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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 마음이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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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03.27 조회6,8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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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법구 - 마음이 부처


 나는 젊은 시절 종교에 관심이 없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만난 집사님의 영향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마땅히 놀 곳이 없어서 자주 그 집사님 댁 앞에서 떠들고 놀았다. 그때마다 애들한테 구정물을 뿌리며 욕을 해대던 분의 열렬히 기도하는 모습,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 같은 그 분을 보면서 어린 마음에도 ‘믿음과 실행이 다르구나’하며 씁쓸했었다.

 

 결혼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시어머니는 “우리 집안은 공을 많이 들인 집안이다. 너는 맏며느리이니 부처님을 잘 섬겨야 한다.”고 말씀을 하셨지만, 무조건적인 신심에 동화되지 못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49재를 절에서 모셨는데, 그 때부터 스님들과 친분을 맺게 되었다.


 그러다가 현재 중앙대 총장이신 박범훈 교수님으로부터 국악 찬불가 운동을 하자는 제의를 받았다. 찬불가를 부르면서 좋은 스님들, 불자님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레 불자가 되었다. 특히 들꽃같이 고운 불자님들을 뵐 때마다 ‘나도 저런 불자가 되어야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무엇보다 찬불가를 부르는 것 자체가 환희로웠다. 당장 쓰러질 것처럼 힘들때도 산사에서 찬불가를 부르면 마음이 맑게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산사에서의 법회가 생각난다. 그날 노스님이 법문하시는데 시끄러웠다. 이어서 내가 음성공양을 올렸다. 그런데 약속이라도 한 듯 조용히 노래를 듣고는 큰 박수로 환호하는 게 아닌가. 그러자 노스님께서 “보살님이 큰법문을 하고 다니는 군요. 앞으로도 음성공양을 열심히 해주시오.”라고 독려해주셨다.


 또 하나, 1992년 5월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발표한 창작국악교성곡 보현행원송(광덕 스님 작시, 박범훈 작곡)에 출연하였었다. 연습하다가 넘어져서 갈비뼈가 금이 갔고, 압박 붕대를 하고 공연을 했다.

 그 날 광덕 스님이 무대 위에 올라와 격려해주시다가 내가 아프다는 것을 아셨는데, 그 자리에서 계를 주고 혜명(慧明)이라는 법명까지 지어 주셨다. 무대에서 계를 주신 것은 처음 있는 일로 갈비뼈가 부러진 채 노래한 것에 대한 고마움을 그렇게 표현하신 거라며 다들 부러워했다.


 나는 ‘마음이 부처(卽心是佛)’라는 말슴이 제일 가슴에 와 닿았다. 이웃 종교에 비해 소극적인 것 같지만 그래서 불교를 더 좋아한다. 방송국이나 연극계에서 불자를 만나면 마음이 참 편하다. 종교라는 것이 잘못하면 또 하나의 탑을 쌓고, 오히려 자유를 구속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마음이 부처’라는 말씀을 보면서 ‘아!이거다. 이 말씀이야 말로 모든 종교를 포용하는 큰 지리다. 사람 마음 하나 닦자고 하는게 종교 아닌가. 마음이 부처라는 것만큼 큰 진리가 어디 있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이 부처님 것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도 부처라고 생각하게 되니 매사 긍정적이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해 못할 일이 없고, 어려운 것들을 헤쳐 나가는 힘이 저절로 생긴다.

 

 찬불가를 부르면서 맺어진 불교와 음성공양 덕분에 삶이 더욱 충만해졌고, 모든 일이 잘 되어가는 것같다. 희로애락에 휘들리지 않고, 고(苦)까지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게 된 것 또한 마음 부처의 묘법이리라.

 

 

김성녀 / 연극배우, 소리꾼,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학장


이 글은 월간 불광 2007년 4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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