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집 (자만)이 남긴 흔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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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03.20 조회6,800회 댓글0건본문
아집(자만)이 남긴 흔적
며칠 전 포교사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집에 오는 버스 안에서 움트는 매화 꽃을 보다가, 문득 옆에 앉은 사모님 얼굴을 봤습니다.(제가 팔푼이다 보니 불심행 보살님을 사모님이라 부릅니다)
제눈에 비추는 사모님 얼굴은 무언가에 흡족한 표정으로, 뭐든지 할 수 있으므로 세상 모두 다 내게로 오라는 당당한 눈빛이었습니다. (많이 과장했습니다)
몇 년전, 그러니까 7 ~ 8 년전에 저의 사모님 표정이나 눈빛은 저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는 의사표시로 항상 살모사 머리처럼 빳빳하게 저의 턱밑으로 들이대거나,
자기 혼자 잘났다고 우기는 멍청한 놈(미련한 놈이 쓸데 없이 고집부려 설명도 안되고 이해도 안되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막막한 상태)을 어찌 해 볼 수가 없어 무대책이 상책이라는 한심한 표정과 눈빛이었습니다.
그때에 우리 사모님 얼굴 색깔이 잠실 3단지에 있던 매화 꽃 처럼 늘 붉으스레 했는데, 그동안 제게 쏟은 정성과 가슴앓이를 넘긴 오늘의 붉으스레한 얼굴은 예전의 표정과 전혀 다른 커다란 큰바위 얼굴이었습니다.
애들만 남겨 두고 절에 나가는 것이 잘한 짓이냐, 가족이 모두 모여 있는데도 당신 혼자 집을 비울 수 있느냐, 종교가 가정 생활을 파괴하는 주범인걸 아느냐, 스님이나 절이라는 곳은 남으로부터 돈 뜯어 낼려는 곳인데 뭣 때문에 그런 곳을 찾아가냐, 내 이마에 바를 정(正)자 붙이고 살면 되지 자존심 있는 남자가 감히 누구에게 무릎을 꿇고 절을 하라고 하느냐….
오~~~~ 호 !!
우리 사모님 가슴 속을 엄청 긁어대다, 결국엔 종교에 미칠거면 결혼하지 말고 당신 혼자서 잘 먹고 잘 살지 결혼해서 뭣 때문에 새끼들 까지 고생시킬려고 작정했냐……..
아마도 제가 우리 사모님에게 이런 소리 들었으면 권투선수가 샌드백 때리듯 뒈질 때 까지 패거나, 다시는 소리 내지 못하게 닭 모가지 비틀 듯 사모님 머리통을 화 ~~~ ㄱ !!!
이런 저를 향해,
제가 잠든 꼭두 새벽에 절에 나가 제가 눈치 채지 못하도록 제가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직전까지 기도를 하고, 하루에 1만념, 2만념, 3만념….. 입이 아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1년이 넘도록 염불을 하고, 더 나아가 잠든 저의 머리 맡에 1년이 넘도록 3배를 하는 것도 부족해서 날마다 108배 그리고 천배, 만배...
14구 도반 여러분 !!!
만일 가정의 평화와 부부간의 갈등 해소를 택하였다면 틀림없이 그 보살님은 절에 나가는 것을 포기하였거나 다른 방편을 찾아 아주 편한 길을 찾았을 것입니다.
이는, 어떤 보살님의 노력이 대단하게 아니라 그 보살님의 믿음(신심)이 확고하였고,
또한 그 보살님의 전법이 대단한게 아니라 불교라는 종교적 또는 수행의 목표가 분명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멍청한 저를 무명에서 건져 올렸지요. (덕분에 저는 횡재 했쟎아요?)
오늘 포교사 교육 중 오산시의 대각사 주지로 계신 정호스님의 법문이 사모님을 생각나게 하더니 문득 스쳐 지나가는 매화꽃이 저를 반성하게 합니다.
14구 도반 여러분, 이웃이나 주변 사람에게 전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보살님, 거사님 가장 가까이 있는 짝꿍들을 가정 먼저 손잡고 불광사로 모셔오세요 !! 모셔오면 제가 염가로 써비스 잘해 드릴께요 ~~
그런데 14구 보살님 !!
제가 가지고 있던 아집(자만)의 결과가 남긴 것을 무엇일까요?
-- 곧 초파일입니다. 모두 모두 작꿍 손잡고 불광사에서 또 다른 역사를 시작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