하나로 하신 곳에 계시옵니다. 일체와 화합하고 일체와 둘이 아님을 쓰는 데서 저희들은 부처님의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며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사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 좋은 도량에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불광교육원에서 은유와 마음 프로그램을 하였지만 법회에는 처음입니다. 이 청정한 도량에서 부처님 법을 들을 수 있다는 것에 환희심을 내고 감사한 마음으로 참석하셔야 합니다."라고 하시며 하루를 온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오현' 스님의 시--'오늘을 사는 지혜'를 읽으며 서신 채로 조용하지만 힘 있게 마음을 다하여 설법하십니다.
<법문내용>
어떤 곳이 청정한 도량입니까? 유마경에서는 직심, 진실한 마음 올곧은 마음이 청정한 도량이라고 나옵니다. 욕심이나 짜증을 안고서 어쩔 수 없어 오는 곳이 아닙니다. 크고 화려한 모양보다 진실한 불자가 환희심을 갖고 찾아오는 곳이 청정한 도량입니다. 진실한 불자로 채워진다면 그 곳이 불국토이며 크고 멋지면서 올바른 도량입니다.
오현 스님의 시는 보고 있으면 마음이 개운해지고 청량한 바람이 부는 맑은 하늘을 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스님의 '오늘을 사는 지혜'는 하루를 온전하게 올바르게 살려면 어떻게 살까에 대해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고 일러줍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건 바로 오늘 이 순간입니다.
예전에는 오래오래 살기를 기원했지만 지금은 오래 사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되어서 노후대책, 경제나 주거, 의료 등을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하루를 온전히 사는 겁니다.
은사스님께서 93세로 열반에 드셨는데 마지막 모습에서도 큰 가르침을 주십니다. 운문사에 계실 때 한 달에 한 번씩 찾아뵙게 되면 늘 경전을 읽으시거나 염주를 돌리고 계십니다. 불필스님이 오셔서 심심하시죠 라고 질문하니 심심할 틈이 없다고 하십니다. 젊어서는 참선 수행을 하셨지만 이제는 체력이 안 되어서 경전을 읽으시고 또 아미타불 염송으로 천 주를 열 번씩 돌립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물으며 세상에도 관심을 보이십니다.
은사스님은 부지런하지만 여름이 되면 밭일이 줄어서 우리도 쉴 틈이 생깁니다. 그렇지만 스님은 새가 콩 쪼아 먹는 것을 막기 위해 새보기를 하도록 합니다. 까만색 그물로 콩 덮는 방법을 알고 난 뒤에는 앵두나무에 가서 새보기를 하게 합니다. 새가 앵두를 쪼지 못하게 하려고 교대로 새보기를 했는데 나무를 우러러 보면서 해야 되기 때문에 더 힘든 일입니다. 스님이 외출하셨을 때 쉬면서 새보기를 안 했더니 스님이 오셔서는 바로 알아보시고 앵두가 많이 떨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혼자 있게 되면 심심해서 쇼핑하거나 이야기할 사람을 찾아서 전화를 하는데 궁금해서 안부전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흉이나 자신의 하소연하는 것으로 덕이 안 되는 전화를 합니다. 이것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 개념이 달라지는데 어려서는 길고 더딘 날이 요즘은 돌아서보면 어느새 1년이 훅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10년도 얼마 안 될 것이고 미래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순간을 바르게 지내는 방법이 『금강경』에 나옵니다. 부처님은 순간에 온 정성을 다해 사셨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옷을 입고 탁발을 다녀온 다음 발을 씻고 공양을 하신 뒤 적정삼매에 드신 모습, 마음의 주인이 된 모습을 보고 수보리는 어떻게 하면 부처님처럼 마음을 항복받을 수 있는지 질문을 합니다. 사람은 보통 식후에 졸려 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목건련과 사리불이 5비구 중 한 명의 모습이 일반인과 품새, 위의가 다른 것을 보고 스승이 누구시냐고 물어본 뒤에 500명의 제자를 이끌고 부처님을 스승으로 모십니다. 사람을 볼 때 고개만 돌려서 보는 것은 마음의 한 부분만 기울이는 것이고 온 몸을 돌려서 보는 것은 마음을 온전하게 하여 보는 것입니다.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불교에서는 코끼리를 최고의 동물로 삼는데 그것은 코끼리가 강물을 건널 때에도 다른 동물처럼 헤엄을 치지 않고 바닥을 짚으며 건너기 때문입니다. 근본을 짚고 단단하게 수행하는 모습입니다.
