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교육, 기복과 수행을 비켜서서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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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3.21 조회2,379회 댓글0건본문
제한된 경험적으로 살펴보면, 신도교육 초기의 목표는 기존 사찰 신도의 재교육에 있습니다. 불교기본교육이나 불교대학 등, 신도교육을 실시 한 후 2-3년 정도가 경과할 때까지 수강생의 대부분은 기존 사찰 신도입니다. 기존에 활동적인 사찰 신도들이 교육을 대부분 이수한 이후에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닥치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수강생들이 없습니다. 지역에서 어느 정도 지명도 있는 사찰이라 하더라도 필연코 닥치는 문제입니다. 이 때 신도교육의 존폐가 결정되는 교육기관이 많은 것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때부터 들어오는 수강생들은 기존의 신도들과 다른 사람들입니다. 이 분들은 기존의 신도들과 융화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기존의 조직구조로 인입하기도 어려운 특성을 지닙니다. 즉, 신도교육의 발전이 기존 신도조직의 발전 및 강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는 것같습니다.
제가 재직하였던 조계사, 불광사의 경우 신도교육은 불교기본교육(3개월), 반야심경·천수경(3개월), 불교대학(2년)의 정규과정과 기타 교육으로 구성됩니다. 불교대학이 1년인 경우와 2년제인 경우가 있는데 2년제가 보다 안정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습니다. 불교기본교육 수강생의 5-60% 정도가 반야심경·천수경 강의로 이전되고, 또한 5-60%가 불교대학에 진학합니다. 즉, 불교기본교육 수강생의 30-35% 정도가 불교대학에 진학합니다. 이러한 교과과정 이외에 금강경 등 경전교육이나, 불교 한문, 철학 강좌등이 유효하게 배치될 수 있습니다.
신입 신도가 사찰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시기는 대부분 불교대학 재학때부터입니다. 여기서 교육을 맡은 분들이 졸업이후 신도임원도 하고, 각종 봉사·자치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때로는 기존 신도임원들과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도교육의 가치
기존에 사찰에 다니시던 분이 아니라, 신도교육을 통하여 사찰과 인연을 맺은 분들의 경우 그 사찰을 자신의 재적사찰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며 그 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계속적인 교육과 수행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절의 특성에 맞게끔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프로그램 중 앞서 논의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가미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큰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불교에 관심있는 분들 중 많은 사람들이 수행 뿐만 아니라 인생과 죽음, 철학,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 많지 않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들을 기존의 신도조직으로만 인입시키려 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교육의 특성을 살린 조직 운영이 필요합니다.
즉, 신도교육의 목표가 교육을 통한 기존 신도조직의 강화보다는, 교육을 통해 지역 사회내에서 사찰의 특성을 높이고 신도들의 욕구를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사찰에 헌신적인 분들이 있는 반면, 조직에 매이지 않고 교육과 문화를 향유하고자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신도교육 초기부터 이러한 목표와 지향점을 갖고 시작해야 합니다. 교육의 목표가 기존 신도의 재교육, 혹은 신입신도의 확충으로만 방향이 맞추어지면 닥칠 수 있는 문제를 초반에 뛰어넘는 전략이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