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사 순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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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7.09.22 조회9,858회 댓글0건본문
선방 대중공양대신 금강산사를 돌아보며 우리 선사들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회주스님의 인사말로 시작된 순례... 다녀온 지 이틀이나 지났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가슴 깊이 더해가는 감동이 있다... 그래서 추억은 아름답게만 그려지나 보다...
낙산사 - 화암사 - 건봉사 - 신계사의 1박2일간의 일정으로 이루어진 이번 순례길에는 불광버스 한 대에 회주스님을 모시고 보살님들 40여분이 함께 했다. 낙산사에서 건봉사까지는 강원도 남측의 절이며, 건봉사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 일찍 북측으로 넘어가서 금강산 산행을 하고 신계사에서 예불을 드리는 것으로 일정이 마무리 되었다.
이 일정은 조계종 문화 사업부에서 신설된 관광코스로 우리 불광보살님들이 최초로 시범 순례길에 오르게 된 것이다. 잠자리가 좁고 쾌적하지 못해서 좀 불편했지만 앞으로 이 부분만 보완된다면 1박 2일의 즐거운 일정이 될 것 같다.
한창 복원 공사중인 낙산사 원통보전입니다.
낙산사의 건칠관세음보살님은 아직 원통보전으로 옮겨 가시지 못하고 있었지만 채색이 한 창 중인 원통보전은 제법 겉모양이 갖추어져 있었고, 내부에는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깊숙이 파여 있는 구덩이에서 타임캡슐(?-복장이겠죠!)을 볼 수 있었다. 신기했다...!
화암사 앞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암석 봉우리는 보기에도 신비스러움이 넘친다. 그래서 얽힌 이야기도 많은데...절 명칭도 화엄사에서 화암사로 바꾸었단다.^^
건봉사는 유일한 염불사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찰들은 선원이거나 율원인데 반해서 건봉사는 염불사찰인 것이다.
그래서 건봉사 스님들은 저녁예불 마친 후에 대웅전을 우리에게 비켜주시고, 부처님 진신치사리를 모셔둔 요사채?에서 염불을 하시는데 밤 늦게 울려 퍼지는 힘찬 염송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다음날 새벽에도 사리 친견하러 갔다가 사리 앞에서 북과 징을 치며 관세음보살을 정겹게 염송하시는 노스님을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져서 합장반배를 연거푸 하고서 나왔다.
건봉사에 도착하자마자 법당 주변을 돌아보며 극락전과 대웅전을 이어주고 있는 능파교를 건너 적멸보궁에 가서 종모양의 사리탑을 감상하고 왔다. 적멸보궁에 들어가서 회주스님도 보시함에 보시를 하시는데 그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스님으로부터 여기 저기 주변 설명들도 잘 들어 두었는데...기억력이... ㅠ....
‘금강산화암사’라는 팻말이 붙어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화암사가 있는 곳을 금강산이라고 하기에는 어렵고 태백산맥의 끝자락이자 금강산자락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건봉사’에서 모아지는 기운을 가득 받으며 참선을 해보자고 하신 회주스님과 함께 저녁예불 후에 참선정진의 시간을 가졌다. 편안해지는 이 기분 같아서는 참선을 하며 밤을 지 샐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다음날을 위해 잠을 청했지만 잠도 오지 않는 밤이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바라본 하늘의 별도 너무 커서 잊어지지가 않는다.
아침 일찍 서둘러서 금강산으로 향했다. 금강산 봉우리들이 서서히 자세를 드러내는데 여느 산새들과 분위기가 틀렸다. 웅장한 기백이 넘친다.
여기가 금강산이구만요......
금강산 산행에 앞서.. 벌써 금강산을 3번이나 다녀오셨다는 회주스님은 다시 태어난다면 구룡연의 선녀로 태어나고 싶다고 하시는데...^^
그런데 아쉽게도 그 곳을 놓쳤다. 구룡폭포까지도 1시간 30분정도 걸려 올라갔는데 거기에서 30분정도 더 가야지만 볼 수 있는 구룡연을 시간에 쫓기어 가보지도 못하고 내려와야만 했기 때문이다.
9개의 연못이 층층이 자리 잡고 있는 듯... 구룡연의 아름다운 광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노라고 재빨리 다녀온 보살님들에게서 이야기만 전해 들었다. 생각 할수록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어 다시 금강산에 오게 되면 구룡연뿐만 아니라 중간 중간에서 북측사람들이 팔고 있는 빵도 꼭 먹어보고.. 물 없이도 잘 넘어가는 정말 맛있고 부드러운 빵이었다고 한다!.. 음료수도 사 마시며 여유를 즐기며 다녀오고 싶다.
“금강산의 물이 왜 이렇게 옥빛인지 아십니까? 그건 바위가 워낙 많아서 흘러내리는 동안 멍들었기 때문입니다!
ㅎㅎ 그건 농담이고...~” 우스갯소리를 적당히 섞어가며 재밌게 안내해주던 북한 안내원 아가씨의 멘트도 다시 듣고 싶다.
그리고 목련관에서 점심을 먹으며 잠깐 맛보았던 ‘탁주’도 가득히 사와서 북한의 막걸리가 얼마나 맛있는지 맛보여 드리고 싶다.
구룡폭포에서도 젊은 청년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어디서 왔는지 어는 단체에서 왔는지 주부냐며 자연스럽게 물어보는데 오히려 내가 긴장했다. 정말 선하고 호감 가는 인상이었는데...말 그대로 우리와 다르지 않는데..우리 민족인데...왜 그렇게 다른 나라 사람 대하듯이 다르게만 보려고 했는지...정말 속상했다. 이제는 내가 먼저 따뜻한 미소로 북한 안내원들에게 웃어주고 싶다.
신계사 스님께서 북한 사람들은 우리와 이념이 너무 달라서 종교를 받아들일 수도 없을뿐더러 우리가 예전에 6.25때에 다른 나라로부터 물자나 의료지원을 받아들이며 타종교를 받아들였듯이 그렇게 북한 사람들에게 접근하면서 좋은 이미지로서 불교를 먼저 심어줄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앞으로...오며 가며 군사 분계선을 지나면서 차 창 밖 너머로 보이는 북한의 집과 주민들을 보며 느껴지는 답답함이 더 이상은 없었으면 좋겠다.
빨리 통일이 되기를 기원하며... 비오던 날의 추억을 마친다....
보너스: 금강산을 찍는 회주 스님을 찍은 사진
비오는...드문 날의 여행이어서 더 높은 기쁨을 맛 볼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선방 입선보살님의 말씀을 뒤로 하면서...
글: 화엄심 / 사진 : 화엄심, 묘정현, 청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