사람을 대할 때 정성을 기울여 온마음으로 만나는가? 전심전력을 다하여 만나면 그 사람이 불편해 하는 것, 어려움, 행복을 다 알 수 있습니다. 건성으로 듣거나 정보를 주고 받는 것으로 대응하면 알 수 없습니다. 제가 법문하기 전에 부처님 마음으로 들어달라고 했습니다. 부처님 마음은 소통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삶을 충실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과거는 열심히 일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였다면 요즘은 노동, 일로만 충실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미래는 로봇이 일을 대신하여 일 안 하고 사는 시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산업화로 바쁘게 살면서 나라가 발전하기도 했지만 마음으로는 남북간의 갈등, 빈부간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몸으로 하는 수행을 넘어서 현대는 여유를 가지고 마음을 닦는 수행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도반은 우리를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해주는 거울입니다. 공동수행은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하루살이처럼 주어진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만나는 사람의 말은 자신의 생각을 하면서 듣거나 흘려 듣지 말고 온 마음을 다하여 경청합니다. 아난존자가 부처님의 법문을 들을 때 마음을 비우고 다른 생각 하지 않고 법문에 몰입하였기에 수많은 경전을 결집할 수 있었습니다.
주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여겨야 합니다. 없는 것을 바라는데 별 것 아닙니다. 인생에 주어진 일로 가족을 이루는 것이나 사회활동이 있는데 그것을 온전히 했는지 되돌아봅시다. 죽음이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지금 당장 온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생각해봅시다.
전에 불광교육원에서 은유와 마음을 진행하면서 인상 깊었던 노보살님이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은유로 표현해 보라고 하니 자신은 스텐 그릇이라고 합니다. 단단하면서 쓸모도 다양한 그릇인데 언제든지 잘 쓸 수 있도록 반짝반짝 닦아서 놓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어떤 것으로 표현하고 싶으냐고 하니 화려한 그릇이나 다른 그릇을 지나와서 부처님께 올리는 청정한 감로수를 담는 그릇이 되고 싶다고 해서 제가 감동을 받았습니다. 청정한 마음을 가진 진실한 불자임이 드러났고 열심히 살아왔음과 서원의 굳건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보살님은 큰 나무에 가려진 작은 나무가 자라도록 자신의 힌 쪽 나무 가지를 끊어내겠다고 말씀하여 불광사에서 수행이 되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절 저 절 다니면서 좋은 법문만 많이 듣고 다니는 불자들이 있다고 지도법사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불교는 많이 듣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이치에 맞게 생각해서 수행하여 스스로의 것으로 체험하는 증득이 필요합니다.
불교는 사물과 삶의 이치에 맞는 합리적인 종교입니다. 법문을 듣고 자신의 사유와 관찰력으로 판단하고 이해하여 생활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생활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은 제대로 이해 못한 겁니다. 적용하여 경험적, 체험적으로 알아야 합니다.
허튼 생각으로 오는 문제는 마음의 고통인데 남이 잘 되기를 바라는지, 남의 험담이나 비판 혹은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차 있는지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스스로는 압니다. 평소 생각이나 말을 부정적으로 하면 명상할 때에도 그대로 드러나서 잘 안 됩니다. 정성을 다하여 경청하고 경전을 읽거나 염불하고 남 돕는 일을 찾아서 하며, 아까 읽은 보현행원품에 나오는 대로 하면 여기가 청정한 도량입니다.
부처님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습니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고 스스로의 마음자리와 생활을 돌아보고 지금 이 순간에 정성을 다하는 불광법회의 힘으로 한국 불교가 바뀌기를 기원합니다.
법회 보는 동안 아이를 돌보는 유아방
'부처님 감사합니다'를 부르는 바라밀합창단 ♬사랑하는 부처님~~♬
발원문 낭독하는 보현2구 명등보살님
함께 발원하고 마하반야바라밀 염송하는 대중, 나무삼세불모 성취만법~~
우리는 횃불이다. 스스로 타오르며 역사를 밝힌다.
<금주의 다짐>
설사 못마땅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실망하거나 낙담하지 말자. 그것은 마음에 쌓였던 어두운 마음이 사라지는 과정임을 알자. 구름이 사라지면 밝은 햇살이 비춰오지 않는가. 언제나 밝음을 보도록 힘쓰자. 그래서 어둠, 불행을 물리치자. 습관은 제2의 천성이다.
내 생명 부처님 무량공덕 생명, 용맹정진하여 바라밀 국토 성취한다.
법회 후 '은유와 마음' 책 사인하시는 스님
모처럼 보리밥에 열무비빔밥, 된장까지, 송파10구법회에서 봉사하셨습니다
법공양과 밥공양 후, 각 구법회끼리 모여 차와 담소 시간
대웅전 뜨락의 까만 대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