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축법문 > 진리광명으로 오신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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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5.06 조회2,927회 댓글0건본문
먼저 부처님 오신 날을 여러 불자님들과 함께 봉축합니다.
존경하는 불자여러분!
오늘은 4월 초팔일 부처님께서 우리 중생세계로 오신 날입니다.
성인중에 성인이신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심은 우리 중생에게는 더없이 큰 행복이오며 축복입니다. 이 기쁨을 무엇으로 대신하겠습니까.
經에는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나자 광명이 온 누리를 사무쳐 비추었다고 하였습니다. 위로는 28천에 이르고 아래로는 18지옥을 비추어 온 세계를 불국토의 상서광명으로 가득 채웠다고 하였습니다.
<불광회 회주 지홍 스님께서 봉축법요식에서 봉축법문을 하고계십니다.>
우리는 흔히 부처님은 2600년 전 인도나라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 29세에 출가하시고, 6년의 고행 끝에 35세에 깨달음을 얻으시어 부처님이 되시고 45년간 법을 설하시다가 80세를 일기로 열반하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을 단지 80세를 일기로 입멸하신 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이미 수억 겁의 세월 동안 온갖 중생의 모습으로 이 세상에 몸을 나투시어 세상 사람들을 위해 한없는 자비를 베풀어 주신 분입니다.
불기 2550년 부처님 오신날 불광사에서 진행된 봉축법요식에서 회주 지홍 스님께서 법문하신 내용입니다. 법문의 전문을 싣습니다. 올해 부처님 오신날의 의미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부처님은 원래가 진리 자체이십니다. 경에는 法身이라고 하였습니다. 오고 가는 육체적 존재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형상이나 목소리로는 알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기에 말씀하시기를 「법을 보는 자 나를 본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부처님이 고통 속에서 헤매는 중생을 건지시기 위하여 그 몸을 나투실 때는 크나큰 광명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부처님이 광명으로 오셨다고 하는 것은 보다 깊은 뜻을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선 우리를 둘러싼 일체 고통의 어두움을 타파하시고, 또한 온갖 고뇌와 장애를 쓸어버리고 세상의 영원한 진리의 빛, 등불로 오셨습니다. 일체 중생의 생명의 힘으로, 삶의 희망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는 부처님께서 자비의 은혜와 삶의 지혜로 오셨다는 것을 바로 믿고 감사 하여야겠습니다.
<부처님 오심을 기리는 관불의식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열반경의 한 대목을 상기해 보고자 합니다.
넓은 벌판이 있었습니다. 어둠이 가득 하였습니다. 거기에는 무수한 중생들이 어울어져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어둡기 때문에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각기 홀로 외롭고 쓸쓸하게 흐느끼며 살고 있었습니다. 이를 데 없이 처량한 모습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밝은 빛이 비쳐 왔습니다. 그것은 거룩한 성자가 손에 큰 횃불을 들고 찾아온 것입니다. 캄캄했던 벌판이 일시에 밝아졌습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어둠 속을 헤매던 중생들이 환성을 지르며 고개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주위를 돌아보고 자기와 같은 중생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놀라며 한편 기쁨의 환성을 질렀습니다. 서로 모여 들어 손을 잡고 떠들석하게 이야기 하며 기쁨을 나눴습니다.
여기에 벌판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이며 어둠이라 하는 것은 지혜가 없는 상태이고 횃불을 들고 찾아 온 성인이란 부처님이 지혜의 광명으로 우리 인간 세상을 찾아오신 것을 말합니다.
여기 경의 말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처님은 우리 앞에 진리로서 나타나셨으며 지혜의 횃불을 들고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변의 어둠을 깨뜨리고 무지를 깨뜨리고 고뇌를 쓸어내어 기쁨의 밝은 천지를 열어 주셨던 것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한낱 과거 룸비니 동산에 싯다르타 태자가 태어난 것을 형식적으로 기념하는 날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은 우리에게 지금 참으로 부처님이 오신 것이며 영원한 현재에 와 계신 것입니다. 지혜광명으로 와 계신 것입니다. 지혜의 횃불로 오시고 진리의 위덕으로 오시고 대자대비 위신력으로 오신 것입니다.
