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포교 1세대, 불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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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6.12.22 조회5,595회 댓글0건본문
‘도심포교당 1세대’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잠실 불광사.불광법회다. 도심포교의 개념조차 생소하던 시절, 신행단체를 조직해 법회와 교육을 병행했던 불광사.불광법회는 ‘강남 포교원’ ‘여의도 포교원’ ‘능인선원’ ‘구룡사’ ‘삼보사’로 이어지는 도심포교당의 시원이자 모델이기도 했다.
불광사.불광법회는 다양한 특강을 마련해 신도들의 신행활동을 독려한다. 사진은 불광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월 열린 ‘과학, 생명, 그리고 불교’ 강연 모습.
‘불교의 현대화, 대중화, 생활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지난 30여 년간 대중불교의 한 길을 걸어온 불광법회의 중심에는 초대법주인 광덕스님(1927~1999)이 있다. 1950~1960년대를 휩쓸었던 불교정화운동이 마무리되고, 종단이 제자리를 찾아갈 무렵인 1974년 9월 스님은 대각사에서 ‘불광회(佛光會)’를 창립했다. 불광회 창립에 이어 스님은 순수불교교양지인 월간 〈불광〉을 창간하고 불교대중화에도 앞장섰다.
이듬해에는 사찰에 소속된 신도조직이 아닌 전국적인 신행단체의 개념을 도입한 불광법회를 창립했다. 스님은 ‘법회 =교육의 장’의 개념을 실현해나갔다. 1970년대 불교계에서는 낯선 정기법회를 열어 불자들을 제도했다. 당시 불광법회와 〈불광〉지를 이끌었던 회원들의 대부분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출신들과 젊은 불자들이었으며, 이들은 오늘날 한국의 거사불교를 지탱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불광법회 결성해 ‘법회는 교육의 장’ 실현
초대 법주 광덕스님 원력 지금도 면면히
죽음 명상 심리치료 등 다양한 특강 준비
불광법회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기복위주의 불교를 벗어나 〈금강경〉 등 경전을 통해 체계적으로 불법을 배우고 보현행원을 실천할 것을 강조하는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자들은 더욱 많아졌다.
급기야 법회를 할 장소가 부족해지자, 불광법회의 1000여 회원을 비롯해 전국의 2만 불자들이 원력을 내 잠실에 법당을 개원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의 ‘불광사.불광법회’다.
예나 지금이나 ‘불광사.불광법회’를 이끄는 핵심은 신도조직이다. 39개의 지역구법회가 중심이 돼 불광사를 움직인다. 하나의 구법회에는 5~6개의 법등이 조직돼 있으며 각 법등은 15명 내외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신도들은 법등에 소속돼 신행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함께 하고, 경조사가 있을 때는 서로 돕는 등 법등가족모임을 통해 유대관계를 지속해간다.
주목할 만한 것은 39개의 구법회 가운데 3개의 구법회가 거사들로만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정기법회뿐만 아니라 군법당 지원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불광사 김남수 차장은 “초대법주스님 때부터 활동을 해온 청년 불자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며 “거사들의 신행활동이 그만큼 활발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체계적인 교육이 가져온 결과”라고 설명한다.
봉사활동을 전담하는 연화부와 보문부도 있다. 장례봉사를 위주로 하는 연화부는 불광사 신도만이 아니라, 이웃이 상을 당했을 때 돕는 염불봉사단이다. 현재 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노전스님과 봉사자들이 염불봉사를 하고 있다. 보문부는 송파구 자원봉사센터에 소속된 자원봉사단으로 60명이 활동한다. 매주 1회 독거노인 30~40명에게 반찬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어린이, 청년법회 등 계층별로 진행되는 법회를 통해 차세대 불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특히 1984년 문을 연 이후 오늘날까지 새싹불자들을 기르는 불광유치원은 대표적인 곳이라 하겠다. 이와 함께 송파구로부터 솔이어린이집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것이 있다. 불광사.불광법회를 오늘날까지 이르게 한 일등공신으로, 바로 교육이다. 매주 진행되는 법회시간이 곧 수업시간이었지만, 사찰은 많았지만 불교를 공부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던 1970년대에는 단비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불광 교육이 비로소 틀을 갖추게 되는 것은 1983년부터다. 1983년 3월 기초교리강좌가 개설되고, 1986년 10월에는 바라밀교학강좌 1기 교육이 시작됐다.
