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8년 5월 관음재일 법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4.06.24 조회33,064회 댓글0건본문
2014년 6월 21일 토요일, 불기 2558년 5월의 관음재일법회가 열렸다. 세월호의 아품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가뭄으로 국토가 신음을 할 때, 간간히 국지적 소낙비가 온다고 소식이 전해졌다.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 듯, 자비하신 관음보살의 원력에 기원을 하며 보광당에 들어 섰다. 이런 불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듯 관음 법어는 마음을 닦고 수행에 정진하라는 <천수경>의 도량찬이다. 언제나처럼 본공스님의 맑고 청정한 목소리로 법어를 설명하셨다.
다음은 법어를 설하시는 본공스님의 법어의 부언 설명을 덧붙인다.
관음의 법어 도량[道場]을 찬탄합니다 천수경의 도량찬[道場讚] 주지 본공 스님
도량청정무하예 道場淸淨無瑕穢 도량이 청정하여 티끌없으니 도량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하나도 없고 도량청정道場淸淨 - 도량은 수행을 하는 성스러운 장소를 말하는데, 이런 의미로 쓰일 때는 ‘도장’이 아니라 ‘도량’으로 발음합니다. 절이라는 공간이 대표적인 도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도량은 통상적으로는 ‘공간’을 뜻하는 단어인데, <천수경>의 앞뒤 맥락을 보면 ‘도량찬’의 도량은 내 자신의 (<천수경>을 독송하는 모든 사람의) 불법을 찬탄하고 발원하는 마음이 일어나는 마음의 밭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디 법당만이 수행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내가 있는 곳이 어디건, 주변 환경이 어떻건, 내 마음의 본래 성품인 불성(佛性)을 회복하는 것이 불법의 근본입니다. 그러니 절에 가면 조금 정신이 나고, 집에 오면 바로 망상과 집착에 사로잡혀 부처님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이거야말로 불교를 잘못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만에 하나 기도는 반드시 법당에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 ‘어디까지가 법당입니까?’하고 물어 보십시오. ‘도량청정무하예’라는 구절은 ‘도량이 청정하여 더러움이 하나도 없고’라는 뜻입니다. |
“도장과 도량의 차이는 도장은 몸을 수행하는 장소이고 도량은 마음수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광덕스님은 마음을 닦는 도량을 법등이라고 말하셨습니다. 이때의 법등은 불자가 수행하는 모습으로 마음수행을 거쳐 정진하며 나아갈 때, 모든 불자가 법등이 되기 때문에 도량은 법등을 일으키는 곳이라 보았답니다. 도량에서의 수행은 법등을 잘 가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에 티끌이 없다고 하는데 ‘천당에는 티끌이 없을까요? 다른 말로 하면 극락에는 나무가 있을까요 없을까요?’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이곳과 극락은 같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지요. 어느 초등학생이 천당이란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누가 밥을 먹여주고, 옷을 입혀주고, 숙제도 대신해주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주위에서 알아서 해주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러분도 그런 생각을 하지요? 아무 근심걱정 없고 편안한 곳이 극락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아는 분 한분이 교통사고로 입원을 하였다하여 병원엘 찾아 갔더니 그곳이 바로 극락이더군요. 왜냐구요? 환자가 온 몸이 마비가 되어 가족들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다 해주니 그곳이 극락 아닙니까?”
삼보천룡강차지 三寶天龍降此地 삼보님과 팔부성중 강림하소서 삼보와 천룡이 강림하시고 삼보천룡三寶天龍 - 불 ․ 법 ․ 승 삼보, 천룡(天龍)은 하늘에 있는 불법을 옹호하는 신으로서의 용을 말합니다. 동양의 용은 본래 바다에 사는 것이 원칙이고, 용이 하늘로 승천(昇天)하면, 그 용이 이미 동물로서의 용이 아니라 악에 맞서 인간을 지키는 선신(善神)으로 승격이 됩니다. 바다의 용이 하늘로 오를 때 모습을 ‘용오름’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바다에서 일어나는 ‘토네이도’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요. 때를 놓치거나 능력 부족으로 용오름에 실패한 용이 ‘이무기’라고 불리는 것은 다 아실 겁니다. <천수경>의 용은 승천에 성공한 능력 있는 천룡이, 내가 불법을 받드는 도량을 옹호하기 위해 땅으로 내려 왔다는 말씀입니다. ‘삼보천룡강차지’라는 말은 ‘삼보와 천룡이 강림하시어, 이 자리를 보호해 달라’는 말입니다. |
☛ 팔부신중[동의어 팔부신장(八部神將), 팔부중(八部衆), 천룡팔부(泉龍八部), 용신팔부(龍神八部)]
①천(天): 초인적인 신이다. ②용(龍): 용신 또는 용왕이라 하며 팔대 용왕이 있다. ③야차(野次): 위덕(威德)이라 일컬으며 날래고 포악하여 사람을 괴롭히기도 한다. ④건달바(乾達波): 항상 향만 먹는 천상의 음악신이다. ⑤아수라(阿修羅): 싸움을 일삼는 전투신으로 항상 제석천과 싸운다고 한다. ⑥가루라(迦褸羅): 금시조로서 용을 잡아 먹는다는 신이다. ⑦긴나라(緊那羅): 인비인(人非人) 가신(歌神)으로 번역되며, 사람인지 짐승인지 일정치 않고 노래하고 춤추는 신이다. ⑧마후라가(摩喉羅迦): 사신(蛇神)으로 몸은 사람과 같고 머리는 뱀의 모양인 신이다.
