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바라밀을 비방하는 과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11.21 조회5,283회 댓글0건본문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가장 확실한 것 중의 하나로 언어의 사용여부를 들 수 있다. 때문에 언어는 인간만이 갖는 특권이기도 하다. 부처님께서 신구의(身口意) 삼업을 말씀하신 것도 인간의 삶에 있어서 바로 이 말이 갖는 중요성을 깨달으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악업(惡業)을 경계하는 법문을 대하면서도 주로 신업(身業)을 크게 생각하고 구업(口業)은 등한히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의업(意業)을 근본으로 하여 구업과 신업을 짓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구업이 신업보다 월등히 중한 것을 볼 수가 있다. 『대품반야경』 신훼품에는 다음과 같이 설하고 있다.
“수보리야, 반야바라밀을 파괴하고, 반야바라밀을 비방하고 헐뜯으면, 바로 시방 모든 부처님의 일체지를 파괴함이 된다. 일체지를 파괴하는 까닭에 바로 불보(佛寶)를 파괴함이 되고, 불보를 파괴하는 까닭에 법보(法寶)를 파괴하고, 법보를 파괴하는 까닭에 승보(僧寶)를 파괴한다. 삼보(三寶)를 파괴하는 까닭에 바로 세간의 바른 견해(正見)를 파괴하고, 세간의 바른 견해를 파괴하는 까닭에 바로 네 가지 관찰법을 파괴하고 나아가 일체종지의 범을 파괴한다.
일체종지의 법을 파괴하는 까닭에 바로 한량없고 가없으며 혜아릴 수 조차 없는 죄를 짓고, 한량없고 가없으며 헤아릴 수조차 없는 죄를 짓고 나면, 바로 한량없고 가없으며 헤아릴 수조차 없는 근심과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경에서는 반야바라밀을 파괴하고 비방하는 죄가 한량없는 근심과 고통을 가져온다고 말씀하고 있다. 무슨 까닭일까? 반야바라밀의 파괴 및 비방이 부처님의 일체지를 비방한 것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에게는 무량의 공덕이 있다는 것을 파괴하고, 세간의 바른 견해인 업(業)의 인연을 부수고, 나아가 출세간의 진리인 네 가지 관찰법(四念處) 내지 일체종지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즉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악업을 짓게 하니, 그 죄가 얼마나 크며 그에 따른 과보가 얼마나 클 것인가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타종교인은 말할 것도 없고, 조석으로 반야심경을 외우는 불자이면서도 반야바라밀을 믿지 않고 심지어 비방하는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 죄인이라거나 업보중생이라거나 하면서 자신의 생명이 부처님의 공덕생명임을 믿지 않는다.
왜 이렇게 반야바라밀을 비방하는가? 첫째는 악마의 시킴을 받기 때문이다. 둘째는 불법을 믿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청정함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비방한다. 셋째는 나쁜 벗과 어울려 오온(五蘊)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넷째는 자주 화를 내고 스스로 잘난 체하여 남을 깔보기 때문이다. 입으로 아무리 반야바라밀을 염송하더라도 이러한 네 가지 마음이 있는 한 반야바라밀을 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항상 마음을 마하반야바라밀에 포섭하여 현재와 미래의 행복을 자기 것으로 해야 할 것이다.
혜담 스님께서 11월 19일 불광사 일요법회에서 법문하신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