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 마음의 밝은 불을 켜는 날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08.05 조회9,266회 댓글0건본문
하안거 회향을 축하드립니다. 여기 앉아 있는 이 시간은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여러분이 안거에 입재하고 회향하면서 오늘, 백중날 조상 뿐만 아니라 인연있는 모든 영가들을 천도하겠다고 여기에 앉아 있으니 얼마나 좋은 날입니까?
고정관념의 감옥에 갇혀서 꼼짝 못하다가 한 생각에 풀려 나오면 여러분의 조상뿐 아니라 인연 지은 모든 무명 영가들도 한꺼번에 다 풀려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풀려 나온다고 해서 영원히 풀려 나온 것은 아닙니다. 양파 껍질을 벗기듯이 감옥에서 풀려 나온 것 같으면 또 갇혀 있고 갇혀 있는 듯하면 또 풀려 나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벗겨 나가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는 중생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백중과 관련하여 불광선방을 지도하고 계시는 무각 스님의 글이 "법회와 설법"에 게재되었습니다. 글을 편집하여 홈페이지에 싣습니다.
참으로 여러분들이 이 도량에 와서 한 분이라도 그 경계를 넘어가면 저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부처님과 제불 보살님과 일체 성중들이 다 기뻐하고 옹호할 겁니다. 이건 진실이지 헛된 말이 아닌 줄 여러분이 아셔야 합니다.
항상 새로운 날
오늘이 백중이죠. 오늘은 일체 조상들과 인연된 모든 중생들을 90일간 정진한 힘으로 천도하는 날입니다. 하안거 90일 동안 정진한 그 공덕으로 조상님들을 천도하는 겁니다. 그래서 오늘 참으로 기쁘고 기쁜 날이며 또 다시 시작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오늘 회향 잘 하면 새로운 날이 열리고 내일이 또 헌날이 되면 또 다시 새로운 날을 열어 끝없이 펼쳐 나가다 보면 여러분이 우리 부처님 같이 툭 트인 대자유인이 되지 않겠습니까?
일체 불이 이 허공 중에 끝없이 있습니다. 그것을 순간 순간 느끼지 못하고 알지 못하고 스스로 깨닫지 못해서 스스로 모를 뿐이지 항상 같이 하고 있습니다. 허공 중에 틈이 없이 일체 제불이 가득 차 있어서 일체 제불이 내 마음과 둘 아니게 전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 체험해 보면 알게 될 겁니다. 이미 항상 연결되어 있는데 스스로 모를 뿐입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믿고 활용해서 쓰는 사람은 자유롭게 쓰고 그것을 믿지 못하고 스스로 쓰지 못하면 고통스러운 겁니다. 그 차이 밖에 없습니다. 오늘 천도재 지내고 전부 자유롭게 나가 보십시오.
백중, 마음의 밝은 불을 켜는 날
백중은 마음의 밝은 불을 켜는 날입니다. 마음의 불이 밝아지면 그 밝은 힘으로 조상님들을 다 천도할 수 있고 얽매여 있는 것을 벗어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고통받고 업식으로 힘든 이유는 무엇때문입니까? 그것은 스스로 묶여 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착각을 놓기가 어렵습니다. 형상으로 이 모습에 끄달리는 사람은 그 모습을 벗어나는 것이 극히 어렵습니다. 마음이 밝아지면 집착하고 애착하던 마음들, 고집하던 마음들이 저절로 탁 놓아져서 놓고 갑니다. 그러면 자기가 걸려 있는 것이 저절로 풀리게 됩니다.
