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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홍스님, 봉은사.본지 기획법회 ‘정토를…’에서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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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10.27 조회5,0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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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전법에 힘써야 합니다”

 

서울 불광사 회주 지홍스님〈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봉은사(주지 원혜스님)와 본지가 공동 주최하는 기획법회 ‘정토를 열어가는 사람들-도심포교에 힘쓰는 주지스님께 듣는다’에서 ‘포교의 목적과 방법론’을 주제로 법문했다.

 

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한편 오는 10월29일 오전 11시에는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스님이 11월5일에는 서울 삼천사 주지 성운스님이 법문한다.


“수행자들아, 전법하러 떠나가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여,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하여. 세상에 대한 자비심으로, 신(神)들과 사람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하여. 둘이서 한 길로 가지 말라. 수행자들아, 처음도 유익하고 중간도 유익하고 끝도 유익하며, 내용도 유익하고 형식도 유익한 담마(法)를 가르쳐라. 오로지 깨끗하고 순수한 삶을 드러내라. 세상에는 눈이 더러움에 덜 물든 사람들도 있다. 가르침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도 멸망하고 말 것이다. 만약 가르침을 듣는다면, 그들은 벗어날 것이다.”


부처님이 60명의 제자들에게 설한 유명한 ‘전도선언’입니다. 전도선언을 보면 왜 전법을 해야 하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전법은 “모든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익이란 무엇일까요. 세속에서 말하는 이익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정신적 깨달음을 통한 자기 완성 즉 성불을 의미하며, 사회적으로는 모두가 함께 건강하고 평화롭고 평등하게 잘 살 수 있는 세계를 말합니다.


종교에 귀의한 신도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가르침을 배우고 깨우쳐 삶의 지침으로 삼고 널리 퍼뜨리는 것입니다. 어둡고 혼탁한 세계에 진리의 등불을 켜 밝히는 일이 바로 포교입니다.


그렇다면 포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계 종교의 현황을 보면, 가톨릭 개신교 이슬람교 불교 순으로 교세를 갖고 있습니다. 언젠가 유럽에 간 적이 있었는데 일요일을 맞아 성당에 가보니 미사를 보는 신도가 많지 않았습니다. 교황이 주석해 있는 바티칸성당에도 관람객을 포함해 400명 남짓이 있었을 뿐입니다. 이렇듯 유럽은 탈종교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신앙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믿고 우러르라’는 신앙은 이제 더 이상 서구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기 삶의 주체는 자신이어야 하지만 인간은 신의 종속자라는 이념에 대한 반발이라고 합니다. 유럽인들의 관심은 수행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간화선의 종주국인 한국불교로 귀의할까요? 우리가 준비하지 않으면 그들은 절대 찾아오지 않습니다. 한국불교가 합리적으로 수행을 대중화하고 현대사회 흐름에 발맞춰 신행을 재구성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도 소외될 수 있습니다.


포교의 방향은 수행의 대중화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수행방법의 대중화를 통해 교육하고 흐름을 주도하며 지도인력을 양성하고 수행공간을 재배치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놓치면 사람들은 절을 떠날 것입니다.


하지만 포교에 대한 모든 것을 전적으로 종단에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포교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종단에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얼마 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 있다보니 타종교 신도들은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와 환자들을 위로했습니다. 입원한 불자에게는 스님이나 신도가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한 환자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인간은 ‘생로병사’라는 가장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것조차 종교가 함께 하지 않으면 무엇을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스님들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외롭지 않을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는 일은 신도들의 몫입니다. 신도회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합니다. 조직의 인원이 많고 적음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오직 열심히 할 수 있는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웰 다잉’이란 말이 세상에 유행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 신도들이 먼저 강의를 듣고 호스피스 봉사 교육을 받고 전법을 실천하십시오. 불자로서 제1의 삶은 전법이란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가장 어려운 일을 찾아서 하십시오. 누구를 탓하지 말고 여러분이 주인이 돼 직접 나가십시오.


오늘 봉은사를 왔더니 신도들이 너무 많아 들어오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 많은 신도들이 수행하고 전법하고 자비행을 실천하면 한국불교는 달라집니다.


정리=김하영 기자 


[불교신문 2273호/ 10월2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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