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스러우면서도 덜 김기덕 스러운 영화
윤회와 업보를 그린듯한 영화
인생은 그런걸까?
봄의 유년기를 지나
여름의 격정적인 청년기
가을의 서글프기만한 중년기
겨울의 혹독한 장년기
그리고 다시 봄... 노년기...
그렇게 윤회가 되어가나 보다
스스로의 인생 안에서도 윤회되고...
나의 인생이 또 다른 윤회된 나 아닌 내가되고...
또한 유년에서 청장년, 노년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이드, 에고, 슈퍼에고를 상징하는것 같기도 하다.
산 속 호수 한복판에 떠 있는 절에는
상징적인 문이 두개가 있다.
절 안의 방을 가로막는 벽이 없는 문과
배를 저어 나가면 있는, 담이 없는 대문...
여름편에서는
절 안의 방을 넘으면 성욕을 상징하는
또래의 여자가 자고 있고
대문을 넘으면 바깥 세상
바깥세상은 욕망으로 가득차 있고
어린시절 개구리, 물고기, 뱀에다
돌을 매달며 노는 것도 대문을 지나서였고
청년기 첫 섹스를 한곳도
소녀와 대문을 벗어나서였고
절을 나와 중년기에 아내를 살해한 것도
대문밖 바깥세상에서 일어난 일이다.
호수 한 복판에
외부랑은 단절된체 떠있는 작은 절은
어쩌면 우리 내면 깊숙한 자아 일런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내 안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우리의 내면 안에다 손에 피멍이 들도록
반야심경을 새겨야만 하는 것일지도....
나는 그런 가을 보내고 있는것일까?????
1년에 걸친 촬영기간, 자연의 4계, 인생의 4계를 담은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 은 순제작비 10억의 저예산 영화이지만
사계절이 모두 담겨야만 하는 작품, 이러한 작품의 특성을 고려해
김기덕 감독과 LJ필름은 전작 [해안선]과 이 작품을
동시에 기확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해안선]을 촬영하기 전인 2002년 5월부터 봄 장면을 찍기 시작해서
[해안선] 촬영 종료 직후인 2002년 8월에 여름 장면을,
2002년 11월에 가을장면을 촬영하고
2003년 1월에 눈이오고 얼음이 꽁꽁언 겨울을 화면에 담은뒤
3월말에 마지막 봄을 촬영함으로써 1년에 걸친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저예산 전문의 김기덕 감독이지만
이 영화에서 인간의 일생을 담는 주 공간인
부유하는 암자는 아주 중요한 세트였다.
그래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3억 5천만원 이라는 거액이 세트비용으로 책정되어
약 68평의 바지선을 만들고 그 위에 목조건물을 세운것으로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물위에 떠 있는 사찰이 탄생된것.
국립공원내 최초의 영화세트이기도 하다.
물살과 바람을 타고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사찰은
주위의 비경과 맞물려 환상적이고도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물속에 반쯤 담근 150년된 왕버들과 능수버들이 운치를 더하며
주변 자연과 어우러져 마치 선세계에 들어선듯한 신비함을 자아낸다.
일반인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주산지는 영화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부상했으나
자연보호를 위해 지난 6월 철거에 들어갔다.
결국, 주산지의 비경을 이루던 물위 암자의 모습은 영화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곳은 청송 주왕산 옆에 있는 주산지이다.
주왕산은 많이들 찾는데 정작 더 귀한 보물인 이곳 주산지는 다들 잘 모른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의 배경이 될만큼 정겨운 정경이 마음 샤~ 하게 다가온다.
경북 청송군 부동면 소재지인 이전리에서 약 3km 지점에 있는 이 저수지는
약270년 전에 준공돤 것이다.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은 7~8m로 그다지 큰 저수지는 아니지만
준공후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 한다.
특히 저수지 속에 자생하는 약 150년된 능수버들과 왕버들 20여수는
울창한 수림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으며
이곳에서 부터 계곡을 따라 별바위 까지 이르는 등산로도
매우 운치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찾아가는 길이 쉽진 않은데
서울에서 약 5시간 거리로 고속도로, 국도, 지방도로를 모두 거치고
마지막으로 구불구불한 산길까지 올라서야 그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청송에서 포항쪽으로 가는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
청운리에서 이전 방면 914번 지방도로를 탑니다.
상이전에서 주산지와 절골계곡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대중교통으로는 청송읍에서 부동면행 버스를 타고 주왕산 국립공원까지 가서
공원입구 버스터미날에서 주산리가 있는 이전리까지 가는 버스편이
한시간 간격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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