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밭을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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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3.31 조회2,466회 댓글0건본문
농부는 봄이면 밭갈이를 하고 밑거름을 주고 씨앗을 뿌린다. 그리고 농작물이 자라면 풀도 함께 자라게 되므로 잡초를 자주 뽑아 주어야 한다. 또한 거름이 약하면 중간에 웃거름도 주어야 한다. 그래야 농터가 기름지고 곡식이 건강하여 병충해를 극복하는 저항력이 생기게 된다. 토질이 부실한 곳에서는 농작물이 병충해에 걸려 결실도 부실하고 곡식이 잘 부패되어 먹어봐야 영양가도 별로 없다.
농삿일은 농작물을 기를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씨앗을 뿌리기 전에 밭갈이를 하여 논밭에 거름을 주고 토질을 기름지게 잘 다듬어야 한다. 잘 다듬어진 기름진 옥토가 농작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수확량도 많이 걷을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농부들은 봄에 씨앗을 뿌리고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온갖 잡초와 싸우고 병충해를 방제하며 농사를 짓는다. 그 결과 가을의 풍성한 결실을 거두게 되는 것이다. 풍성한 가을의 결실을 앞에 둔 농부들의 마음은 행복스런 만족 그 자체이다. 농사를 지어보지 않은 사람은 농부의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뿌리고 가꾼 대로 거둘 수 있는 것이 어찌 자연의 진리만이겠는가. 우리의 인생에도 자연의 농터와 같은 마음 밭이 있다. 인생이라는 작물을 경작하는 마음 밭을 잘 가꿀 때 인생의 평화와 행복의 나무가 자랄 수 있다. 마음 밭을 가꾸지 않고 내버려 두면 번뇌라는 잡초가 우거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의 삶은 한 없이 번뇌에 빠져들게 되어 하루도 걱정과 근심이 떠날 날이 없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마음에는 평화와 행복의 나무가 설 자리가 없다. 평화와 행복은 깨끗하고 자비로운 마음 밭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마음 밭을 어떻게 가꿀 것인가? 무엇보다 그릇된 생활의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 우리의 행위의 주인은 의지와 습관이다. 습관이 잘 통제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릇된 스관이 우리 삶의 주인이 되면 마음을 황폐화시킨다. 무자비한 행동, 퇴폐적인 행동, 거짓된 행동 등을 고치지 않으면 인생은 고통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농부가 씨앗을 뿌리기 전에 밭갈이를 하여 거름을 주고 농지를 잘 다듬은 후에 곡식을 심고 가꾸듯이 우리의 그릇된 습관을 잘 다르려 마음을 진실하고 자비스럽게 가꾸어야 한다. 자비심을 갖는 것은 마음 밭을 기름진 옥토로 가꾸는 것과 같고, 인생의 올바른 목표를 세우는 것은 마음 밭에 좋은 작물을 심는 것과 같다. 자비심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평화를 준다.
봄비가 하루 종일 부슬부슬 내리는 이른 봄이다. 농부들은 농터 가꿀 채비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마음의 밭을 가꿀 채비를 하자. 마음은 물과 같아서 깨끗하게 정화하지 않으면 썩어서 자신의 삶과 모든 세상을 오염시키고 병들게 한다. 평상시 마음의 밭을 잘 가꾸면서 살아야 하리라.
이 글은 ‘월간 불광’ 2006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