부처님은 법이시고 진리이시며 모든 중생의 생명이십니다. 부처님은 어둠을 밝히는 광명이시며 억압과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해탈이십니다. 부처님은 뜨거운 자비이시며 걸림없는 위력이시며 일체 중생의 구원자이십니다. 부처님은 3천년 전에 오시고 3천년 후 오늘 오셨으며 또한 영원히 우리 앞에 와 계신 것입니다. 이렇게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이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합창단의 찬탄 노래>
불자여러분!
부처님께서 오신, 또 하나의 큰 뜻은 인간실존의 해명입니다.
인간이 유한한 존재가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불성적 존재라는 사실을 깨우쳐주셨습니다. 상대적인 조건 속에서 끝없이 고뇌에 시달리고, 죄에 시달리고 윤회에 시달려야 할 인간이 아니라 잘못된 가치관의 속박으로부터 인간을 영원한 지혜의 세계로 해방시킨 것입니다.
인간은 육체가 아니며 물질이나 운명에 예속되는 존재가 아니며 어떤 절대자나 권력자에게 지배되고 조작되고 예속되어 사는 비천한 존재가아니라는 것을 보여 주셨습니다. 인간 개개인의 참모습이 불성이며 진리의 주체이며 사회 역사의 주인인 것입니다. 끝없는 창조적 능력으로 영광과 행복을 이룩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법우형제 여러분!
지금 우리사회는 양극화라는 극단적 현상 속에서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궁핍,질병,실직,소외와 교육과 문화생활의 박탈이 그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데로 살지못하고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그릇된 가치의식으로 일관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 어리석고 그릇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인간본래의 모습을 회복하는 큰 깨달음을 이룩하여야 합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 부처님의 따뜻한 자비는 북녁의 동포들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에게도 각별히 베풀어 저야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은혜가 북녁의 동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각별히 베풀어져야 하는 것은 누구보다도 그들의 삶의 고통이 극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 은혜는 우리 불자들의 자비한 마음을 통해서 베풀어 저야 합니다. 그것은 영광과 행복의 창조적 능력을 지닌 진리의 주체자로서 우리 불자들의 책무이며, 그들에게도 부처님이 오시게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불자여러분!
오늘 부처님 오신 날 우리들은 자신이 평화와 행복의 창조적 능력을 지닌 자라는 사실을 반야바라밀행인 보살행을 통해 확인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태양처럼 찬란하고 싱싱하게 그리고 분명하게 우리 이웃이나 자신에게서 부처님을 친견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모든 가슴들이 부처님의 찬란한 진리광명으로 가득해야 합니다.
거기서 온갖 어둠이 사라지고 오직 자비하신 진리광명만이 가득한 것을 발견하게 되며 그 광명 속에 온 중생의 병고액란이 사라지고 모든 중생이 하나로 호흡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가슴 속의 밝음을 온 생각 온 행동으로 끊임없이 실천하여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 민족과 조국이 화합하고 통일을 이루어 사회역사를 진리광명으로 충만시켜 평화스런 세상 안정된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기뻐한다는 참된 의미는 이렇게 이웃과 자신의 생명에서 끊임없이 부처님과 대면하는 것이며 그 행동을 지혜 광명으로 바꾸는 것이며 역사와 사회 속에 부처님 진리광명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부처님은 이렇게 지혜광명으로 오셨습니다. 우리는 이 몸과 이 마음을 다하여 우리의 사회를 진리의 빛으로 빛낼 것을 다시 다짐합시다. 어둡고 대립하고 헐뜯고 괴로워하던 악몽 같은 어두운 불안의 밤을 지혜와 자비의 등불로 밝혀야 합니다.
오늘 이후 우리 불자들에 의하여 자비와 희망과 뜨거운 우정의 물결을 온 사회 구석구석에 넘치게 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중생이 삶의 안녕과 평화가 이루어지길 기도하고 축원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