이 팔부신장은 법화경, 화엄경, 무량수경, 대반야경 등의 대승경전에 항상 등장하여 법회 자리를 수호한다. 특히 경전의 끝 부분에서는 "팔부중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환희하며 용약한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본래 인도의 재래신이었을 때는 사악한 신들이었으나, 부처님께 발심귀의하여 선신(善神)이 된 이후로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과 위덕을 진심으로 공경하고, 그 가르침을 온전히 보호하고자 하는 불교호법 선신의 대표적 상징이 되었다.☚
아금지송묘진언 我今持誦妙眞言 제가 이제 미묘진언 외우옵나니 내 이제 미묘한 진언을 읽어니 묘진언妙眞言 - 진언을 밀교의 수행법, 고려대장경에 수록된 경들을 보면 진언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습니다. 더욱이 ‘이런 진언이 과연 미묘하고 신통해서 깨달음에 이르게 해줄 수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밀교 수행을 하는 분들은 의심 자체를 반박하겠지만 한편으론 독충(毒蟲)에 물렸을 때 이런 진언을 외우면 된다는 경전의 말을 그대로 믿으라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개념과는 달리 <천수경>의 ‘아금지송묘진언’은 ‘신묘장구대다라니’라는 ‘묘진언’을 읽었다는 뜻입니다.
원사자비밀가호 願賜慈悲密加護 크신자비 베푸시어 가호하소서 원컨대 은밀한 가호와 자비를 베푸시고 가호加護 - 가호라는 말이야 말로 전형적인 종교언어입니다. 불교에서는 실은 ‘가호’라는 말보다 ‘가피’라는 말이 더 일상적으로 쓰여 집니다. 불공 축원을 할 때도 ‘불 ․ 보살의 가피가 있길’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종교적 용어는 거의 불교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가언이 아닙니다. ‘예배’ ‘장로’ ‘가호’ 등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렇다고 불교가 우쭐해 한다면 그건 유치한 생각입니다. 무려 1,6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불교에서, 다른 종교들이 몇 가지 용어를 차용하거나 응용하여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은밀한 가호와 자비를 베푸시고’라는 이 대목을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이미 독송했으니, 이제 내게 가피를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여러분들은 팔부신중 중에 건달바라는 말을 들어 보셨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건달’이라는 말은 바로 이 건달바에서 왔습니다. 많은 용어들이 불교용어인 것은 잘 아시지요? 그런데 요즘 경을 한글화 한다고 한자를 우리말로 번역을 하는데 혹시 ‘죽사리바퀴돌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나요? 무슨 뜻이냐면 ‘생사윤회生死輪廻’의 번역이랍니다. 아직 초보단계의 번역인데, 불광사에서 하는 광덕스님의 번역이 가장 자연스럽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지요? 여러분들의 기도도 이 팔부중과 같이 찬탄하고 발원을 하여야 합니다.”
스님의 쉽고 재미있는 법어가 끝나고 문화공연으로 불광사 아카데미 ‘오카리나 연주팀’의 오카리나 연주가[①아리랑 ②사랑하면 할수록 ③제주도 가는 길 ④향수] 시작되었다. 4곡의 연주실력이 대단하였고, 사회자가 오랫동안 갈고 닦은 대단히 우수한 실력자들이며, 오카리나 연주팀에서 수강생을 모집하니 많은 참여를 부탁하는 소개도 있었다. 연주자들은 많은 대중공양을 통해 자신감과 안정감있는 연주를 해내었다. 이 기사를 통해 더욱 더 높은 발전과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