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교육 수료생, 기본교육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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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09.15 조회4,573회 댓글0건본문
41기 불교기본교육을 마치고 수강생들의 설문을 주관식으로 받았습니다. 나에게 가장 의미가 있던 수업, 새롭게 들어갔으면 하는 수업, 가장 기억에 남는 가르침, 불교에 입문한 이후 내가 변한점 등 4가지 항목을 자유스럽게 설문하는 것이었는데요, 수강생들의 소감과 기본교육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소중한 설문이었던 것같습니다.
① 41기 수료생들에게 가장 의미있는 수업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많은 분들이 해인사 무박2일 수업을 꼽았네요.
무박으로 다녀온 해인사 수련법회가 저에게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했고, 특히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던 것같습니다.
정말 가기 싫었고 대충 시간만 때우다 오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의 저의 삶을 많이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08배도 정말 힘들었지만 이렇게 나태하게 살아서는 안되겠다고 세삼 다시 결심하게 되었고...
새벽의 경건함과 그동안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느끼지 못했던 것을 해인사 새벽 예불을 통하여 온 우주의 신비와 새벽의 기운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철야 구도정진를 꼽았습니다. 이번 기수는 사실 철야정진기도를 하면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기본교육을 시작한지 1달이 되지 않는 시간에 처음 불교에 입문하신 분들이 철야를 한다는 게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분들이 철야정진을 통하여 새로운 마음을 얻었다고 대답하였습니다.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끝까지 남아서 내가 해냈구나 하는 그 어떤 마음의 즐거움이 들었을 때 정말로 기뻤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그렇게 많이 부처님 전에 절을 해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매일 108배를 지금은 하고 있다.
얼떨결에 철야정진에 들어갔다. 생전 부처님앞에 절이라고는 3배 이상 해본적이 없었는데 ‘마하반야바라밀’ 독송에 맞추어 몇배인지도 모르는 절을 올렸다. 육체적인 고통이 더해 질 수록 무아지경에 빠지는 것을 처음 느꼈다. 어느 덧 우리들 뒤에는 새벽법회를 나오신 분들이 가득차 있었다.
그 외에도 불교문화시간, 예법시간, 찬불가 시간, 발우공양시간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계율에 대하여 답해주신 분이 1분 계셨는데 오랜 울림이 남는 답을 해주셨습니다.
지홍 스님의 계율수행이었습니다. 계율중 걸리는 부분이 한가지 있었는데 불교에 입문하고도 예사롭게 여기고 있었는데 정리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저한테는 너무도 좋은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②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가르침이 있다면’이라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많은 분이 ‘연기’와 ‘자등명 법등명’을 꼽았습니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초심자들이 핵심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였습니다.
현재의 내가 있기 까지 얼마나 많은 물질적, 정신적 요소들이 영향을 주었을까 생각해봤다.
생성과 소멸의 상호관계를 설명하는 연기법은 우리가 일상 생활을 하면서 ‘나 자신만 아는 이기심’을 좀 누그려뜨려 주는 공부였던 것같습니다.
스스로를 의지하고 법을 의지하라는 말씀이 순간순간의 어려운 생활에서 기억나 새로운 의지를 일으킨다.
여기에서도 발우공양을 선택한 분도 계십니다. 음식을 남기고 버릴 때 아귀들이 생각난다고 하네요....
③ 불교에 입문하기 전과 입문하고 나서 변한 점을 물었습니다. 대부분이 이전에 알던 불교와 배우고 난 뒤의 불교, 그리고 그것을 배운 나가 변화했다는 사실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계기를 통해 계속 불교공부와 수행을 하고 싶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불교에 입문하기 전에 제 마음에 있던 불교는 고요함과 선적인 면, 또 막연한 철학적 느낌의 조금 거리가 먼 듯한 느낌이었는데, 조금이라도 강의를 듣고 나서는 행동에 조심스러움이 많이 생기고 어떤 큰 존재(부처님)에 많이 의지하는 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적으로 많이 달라고 하는 막무가내 기도에서 지금은 내가 먼저 변화하지 못함에 대한 참회와 함께 말과 행동에 조심하며 또 다른 악연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하는 기도를 많이 합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예전에는 남의 탓을 많이 하고 화를 많이 냈었는데 이제는 남을 원망하는 마음이 들기 전에 내가 먼저 무엇을 어떻게 행동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나에게는 고3아들과의 보이지 않는 전쟁 중이었어요. 엄마의 정성과는 다르게 하여 너무 힘들었는데 이 공부를 하고 친구랑, 선배 엄마들의 조언도 많이 듣고 하여 지금은 아들을 많이 편하게 해주고 있는 것같습니다.
그리고 이 공부를 통해 불광사를 다니게되었다는 것이 가장 크게 변한 점이라고 말씀해주신 분도 계시네요. 3개월이 조금 못되는 시간 참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습니다. 세상은 늘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가는 것 같지만 그 세상 안에 있는 개인 개인이 변화하는데 3개월은 그렇게 길지 않는 시간같습니다. 변화하지 않는 것 속에도 참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시간이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