조상천도는 중요합니다. 조상은 나무의 뿌리와 같습니다. 여러분이 나무라 하면 조상은 그 뿌리입니다. 뿌리가 있음으로 지금 나라는 나무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푸르르게 사는 것은 누구의 덕입니까? 뿌리로 인하여 나무가 푸르르게 사니까 뿌리의 덕이죠. 스스로 시들시들하게 시들어서 인생을 걸어가는 사람도 있고, 누렇게 떠서 인생의 걸음을 걷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그렇습니까? 뿌리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그 뿌리를 잘 돋구어주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것이 바로 조상을 위하는 길입니다. 조상을 위한다는 것은 그 뿌리에 물을 주는 것과 같습니다. 저절로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조상에 문제가 생기면 후손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문제가 생기고 힘들다면 조상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셔야 됩니다.
이치로 따져서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결과가 안좋으면 결과가 나오기 이전 원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어떤 원인을 지어서 지금 결과가 안 좋은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원인은 또 어디에 있습니까? 과거의 원인으로 다시 돌아가서 찾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현재가 그대로 과거의 원인입니다. 지금이 결과인 동시에 예전에 지은 모든 종합된 결과입니다. 그 결과가 지금 현재 나타나는 것입니다. 지금 한 순간 한 생각에 마음을 밝게 가지면 과거가 밝아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과거를 돌아가는 것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지금 한 생각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무명 영가 천도를 해야 하는 이유
백중에 각 신도분 가정의 선대 후대 일체 조상 영가님들과 선대 후대 일체 무명영가들과 신도분과 인연된 일체 무명 영가들과 천도재를 함께 봉행합니다.
왜 무명 영가들도 천도해야 할까요? 우리는 끝없이 관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어떤 일을, 어떻게, 얼마나 많이 서로 관계 맺어서 업을 지었는지 알 수 없죠. 무명 영가들이 나와 무슨 상관있냐교 물으시는 분이 있습니다. 모두 상관됩니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넘어지면 일으켜 세워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사람이 쓰러져서 곧 죽게 생겼어도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현재 나타나고 벌어지는 여러 현상을 보면, 무슨 원인으로 지금 결과가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죽을 일이 생겨도 인연을 잘 지어 놓으면 묘하게 사는 도리가 생기게 됩니다. 선업을 짓지 않으면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백중 날 백 가지 하얀 마음으로 모든 인연된 영가들을 천도하시기 바랍니다. 하얀 마음이란 그야말로 함이 없는 마음입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 무조건 베푸는 마음이 하얀 마음입니다.
하얀 마음을 가지고 모든 인연된 영가들을 천도하시는 것은 모두 여러분 마음에 달렸습니다. 모두 한마음이 되어서 하면 얼마나 좋습니까.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하십시오. 여러분 스스로의 마음 가지고는 안되니까 어디다 놓고 하느냐. 여러분 자기 자성 성품 자리에 전부 맡기고 자기 주인공 자리에다 일체를 맡기고 자기는 정성껏 임하는 것입니다. 그 곳에서 일체가 다 돌아갈 수 있게 모두 몰록 맡기고 한번 무심(無心)으로, 말 그대로 무심으로 한번 임해 보십시오. 그러면 한 순간에 은혜를 다 갚아 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말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듯이 그렇게 한 순간에 갚는 것입니다.
또 다시 시작, 정진
오늘 백중의 의미를 여러분이 한 번 깊이 새겨 보세요. 조상을 생각하고 밝은 곳으로 천도시키려는 마음이 바로 자기 뿌리를 생각하는 마음이죠. 그러니까 조상을 생각하는 순간, 자기 뿌리와 연결되어 있어서 조상이란 방편을 가지고 자신의 본질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리고 나와 인연된 모든 영가들을 생각하는 순간 마음이 베푸는 입장이 되어서 넓어져 버리거든요. 자기가, 찰나에 그렇게 넓어져 버리는 거죠.
이런 도리를 알고 이렇게 마음을 항상 쓰신다면 아마 모든 것을 다 성취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백중 합동 천도재를 맞이하여 여러분과 제가 한 번 깊이 생각하면서 넘어가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서로 깊이 정진하고, 또 지금이 해제라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끝이면 다시 시작이니까 물러서지 말고 정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