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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즐긴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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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06.19 조회8,4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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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즐긴다. 고로 존재한다.

 

영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고 미니축구를 했다.

결론은 이제 실전에서 뛰는 것은 무리이고 보는데 만족해야 겠다는 것이다.

축구를 보면 참 정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공평하게 두 다리와 한 개의 심장을 가지고 뛴다.

성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지만,...

불교의 화두 중에 만법일귀(萬法一歸)라는 화두가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하나에 통달하면 모든 것에 통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영표 선수는 한 소식한 선사 같은 말을 한다.

이영표 선수가 말했다.

"패스 놀이에 푹 빠졌어요. 드리블보다 더 자극적인 흥밋거리를 찾았어요.

바로 패스에요. 최근 들어 패스야말로 진정 재미있는 놀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거죠.

그 맛에 푹 빠져 지내요."

깜짝 놀랐다. 자기 일을 이렇게 말하다니.

누가 자기 일의 한 부분이 정말 재밌어서 새로 발견했다고 말할까.

이건 어린아이들 몫이라 생각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들 영역이라 생각했다.

"너무 재밌다." 아이들은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몰두한다. 재밌으니까.

누가 시켜서가 아니다. 억지로도 아니다.

돈 때문은 더 더욱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재밌으니까.

그리고 미친다.

어른들은 거기에서 결과만 본다. 1등 했니? 상 탔니?

아이들은 그냥 재밌을 뿐인데. 생활에 찌든 우리들은 곧잘 말한다.

일을 재미로 하니? 연봉이 얼만데? 목구멍이 포도청이야.

우리들은 묻지 않는다. "이 일이 재밌을까?"

우리들은 찾지 않는다.

내게 재미있는 일이 뭐지?

아인트호벤과 계약 직후인 2003년 1월이었다. 이영표는 말했다.

"누가 많이 받고 적게 받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축구는 즐기면서 한다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해외진출도 보다 높은 수준의 축구를 즐기기 위해서 원하는 것뿐이다."

그는 항상 말했다. "축구 그 자체가 즐겁다."

그런 면에서 그는 축구에서는 한 소식한 스님인 것이다.

어른인 우리는 말한다. "마냥 즐거울 순 없다."

어른이 되면 말한다. "어떻게 즐거운 일만 찾냐? 일은 일이고, 노는 건 노는 거야."

우리들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놀기 위해 일한다.

농담처럼 말한다. "먹기 위해 산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면 그때부터 고역인 게.

그래서 ‘밥벌이의 지겨움’을 달래며 생각한다.

일은 일이다.

일은 밥벌이다.

즐겁지 않은 게 당연하다. 지겹지만 어쩌라고?

이렇게 생각한다.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왜 끔찍한가? 밥벌이는 왜 지겨운가?

나의 일은 왜 놀이가 되지 못하고 지겨운 밥벌이로 내 자신을 학대 하는가?

나는 왜 내 일을 즐기지 못하나?

나는 뭐가 재밌나?

어른이 된 우리는 묻지 않는다.

혹시 이 질문이 고개 치켜들까 얼른 TV를 켠다.

술을 마신다. 잠을 잔다.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스트레스도 높아진다.

올라가는 연봉 따라, 스트레스도 올라간다.

일은 더 고되고, 마음은 더 가팔라진다.

그리고 깨닫는다. 연봉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또 누군가는 생각한다.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성공해봤으면 좋겠다.

천재도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노벨상 물리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말했다.

"훗날 노벨상을 받게 된 연구를 그렇게 빨리 해낼 수 있었던 것도 내가 그 걸 가지고 놀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또 말했다.

"나는 그 전에 이미 상을 받았어요. 무언가를 발견하는 즐거움보다 더 큰 상은 없습니다."

무엇을 하든지 즐긴다는 것은 큰 행복이며 축복이다.

성공의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다.

성공했으나 허망하지 않은 이유인 것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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