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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에 금산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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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3.28 조회2,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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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일이라 하면 어느때 부터인가는 몰라도 서양식으로 진행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들을 본다.    우리의 첫 만남에서 부터 기억하자면 꺽어진 반세기가 되었지만 ,정식으로 신고하고 인가된 가정을 이룬지는 꼭 이십년이다. 그사이 스무살.열입곱살이나 된 숙녀를 우리 가정이라는 이름 아래 둘이나 두게되었다.  

  근사한 곳에서 식사하고, 사진찍고 케익을 자르면서 폭죽을 터뜨려야만  하는 축제문화는 불광사 불광법회에 참여하고 부터 우리부부에겐 약간 변화가 있었다.

세계화 국제화 시대에 맞게 이제는 여행하면 해외로 많이들 움직인다. 우리도 아이들 국제화 교육 핑계대고 또는 인테리어 트랜드 연구와  건축 공부차 몇번 해외로 나간 적도 있지만,  특별한 날이나 그도 아니면 간단히 그냥 떠나고 싶을때 이제는 산사를 찾게된다.  오늘도 우리의 이러한 특별한 날에  전북 금산사로 별다른 계획없이 나서게 되었다.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산사였던지라 (그러한 곳이 너무 많아서 해외로 눈돌릴 틈도 없다..ㅎㅎ  핑계거리라고 말도 듣지만 ...)

아침부터 전국적으로 비 소식이 있었지만 상서로움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상쾌하다. 봄비에 산산한 바람과 함께...   오전 10시에 송파를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간 고속도로~호남고속도로~금산사IC에 도착하니 오후1시에 조금 못 미친다. 이정표를 보니 금산사 6.7Km  참배를 먼저하고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도솔천을 건너는 아취 석조다리를 지나니 사천왕문이다. 문을 지나면 정면에서 비껴간  방향으로 다른문이 있고, 아래층을 종무소로 쓰는 루가 보인다. 좌우에 서적과 기념품점이 있어서 반갑기는 한데 대적광전을 바라보는 바로 정면의 상부에 금연 표지판이라니... 아연실색! 이런것에서 부터 자정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직도 사찰에서 담배를 피우는 이가 있었던가...?  이제는 없어도 될듯한데 법적으로 필요하다면 너무 경직되어 있는 관료적 사고가 아닐까 한다.

 

금산사의 창건은 서기 599년(백제 법왕 1)에 왕의 자복(自福)사찰로 세워진 것이라 한다. 지금까지 전하는 바로는 진표(眞表)율사가 762년(신라 경덕왕 21)부터 766년(신라 혜공왕 2)까지 4년에 걸쳐 중건(重建)하였으며,1598년 임진왜란 때 왜병의 방화로 미륵전 대공전등과 40여 개소에 달하는 산내 암자가 소실되었지만 여러 왕조를 거쳐 보수를 하였고 고종 때에 이르러 미륵전 대장전 대적광전 등을 보수하고, 1934년에 다시 대적광전 금강문, 미륵전 등을 중수하여 현재에 이른다.

대장전. 삼성각. 적멸보궁에 참배하고 미륵전 대불에 배례하고 나오니 미륵전 건축물이  팔작지붕 목조건축물로서 진천 보탑사도 이곳의 전통 고건축 공법을 이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대불뒤로 가면 부처님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하는데 대불상을 한바뀌 돌고 나서도 발견하지 못해서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분명 커다란 탱화만 보았는데 말이다. 문은 있었지만  잠겨 있었는데... 그곳이 출입문이었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밖으로 나오니 우리의 전통건축 중정 역활을 하는 대공간 마당이 마음을 넓게 만든다. 빗방울도 많이 약해져 이젠 가랑비다.   미륵전의 기둥들은 자연적으로 생긴 그대로를 세워 미감을 한층 살린 모습이다. 원래 이런 모양을 기대하고 건축한 것인지는 모르나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우리 선조들의 마음씀씀이도 꽤 멋들어진 풍류다.  건축가 아니랄까봐  이젠 한바퀴 돌아본다. 이런!

미륵전 외부 건축물 하부는 온갖 낙서로 뒤범벅이다. 흙을 파내고 긁어내어서 성한곳이 한곳도 없다. 누가 이런 미련한 짓을.... 독일 베를린 담장에도 낙서를 한 민족이라 욕을 먹더니  여기서 낙서를 배워서 그런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에 이런일을 하지 말도록 단단히 교육하여야 할 것이다.

뒤돌아 나오면서 미륵전 부처님께 죄송하다고 다시한번 고두례를 올린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이젠 비도 그치고 날씨는 조금 더 떨어졌다.  금산사 공간에 취해서 시간을 잊어버렸던지라 점심시간을 훌쩍 지나쳤다. 큰 마당에서 내려오니 현재로 다시 왔나 보다. 타임머신을 타고 움직이는 것 같은 시간여행인 산사참배.  이런 것이 이십년을 맞은 우리를 그냥 이곳으로 오게 한 인연 인가 보다.   

 

 저녁 10시에 집에 돌아오니 조명은 모두 꺼져 있고, 은은한 컴푸터 배경음악과 함께 식탁위에 촛불 밝히고 맛있게 보이는 케익. 꽃다발이 우리를 반긴다.  작은숙녀가 우리를 위하여 만든 작은 이벤트란다. 훈훈해지는 가슴과 가슴 .가족은 이래서 좋은가보다. 작은숙녀  마음 쓰는것이 대견하다. 고맙다고 포근히 안아준다.  이러니 어쩔수 없이 기념일에 서양식 이벤트를 안할 수 없지....기분 좋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기념일 퓨전 이벤트가 우리 가족의 특허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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