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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입시에서도 종교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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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9.07.22 조회18,6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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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대학입시에서도 종교차별
서울여대, 입학사정관 자격에 기독교인 제한
종자연 “국민혈세, 선교의 도구로 전락” 비판
“종교 자유 침해”…대학 측 “건학이념 추구”
기사등록일 [2009년 07월 16일 18:20 목요일]
 

서울여대가 신입생의 입학업무를 담당하는 입학사정관의 응시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해 ‘종교편향’ ‘종교-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를 들여 뽑는 입학사정관을 선교의 도구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입학사정관제도란 대학이 입학업무만 담당하는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채용하여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이에 입학사정관이 학생부 등 계량적인 성적뿐 아니라 개인 환경, 특기, 대인관계, 논리력, 창의력 등 잠재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의 합격 여부를 가리도록 하고 있다.

서울여대는 지난 7월 10일 홈페이지에 입학사정관 모집 요강을 발표했다. 모집 요강에 따르면 ‘기독교인으로 교회를 출석하는 자’로 입학사정관의 응시자격을 제한해 미션스쿨의 건학이념에 맞는 입학사정관을 뽑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세례증명서나 교회출석증명서를 제출서류 목록에 포함시켰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 정부의 지원을 받는 서울시내 사립대 가운데 종교적 건학이념을 내세운 대학은 가톨릭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7곳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입학사정관을 특정 종교인으로 선발하는 곳은 서울여대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학 측은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조치”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성적보다 잠재력과 적성을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노리는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입학사정관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은 기독교를 믿지 않는 대다수 수험생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동국대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 오택원 교장은 "기독교 수험생을 선발하지 않을 거라면 굳이 입학사정관의 자격을 기독교인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다. 대학 측의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학사정관부터 기독교인으로 제한한 것은 편협한 종교 이기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7월 15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입학사정관 지원 사업과 관련해 정부 재정지원 대학과 입학사정관을 40개 대학 203명에서 2010년 대학입시에는 47개 대학 360명으로 크게 늘릴 예정이다. 또 신입생도 지난해 4555명에서 4.5배 늘어난 2만 695명으로 대폭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대로 입시가 진행된다면 서울여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에서 종교에 의해 학생을 선발하는 사태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에 따라 교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해 2007년 20억, 2008년 157억, 2009년 236억으로 매년 지원금을 확대한 마당에 서울여대 같이 노골적으로 이를 선교에 이용할 경우 국민 혈세가 고스란히 선교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공동대표 박광서, 이하 종자연)는 7월 16일 성명에서 “특정종교인만을 채용하는 일에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정교분리 위반”이라며 “건학이념을 빌미로 특정종교인만을 선발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종자연은 특히 “대학은 사회의 공공자산이기 때문에 국민의 세금을 지원해도 국민들이 인정한다”며 “이런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중요한 책임을 받은 입학사정관을 특정종교인으로 선발한다는 것은 국민의 종교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헌법파괴, 종교차별 종식 범불교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된 승원 스님은 “특정종교인으로 선발된 입학사정관은 수험생에게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포기하게 만드는 강압적인 제재 조치”라며 "이런 문제의 올바른 선례를 남기는 차원에서라도 이 문제는 즉각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승 기자 sshoutoo@beopbo.com

다음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성명서 전문.

 

특정종교인만을 채용하는 일에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정교분리 위반

서울여대가 입학사정관을 모집하면서 대상을 특정종교인으로만 제한한 것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는 국민들이 많다. 특히 대학 입학을 앞둔 학생이나 학부모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2010학년도 입시에서는 입학사정관제로 47개 대학이 2만여 명을 뽑는다. 작년에는 40개 대학에서 4천여 명을 선발했다. 무려 4.5배나 늘었다. 이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에는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다.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하여 서울여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부예산을 지원받는 대학이다. 그런데 교과부는 그런 자료가 없다고 연구원의 정보공개청구에 비공개 결정통지를 보내왔다.

공정하다고 믿기 어려운 입학사정관제도

입학사정관제는 성적위주의 학생선발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 등 다양한 능력과 소질을 평가해 선발하는 제도이다. 내용으로만 보자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학생을 평가하고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채용이 대학에게 맡겨져 있다는 것이 대학으로 하여금 다른 속내를 갖게 한다. 학교의 입장에서는 부유층의 자녀를 선발하고 은근히 학교발전기금을 요구한다든지, 건학이념을 빌미로 특정종교인만을 선발한다든지, 학생의 선발을 미끼로 학교와 관련된 정계나 재계 또는 정부기관의 고위인사들에게 로비를 할 것이다. 삼척동자라도 예견할 수 있는 유혹이다.

이미 이런 우려 때문인지 교과부나 입학사정관제 도입 대학에서 공정성 시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애써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신뢰가 가진 않는다.

신뢰를 공식적으로 무너트린 사례가 서울여대이다. 국민의 혈세를 지원하는 서울여대가 입학사정관을 특정종교인으로 뽑겠다는데, 교과부 담당자는 해당 대학의 소관일 뿐이라고 한다. 공정한 입학사정관제 운영을 관리, 감독해야 할 교과부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특정종교인으로 입학사정관 채용 응시제한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

교육의 공공성을 얘기하지 않더라도, 대학은 사회의 공공자산이다. 그러기에 국민의 세금을 지원해도 국민들이 인정한다. 이런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중요한 책임을 받은 입학사정관을 특정종교인으로 선발한다는 것은 국민의 종교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적인 행위이다.

그 학교에 입학사정관으로 원서를 내고자 하는 이에게는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고, 그 학교에 입학하려는 학생에게는 특정종교인으로 선발된 입학사정관으로 인해 자의든 타의든 개인의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를 포기하도록 강요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결국은 대학 입학의 문을 좁게 하여, 진학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지난 2007년에 한동대에서 해직된 교수의 진정사건을 통해 “교수 채용 시 응시자격을 실질적으로 기독교인으로 제한하고 있는 관행을 시정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여대뿐만 아니라 일부 종교사립대학에서 입학사정관을 채용하면서 특정종교로 응시제한을 명시하거나, 그러한 의미를 뜻하는 애매한 무구를 삽입한 경우가 있다. 빨리 철회하고, 공정한 채용을 실시해야 한다.

교과부 역시 이미 이러한 채용을 시도하고 있건, 징후가 보이는 대학들에 대해서는 지도, 감독을 아까지 말아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시도하는 좋은 정책이라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야지 시작부터 국민들의 의심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강의석 상고심 판결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초중고등학교는 더 심각하다. 학내 종교자유침해 공익소송이 진행 중인 강의석 학생이 상고이유서를 제출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 그 와중에도 지속적으로 학교에서 강제 종교교육이 이루어지고, 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줄지 않고 있다. 교육청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여대와 같은 종교사학의 그릇된 생각 때문에 발생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해 줄 곳은 이제 대법원뿐이다. 사회통합과 소통을 위해서라도 강의석 상고심에 대한 대법원의 조속한 판결을 다시 한 번 기대한다.

2009. 7. 16
종교자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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