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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도시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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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3.27 조회2,4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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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넷째주 명상 초청 법회에는 한옥문화원장이신 신영훈 선생님을 모시고 전통 한옥의 가치와 이 시대의 사원으로 불광을 만들어 가자는 소중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신영훈 선생님은 설명이 필요없는 이 시대의 대목이십니다. 수많은 전통 건축물을 세우셨고, 불교내만 하더라도 송광사 대웅전, 진천 보탑사 3층 목탑 등 세월이 흘러 대가의 작품이라고 꼽힐 만한 가치가 높은 목조 건축물을 지어오셨습니다.


 신영훈 선생님은 불광사가 재건축을 하게되면 ‘시대가 흘러 불광사 보탑이 그 시대를 구현하는 도심속의 사찰로 기억될 만한 건축물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 지금의 과학기술로 구현될 수 있으면서도, 이 시대 · 이 공간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는 물음을 던지셨습니다.

 “세월이 흘렀고, 시대가 변했기에 전통 사찰 건축을 도심에 세울 수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고, 세계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는 불광탑을 만들 필요가 있음”을 여러번 강조하셨습니다.


 이외에도 전통 한옥의 가치, 도심 속에서 쉽게, 조금만 신경을 쓰면 몸에도 좋고 보기도 좋은 쓰임새 등 아주 유익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전체 내용은 법문 동영상을 통해서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월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꼭 ~ 꼭 ~


 아래 내용은 강연 초고(草稿)입니다.


 

 


                      21세기의 都市 寺院

 

                                              韓屋文化院長   智圓  申榮勳


  

 시대에 따라 문물(文物)도 자꾸 변한다.

  삼국시대에 이름 난 절들은 도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경주에만 가 보아도 황룡사를 비롯하여 분황사 등 수 많은 절들이 지금도 그 터전을 남기고 있어 당대의 위용을 짐작하게 해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조선에서는 명산에 선찰(禪刹)들이 창건되었다. 지금 우리가 찾아가는 대부분의 큰절들이 그렇게 자리 잡고 있는데, 21세기에 이르면서 삼국시대 만큼엔 이르지 못하였으나 크고 작은 절들이 도심에 자리 잡기 시작하고 있다.

 

   예전의 절들은 산간벽지의 토굴(土窟)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목조(木造)한 멋진 건물을 조영(造營)하여서 지금도 볼 수 있는 이름 난 법당건물이 적지 않으나, 필요에 따라 돌로 절을 짓기도 하여서 토함산의 석불사(石佛寺)와 같은 대단한 작품이 이룩되기도 하였다. 돌과 목재를 다량으로 사용하여 지은 절도 생겨난다. 충북 미륵리의 미륵대원(彌勒大院)은 지금도 거대한 석실(石室)을 남기고 있는데 원래는 그 석조한 위로 목조한 건물을 지어 완성하였던 구조였다.

 

   21세기에는 서구건축술이 들어와 콘크리트로 절을 짓기도 한다. 이는 역시 그 시대의 상황이 반영된 한 시대의 양식이므로 목조(木造)나 석조(石造)가 정통인데 비하여 콘크리트조(造)는 그만 못하다는 등의 평가를 할 수는 없다. 조선시대에는 남자들이 갓 쓰고 두루마기 입고 외출하였는데 비하여 지금은 양복 입고 다니는 일이 보편적인 것처럼 시대에 따라 그 특성이 구현되는 것이 역사에 반영된 이치이다.

 

   콘크리트조의 법당이라고 해서 불보살님 모시는 일에 자격이 모자랄 리도 없다. 법통이 바로 서고 신심이 지극하면 목조나 석조보다 월등히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유리하기도 하다.

  그런데, 법당에 좌정한 사람들 중에 방석을 깔고 앉았지만 왠지 시멘트 바닥이 좀 거북살스럽다고 투정을 부리는 수는 있다. 그렇다면 시멘트바닥 위에 마루를 깔면 그런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마루라면 우물마루가 좋다. 나무가 두꺼워서 앉은 사람들에게 천연의 나무기운을 공급할만한 기운이 함축되어 있으면 효과를 얻기 때문이다.

 

 전에 큰스님들께서 좌선을 하실 때 선방(禪房) 방바닥 위에 나무로 짠 판상(板牀)을 놓고 그 위에 정좌하시고 새벽녘까지 정근하시기도 하셨다. 나무가 그만큼 집중력을 제고(提高)하고 인체를 덜 피곤하게 하는 기운을 함량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셨는데, 실제로 어린 아이들을 마루에 앉히고 강의를 해보면 걸상에 앉은 아이들 보다 좌세(坐勢)가 꼳꼳하며 집중력이 향상되고 있음을 느낀다.

 

  나는 아직 연세가 드신 분들도 그런 효과를 보는지는 시험을 해보지 못해서 장담하진 못하지만 실제로 실천하면 상당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21세기에 살면서 이 시대 특성을 지닌 법당에서 부처님 가르치심을 배워 몸에 익히려 하는 정근(精勤)에서 21세기의 방편을 고려하는 일도 이 시대를 사는 한 지혜일 수 있으므로 자기가 스스로 그런 점을 깨닫고 주변 분들과 지혜를 다하여 탐구하면 바로 오늘의 내 법당을 이룩해 낼 수 있는 일이므로 도심 불당에 대한 불만은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도심의 현대건물에서 느끼는 위축감이나 목조건축이 아니어서 느끼게 되는 불안 등을 해소하는 일은 비단 좌복에만 국한 되는 일이 아니다. 유리창에 한지 바른 미닫이만 설치해도 분위기는 완연히 달라진다. 이는 생각하고 탐구하기에 따라 사소한 부분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 이치이므로 21세기 법당의 분위기도 얼마든지 유현(幽玄)하게 조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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