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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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1.31 조회1,697회 댓글0건본문
우리나라처럼 많은 종교들이 저마다의 진리로 조화를 이루는 곳에서, 어릴 적부터 불교를 접하고, 그 어린 불심을 잡아주고 밝게 비추어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 어린이 법회의 몫이다. 그 순수한 마음에 불심을 심어주기위해서 우리 법회에서는 1년에 한번 씩 잔치를 열고 있다. 이 행사는 아이들에게 1년 동안 절에서 보고 느끼고 배운 것 들을 발표하는 가운데 스스로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불자로써의 자부심을 북돋아 주는 아주 좋은 계기의 장이 된다.
2006년 1월 15일, 아이들은 매우 들떠있었다. 나 또한 매우 설레었다. 매년 하는 행사이지만 아이들의 눈빛과 태도가 날이 갈수록 달라짐을 표면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첫 막은 이번에 새롭게 구성된 다도반 아이들이었다. 항상 차분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몇몇 아이들이 있었기에 진행되는 동안 난 아이들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자신을 낮추고 자숙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코끝이 시렸다. 다도에서의 다소곳함과 차분함은 변화된 아이들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다도반의 무거운 분위기를 조금이나 전환시키고자 고학년 아이들의 개인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화려한 댄스부터 악기 연주 까지, 아이들의 재능이 다재다능했다. 그리고는 연이어 3,4 학년의 연극 ‘흑설공주’가 시작되었다. 연극의 내용은 기존의 백설공주의 모습이 아닌 흑설이라는 새로운 인물의 설정으로 기존의 백설공주가 선이였다면 이번 연극에서는 흑설공주가 선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왕자역시 남자다움이 우선 이였다면 이 연극에서는 조금은 거리가 있다. 지금 아이들에게 현재 외모가 중시되어지는 세태를 조금 풍자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이를 다시 생각해주는 연극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한 막 ,한 막 을 이끌어 나아갈 때 마다 대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맡은 역할의 대사를 빠짐없이 외우려 노력하고 그 역에서의 인물을 연구하고 생각하는 모습들이 놀라웠다. 학부모님들도 자신들의 아들딸들이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연기하는 것을 보시고 열화와 같은 성원과 박수를 보내주셨다.
연극이 끝난 후 잠시 저학년 아이들의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이어서 저학년 아이들이 찬불가와 함께하는 율동을 선보였다. 아이들의 꾸밈없고 순수한 율동을 보며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 일상에서 생겼던 나쁜 마음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정화되는 것 같았다.
이어서 5, 6 학년의 연극이 시작되었다. 저학년아이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5, 6학년의 연극은 사람의 일생을 약간의 꽁트 형식으로 만들어 보여주는 연극 이였다. 갓난아이가 태어나서 청소년기에서 성년이 되어 노년기를 맞이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사람의 삶의 희노애락을 모두 표현한 것 이였다. 아직 어려서 이 모든 과정을 표현을 하고 소화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생각과 달리 저마다의 역할과 자리에서 아이들은 잘 소화해 내어 주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어린이 법회에 있어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사물반의 차례가 되었다.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사물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반이다. 처음 사물반을 개설하고 시작하게 되었을 때 부족했던 크고 작은 점들이 이제는 밑거름이 되어서 사물반을 지탱해 주는 것 같다. 사물반 아이들을 지도해주시는 선생님의 제자님들께서 특별히 소고치기와 상모를 돌리는 공연까지 함께해 주셔서 더 멋진 무대가 되었다.
아이들의 자심감과 스스로가 무엇인가 해내었다는 성취감과 더불어 불심을 심어주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린이 연꽃 법회는 그 규모가 비록 작아 미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불교문화와 불심을 접하고 생활하게 하는 작은 미래라고 할 수 있다.
학부모님 불자님들의 끊임없는 관심이 뒷받침 되어 주지 않는다면 자라나는 이 아이들이 불심을 심어주는 일 등, 이 모든 힘이 약해질 것이다. 지금 현재 지도 스님과 지도 법사님, 그리고 지도 선생님 열 분들이 계속해서 수고해주고 계시고 앞으로 보다 발전하여 아이들에게 좀더 커다란 불심과 유익한 법회가 되기 위해서는 계속하여 많은 관심과 후원이 필요하다. 또한 점차적으로 지도교사들이 줄어 지도 교사 양성에 약간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처님의 많은 공덕과 후원으로 그 활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이들의 티 없이 맑은 눈망울과 가슴속에서 우리 선생님들 또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며 가슴에 담는다. 지금 아이들에게 꿈과 불심을 더 많이 심어주어 어렸을 적 불심을 밑거름으로 불국정토가 이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하반야바라밀
이 글을 쓰신 김유정 형제님은 연꽃법회 지도 선생님으로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