1994년에는 불광교육원을 개원해 교육 분야를 독립시켰고, 1997년에는 오늘날 불교대학의 모습을 띤 불광불교대학을 개설해 신도교육에 매진했다.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불교대학은 2002년 종단에 등록돼 정식인가를 받았으며, 2004년에는 조계종 포교원이 제정한 ‘우수교육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가을에는 재가자를 위해 불광선원을 개원하고 참선수행을 시작했다. 현재 3번째 안거에 들어갔으며, 50여명의 신도들이 방부를 들였다. 이밖에도 다도나 서예, 꽃꽂이 등 문화강좌도 운영 중이다.
문서포교에 있어서도 불광사를 빼놓을 수 없다. 출간 이후 불교계에 많은 반향을 일으켰던 월간 〈불광〉은 12월 현재 386호까지 발간됐다. 최근에는 ‘1인1수행법 갖기’ 운동 등을 진행하는 한편, 다양한 필진을 발굴해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1979년 불광출판부로 첫 선을 보인 불광출판사는 선사들의 가르침을 책으로 엮어 출판하는 등 침체돼 있는 불교출판계를 이끌고 있다.
불광사는 불교음악과도 인연이 깊다. 한문위주의 경전과 예불문을 한글로 번역해 우리말 경전과 예불문을 통해 대중화에 기여했던 광덕스님은 ‘보현행원송’이나 ‘부모은중경’ 같은 창작국악교성곡을 선보였다. 이 때 스님의 목소리가 돼준 이들이 마하보디 합창단이다. 1979년 바라밀다합창단이 창립한 이후 1982년 11월 새롭게 태어나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초청법회나 꾸준한 특강도 신도들의 신행활동을 독려하는 중요한 매개다. 올해에는 유식강좌에 이어 창립 32주년을 기념해 ‘과학, 생명 그리고 불교’주제로 강좌를 개최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인문강좌를 위주로 한 특강도 준비하고 있다. 불광사 회주 지홍스님은 “초기불교에 대한 특강과 ‘하이데거와 불교’와 같은 서양 철학자와 불교의 교류를 다룬 인문강좌, 죽음과 관련된 특강, 상담수련, 명상치료수련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대중화의 핵심은 수행과 교육”
● 불광사 회주 지홍스님
“1970년대 불광법회가 많은 불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것은 정기법회를 통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신행활동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불광법회의 중심은 수행과 교육입니다. 다만 신도들의 높아진 눈만큼 내실을 다지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뿐입니다.” 불광법회 회주인 지홍스님〈사진〉은 “도심뿐만 아니라 불교대중화에 있어 핵심은 수행과 교육”임을 강조했다.
“기복불교는 불교의 근간이 돼준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진정한 종교는 마음의 안정은 물론이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삶의 방향까지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 수행이 병행돼야 하죠.” 잠실법당을 개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84년부터 불광사가 자체 신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불광선원을 개원, 바라밀염송 위주의 수행틀을 벗어나 참선수행을 도입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 횡성 부근에 정진원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신도들에게 자연을 벗 삼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보현행원품을 100번 읽고도 한 번 실천하지 않으면 그 앎을 무엇에다 쓰겠습니까. 경전에서 본 구절을 줄줄 외는 학자보다는 그 가르침을 체득하기위해 노력하는 불자가 더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스님은 다양한 강좌를 개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10월 32주년 기념으로 준비한 불교의 눈으로 과학을 살펴보는 강연은 매회 100명이상의 신도들이 참여해, 많은 불자들이 불교의 현대화에 목말라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스님은 내년에는 죽음, 명상, 심리치료 등 여러 가지 주제의 특강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창립 32주년을 맞는 불광사.불광법회는 지금 새로운 도약을 모색한다.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중창불사가 그것. 회주 지홍스님은 “창건당시만 해도 서울시내에서는 큰 법회장을 가진 곳이었지만 30여년이 흐른 지금은 각지에서 찾아오는 신도들을 수용하기에도 부족하다”며 “2008년부터 불사를 시작해 2년 내 완공할 계획이며, 도심의 불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수행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 연 혁
- 1974. 9. 1 ‘불광회(佛光會)’ 창립
- 1974 11. 1 ‘월간 불광’ 창간
- 1975. 10. 16 대각사에서 ‘불광법회’ 창립
- 1982. 10. 24 잠실 불광사 개원
- 1987. 3. 1 불광유치원 개원
- 1999. 9. 1 인터넷 불광 홈페이지 개설
- 1999. 11. 14 불광 창립 25주년 및 월간 불광 300호 발행 기념 대법회 봉행
- 2003. 8. 17 불광교육원 개관
- 2004. 10. 4 불광 30주년 기념 고승초청대법회 봉행
- 2006. 10. 18 ‘과학, 생명 그리고 불교’ 초청강연 개최
[불교신문 2289호/ 12월23일자]
2006-12-20 오전 10:33:50 /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