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불보살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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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2.27 조회2,080회 댓글0건본문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산스크리트어로는 사캬무니(sakyamuni)이며, 석가족의 성자라는 뜻이다. 불교의 교조로서 석가, 석존(釋尊) 등으로 약칭하기도 한다.
기원전 623년 중인도 가비라국 성주 정반왕의 아들로 태어났던 역사적 실존 인물로서의 부처님이다. 그는 룸비니 동산 무우수 아래에서 태어났는데,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으며 천상천하유아독존 (天上天下唯我獨尊) 이라 외쳤다고 한다. 그가 태어난 지 7일 만에 어머니 마야 부인이 죽자 이모인 마하파사파제가 양육하였다 한다. 석가모니의 어릴 때 이름은 싯달타였고, 19세 때 선각왕의 딸 야소다라와 결혼하여 아들 라훌라를 낳았다.
그러나 성문 밖 나들이에서 인생의 고뇌를 깨닫고 출가하여 6년 간 고행을 하였다. 그는 이러한 고행을 통해 금욕만으로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음을 알고 붓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깊은 사색을 하였다. 그는 보리수 아래에서 7일 만에 드디어 깨달음을 얻어 부처님이 되었으니 그의 나이 35세였다.
그 후 녹야원에서 교진여 등 다섯 비구에게 설법한 후 가섭 삼형제, 사리불, 목건련 등을 교화하여 교단을 조직하고 깨달음의 내용을 전하였다. 그는 기원전 544년 북방의 쿠시나가라성 밖의 발제하 강변 사라쌍수 아래에서 마지막으로 가르침을 편 후 열반에 들었다. 이 후 석가모니불은 불교의 교조로 숭배되며, 대웅전의 주존불로 봉안된다. 석가모니불을 나타내는 불상은 손모양이 특이하여 금방 구별할 수 있다. 석가모니불을 나타내는 손모양은 그가 보리수 아래에서 마왕들의 항복을 받은 것을 나타내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이 자세는 왼손 손바닥을 위로하여 단전 부근에 대고 오른손을 무릎에 얹어 아래로 내리 누르는 형상이다.
아미타불(阿彌陀佛)
아미타불은 대승불교, 특히 정토신앙을 숭봉하는 불교 종파에서 가장 중요하게 모시는 부처님이다. 범어로는 아미타바붓다(amitabha-buddha)라고 한다. 무량광불(無量光佛), 무량수불(無量壽佛)이라고 의역하기도 한다. 한량없는 광명의 부처님, 한량없는 생명의 부처님이라는 뜻이다. 즉 아미타불은 한량없는 광명을 지니고 중생의 번뇌로 일어나는 어둠을 밝히는 한편, 생멸(生滅)이 없는 무한한 생명을 지닌 부처님이라는 것이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로 숭배된다.
특히 아미타불은 수준 높은 불교의 교설을 깨닫지 못하는 중생들에게 속히 성불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였는데, 나무아미타불(南無阿彌陀佛)이라는 육자진언(六字眞言) 또는 육자염불(六字念佛)이 그것이다. 나무란 귀의한다는 뜻이며, 중생들이 믿고 의지하여 귀의할 대상은 물론 아미타불이다. 누구든지 무량한 광명과 무량한 수명을 지닌 아미타불에 귀의한다는 의미를 지닌 이 염불을 정성껏 지송하면 깨달음을 얻고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미타불 신앙은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의 대승불교권에서 특히 활발하며, 아미타불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과 더불어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더 널리 알려진 부처님이다. 이 부처님을 좌우에서 협시하는 보살은 주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大勢至菩薩)이다. 그리고 아미타불을 봉안하고 있는 법당은 극락전(極樂殿), 미타전(彌陀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무량광전(無量光殿)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범어로는 아바로키테스바라(avalokitesvara)이고, 관자재(觀自在), 관세음(觀世音), 광세음(廣世音), 관세음자재(觀世音自在), 관음(觀音) 등으로 한역된다. 대자대비를 근본 서원으로 하는 보살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석가모니불이나 정토신앙의 대명사인 아미타불보다 더욱 많이 신앙된다. 아마 이것은 관세음보살이 일반 민중들의 현실적인 고통을 어루만져 주고, 현세의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믿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중생의 근기에 따라 갖가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크게 33가지의 형상이 있어 보문시현(普門示現)이라 불린다. 왼손에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감로병을 들고 있기도 하며 대개 여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늘 흰옷을 즐겨 입기 때문에 백의대사라고도 하는데 이는 관세음보살의 고결함을 나타낸다.
관세음보살은 흔히 관음보살이라 약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종류로는 성관음, 천수관음, 마두관음, 십일면관음, 준제관음, 여의륜관음 등 6관음이 대표적이다. 그 후 양귀비관음, 마리아관음, 청경관음, 양류수관음, 대륜관음, 수월관음, 만월관음, 군다리관음 등 많은 관음들이 생겨났다. 이 가운데 성관음(聖觀音)이 본신이고 그 나머지는 모두 보문시현의 변화에 의해 나타난 화신이다. 관세음보살을 모신 전각은 관음전(觀音殿), 원통전(圓通殿)으로 불린다.
