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사회평화를 조성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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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0.08.22 조회21,724회 댓글0건본문
소통이 사회평화를 조성 한다
불기2554년 8월19일 지홍스님
지금 우리사회는 갈등이 첨예하다. 빈부의 갈등, 보수와 진보의 갈등, 지역갈등, 한미FTA, 학생들의 무상급식, 4대강개발사업, 천안함 사건과 남북화해 문제를 놓고 국민과 정부가 서로 대립갈등을 하고 있다.
이 복잡한 갈등 때문에 우리사회의 경제손실이 1년에 200조원 이라고 한다. 지금 이 극한의 갈등원인은 국민과 소통 없이 국가정책을 정권이 강경하게 밀어붙이는 정부의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불교계에서는 이 같은 사회적 갈등문제의 해법을 원효스님의 ‘화쟁사상’에서 찾고자 조계종 화쟁위원회를 발족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의제를 4대강문제로 정하고 7월에 사업구간인 낙동강의 구미보와 상주보, 영산강을 방문해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시민단체와 정부측 얘기를 들었다.
시민단체나 정부측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사람들은 처한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의견을 달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은 어디나 갈등과 대립의 소지는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사는 일 자체가 대립갈등과 화해의 끊임없는 반복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요한 건 갈등과 대립 그 자체보다는 갈등과 대립을 보는 시각과 풀어가는 방법이다.
원효스님의 화쟁론은 다른 생각이나 의견, 대립을 배제하지 않는다. 높은 산이 깊은 골짜기를 품듯이, 和(화합)와 諍(대립)을 따로 뗄 수 없는 한 쌍으로 본다. 그것은 밤과 낮이, 남자와 여자가 그렇듯이 다르지만 서로와의 관계성 속에 있는 존재양식인 연기법이다. 화쟁은 다르지만 서로 맞닿아 언제나 소통의 가능성으로 열려있는 세상의 이치, 순리를 따르는 삶의 방식이다. 바람이 불면 일파만파(一波萬波) 파도가 일지만 그 파도는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그 일심(一心)의 바다, 거기서 언제나 화해(和解)하고 회통(會通)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화쟁은 논리적 당위에서 답을 구하지 않는다. 화쟁의 해답은 지금 여기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 시대적 요구인 진정한 민심(民心)에 있다. 화쟁은 이론이 아니다. 화쟁은 그물코처럼 연결되어 있는 세상의 구조 속에서 서로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는 삶의 방식이다.
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틀에서 삶을 이해하고 또 살아간다. 그래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것은 틀렸다고 단정하고 거부한다. 만약 거기에 이해(利害)가 개입된다면 대립구도는 더욱 심화된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삶의 방식 속에서 만족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겉으론 소통과 섬김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삶은 소통과 동떨어진 곳에 있다.
정부는 강경일변도로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경색된 분위기 속에 불신과 불만 등 부정적인 공감대가 팽배해 있다. 정부는 주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래서 반대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까지 이해시키고 설득해내야 한다. 왜냐하면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 최상의 해답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이 소통하는 사회,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