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랑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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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09.11.16 조회19,569회 댓글0건본문
큰사랑을 합시다
부처님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과 같이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중생을 자비로서 보호한다. 《출요경, 무상품》
전쟁에 참여했던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저는 무사합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친구와 같이 있어요. 그 친구는 외눈, 외팔, 외다리입니다. 친구가 갈 곳이 없어요. 함께 집으로 가겠습니다.”
어머니는 대답했다. “그래, 도와야지, 잠시 동안 머물게 하여라.”
아들은 다시 말했다. “아닙니다. 잠시가 아니라 영원히 함께 있고 싶습니다.”
“아들아 그건 안 된다. 그는 너에게 짐이 될 뿐이야.”라고 어머니가 대답한 순간 전화는 끊겼다. 그리고 며칠 후 자살한 아들의 시체가 도착했다. 외눈, 외팔, 외다리인 채로....
우리의 사랑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 잘 말해주는 이야기이다. 우리의 사랑은 나와 가족의 범위를 넘기 힘 든다. 그러나 가족에 대한 사랑을 조금만 넓혀 보면 이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지 한 번 생각해 보자.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한 솥 단지 가득 묵을 쑤라고 하였다. 묵이 눌지 않으려면 부지런히 저어야 하는데 묵이 다 되기까지는 거의 하루 종일 걸렸다. 며느리는 처음에는‘시어머니가 나를 골탕을 먹이려 작정을 했나. 왠 묵을 이렇게 많이 쑤라는 것인가.’ 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유난히 묵을 좋아하시던 친정어머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얼마나 묵이 잡숫고 싶으셨으면 이렇게 많이 쑤겠나.’하고 생각을 바꾸었다. 그러자 시어머니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은 사라지고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라고 생각하니까 금방 마음이 이렇게 달라진 것이다.
가족 간에 가장 흔한 갈등이 바로 고부간의 갈등이다.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친정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한다면 그 가정은 평화로울 것이다. 아들이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며느리에게 잘 해 주어야 한다. 남편을 사랑한다면 시어머니께 감사하고 효도해야 한다. 고부간에 갈등이 생기면 누가 가장 힘든가. 아들이다. 남편에게 사랑 받고 싶으면 시부모님께 잘해야 한다. 자기 부모에게 잘하면 미운정도 고와진다고 한다. 지금 남편에 대한 고운정만 믿고 시부모님 홀대하면 결국은 남편과도 원만해 질 수 없다. 또 자기 아들 귀한 생각만 하고 며느리를 구박하면 결국 아들을 불편하고 불행하게 하는 일이다. 사람이 모여 있는 집단 내에서 화합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화합은 사랑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 의지하고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울타리를 둘러쳐 놓고 이 것은 내 것, 저것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 하고 선을 긋고 산다. 그리고 그 테두리 밖의 일에 대해서는 관심도 같지 않는다.
바다에 유조선이 침몰한 것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 할 지 모르지만 거기서 오염된 해산물이 내가 먹는 밥상에 오를지 모를 일이다. 동남아시아에서 불이나 대기가 오염되면 우리의 대기도 영향을 받는다. 봄철의 황사현상도 중국에서 일어난 먼지바람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은 나와 관련이 없는 것은 없다.
그런데도 나와 내 가족에 묶여서 울타리 안의 행복만을 추구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좀더 시야를 넓혀 나와 내 가족에서 벗어나 이웃들에게도 그 사랑을 나누어야 한다. 모든 젊은이는 내 자식이요, 모든 어른들은 내 부모요 형제자매라고 생각해 보자.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 한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나, 길을 묻는 이에게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일, 무거운 짐을 나누어 드는 일,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해 주는 일로 마음이 따뜻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