문수보살(文殊菩薩)
범어로는 만주스리(manjusri)이며 문수사리(文殊舍利), 만수시리, 만수실리 등으로 음역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음역은 문수사리이며 줄여서 문수라고 한다. 문수는 묘(妙)하다는 뜻이고 사리는 으뜸(頭), 덕(德). 길상 (吉祥)의 뜻으로 묘길상(妙吉祥)이라 번역한다. 즉 지혜가 뛰어난 공덕을 지닌 보살을 의미한다.
석가모니불을 왼쪽에서 협시하는 보살로서, 오른쪽의 보현보살이 행원을 맡은 데 대하여 지혜를 맡고 있다. 머리에 오계(五 )을 맺고 있는 것은 비로자나불의 오지(五智)를 표현한 것이며,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는 것은 지혜를 상징한다. 왼손으로 지혜의 그림이 담겨있는 청연화를 쥐고 있는 것이나 사자를 타고 있는 것도 문수보살의 지혜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위엄과 용맹을 나타내기도 한다.
문수보살의 이름을 들으면 살도음망으로 지은 사중죄가 일시에 소멸한다 하여 문수신앙이 크게 일어났다. {화엄경}에서는 선재동자의 스승이기도 하며 비로자나불의 협시보살로서 보현보살과 더불어 삼존불의 일원이 되고 있다. 문수보살은 중국의 산서성에 있는 오대산에서 일만 보살과 함께 상주한다고 믿어졌으며, 이는 한국의 오대산 문수신앙과도 연결되어 있다. 또한 금강산 일만이천봉도 문수보살과 여타 보살들을 상징한다는 신앙이 널리 퍼져 있다.
지장보살(地藏菩薩)
관세음보살과 함께 가장 많이 신앙되는 보살은 단연 지장보살이다. 범어로는 크시티가르바(ksitigarbha) 이며, 지지(持地), 묘당(妙幢), 무변심(無邊心) 등으로 번역된다. 그러나 가장 널리 알려진 명칭은 지장보살이다.
그는 도리천(도利天)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의 부촉을 받고 매일 새벽 항하사의 선정에 들어 중생의 갖가지 근기를 관찰하는 보살이다. 또한 부처가 없는 시대, 즉 석가모니불은 이미 입멸하고 미륵불은 아직 도래하지 않는 시간에 천상, 인간, 아수라, 아귀, 축생, 지옥의 중생들을 교화하는 대비보살이다.
특히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원하기 위해 짐짓 지옥에 들어가 죄지은 중생들을 위무하고 교화하여 제도하는 위대한 지옥세계의 부처님으로 신앙된다. {지장보살본원경(地裝菩薩本願經)}에는 지장보살이 석가모니불에게 한 다음과 같은 서약의 내용이 들어 있다. "지옥이 텅 비지 않는다면 결코 성불을 서두르지 않겠나이다. 그리하여 육도(六道)의 중생이 다 제도되면 깨달음을 이루리다."
지장보살은 머리에 천관(天冠)을 쓰고, 왼손에는 연화를, 그리고 오른손에는 보주를 든 모습이었지만, 후세에 이르러 석장을 든 승려의 모습이라든가 동자를 안은 지장의 모습도 나타나게 되었다. 또는 육도를 맡아 교화하는 육존지장의 모습이나 전쟁을 갈무리하는 승군지장(勝軍地藏)의 형상도 출현하였다. 좌우에서 보좌하는 존재는 주로 도명존자 (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고, 지장보살이 봉안된 전각은 지장전(地藏殿) 또는 명부전(冥府殿), 시왕전(十王殿)이라고 불린다.
미륵보살(彌勒菩薩)
범어로는 마이트레야(maitreya)이다. 미륵은 성씨이고 이름은 아지타(ajita, 阿逸多)라고 한다. 인도의 바라나국 어느 바라문의 가정에서 태어나 석가모니 부처님의 교화를 받고 미래에 성불하리라는 수기를 받는다.
석가모니보다 먼저 입멸하여 도솔천에 올라가 그곳의 천인(天人)들을 교화한다. 그러다 56억 7천만 년을 지나면 다시 사바세계로 내려와 화림원(華林園)의 용화수(龍華樹) 아래에서 성도하여 3회의 설법으로 3백억의 중생을 제도한다고 한다. 용화수 아래에서 성불하기 이전까지를 미륵보살이라 하고 성불한 뒤를 미륵불이라 부른다.
미륵보살이 천인들을 위해 설법하고 있는 도솔천에서 다시 태어나기를 희망하는 신앙을 미륵상생신앙 (彌勒上生信仰) 이라 하고, 지금 당장 미륵보살이 사바세계로 내려와 중생을 제도하기를 바라는 신앙을 미륵하생신앙 (彌勒下生信仰) 이라고 한다.
과거 한국인들이 미륵보살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종교적 상상과 열망들은 대개 미륵하생신앙에 근거한 것이었다. 즉 통일신라기와 고려 초기에 등장하였던 궁예(弓裔)나 묘청(妙靑) 등의 신앙운동이나 고려 말 신돈(辛敦)의 개혁운동, 그리고 구한말의 천도교나 증산교에서 이런 미륵신앙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므로 미륵보살은 모든 중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부처님이었으며, 언제나 기층 민중들이 갖고 있는 뜨거운 신앙열의 대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