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의 참뜻은 웰다잉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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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9.23 조회4,679회 댓글0건본문
최근 우리 사회에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되고 있다. 웰빙이란 한 마디로 ‘행복’ 혹은 ‘잘 산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나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9월 넷째주 초청법회는 오진탁 교수(한림대)님께서 웰다잉이라는 주제로 강의해 주십니다. 잘 사는 법과 잘 죽는 법에 대한 강의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리 원고를 홈페이지에 실습니다. |
흔히 웰빙을 단지 잘 먹고 잘 산다는 뜻으로만 이해되기도 하는데 ‘잘 산다’라는 말에서 ‘잘’에 부여되는 의미는 여러 가지일 것이다. 웰빙과 관련해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문제, 그러나 쉽게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가 바로 죽음, 웰다잉이다. 어떤 사람이 아무리 잘(?) 살았다한들 죽음을 편안히 맞이하지 못했다면,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없다.
웰빙의 문제를 죽음의 문제와 연결시켜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가 죽음과 관련해 분명하게 아는 사실은 4가지이다. 첫째 사람의 평등, 누구나 죽는다는 점. 둘째 시간의 평등, 우리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점. 셋째 장소의 평등, 우리는 어디서든지 죽을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다는 사실. 이와 같이 인간은 4가지 이유로 죽음 앞에서 평등한 존재이다.
그러나 누구나 똑같은 조건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사람마다 죽어가는 마지막 모습이 똑같지 않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평등한 존재이지만, 죽음을 실제로 맞이할 때에는 대략 9가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죽어간다. 그러므로 우리가 함께 삶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똑같은 삶을 살고 있지 않고 죽음을 똑같은 모습으로 맞이하지도 않는다.
1 절망과 두려움, 2 부정, 3 분노, 4 슬픔, 5 삶의 마무리, 6 수용, 7 희망, 8 마음의 여유와 유머, 9 밝은 죽음.
건강한 삶과 건강하지 못한 삶이 있듯이 건강한 죽음과 건강하지 못한 죽음, 행복한 죽음과 행복하지 못한 죽음이란 말도 있다.
어느 날 불현듯 죽음이 찾아오면 자연스럽게, 평온하게 수용하는 그런 죽음이 아니라, 자살과 같이 인위적인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는 죽음은 바로 건강하지 못한 죽음이다. 또 죽어가는 사람의 9 가지 반응 가운데 죽음을 두려워하는 첫 번째 반응,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 두 번째 반응, 왜 자신이 죽어야 하는지 분노하는 세 번째 반응 역시 불행한 죽음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건강한 삶을 원하듯이, 마찬가지로 누구나 건강한 죽음을 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사람들은 마치 불행한 죽음을 바라기도 하는 것처럼 죽음 앞에서 크게 흔들린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문제만 생각했을 뿐, 어떻게 죽을 것인 지에는 거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삶과 죽음은 서로 다르지 않으므로, 어떻게 사느냐 하는 물음은 이제 어떻게 죽을 것인가 하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죽음을 맞이하는 방식은 그의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죽어 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을 되새겨볼 수 있다. 어떤 사람이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삶을 마감했을 경우, 그의 삶 역시 건강하지 못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