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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관음재일 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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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광사 작성일2014.11.20 조회32,7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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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四方)을 찬탄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란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은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읍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라는 시가 세월호의 참극으로 대한민국을 트라우마에 빠지게 한 오월의 아픈 정서가 오브랩이 되어 떠오르는 불기 2558년 4월 23일 관음재일이다. 이상적인 순수서정시에 아름다운 시어를 수놓은 듯 펼친 시가 붉은 목련꽃의 핏빛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휘감고 있어 결코 밝은 마음으로 법회에 참석할 수 없을 것 같은 관음재일이나, 보광당의 침묵이, 관음의 법어를 기다리고 있는 침묵이 관음재일 참가자들의 마음을 스스로 정화하고 있다.

4월의 법어는 사방(四方)을 찬탄합니다로 찬탄의 참뜻을 헤아려 보는 법문이다. 본공스님은 법문을 이렇게 풀어 갔다.

 보광당 모습

 "천수경에서 신묘장구대다라니 후에 바로 사방을 정화하고 찬탄하는 의식(儀式)인 사방찬이 등장합니다. 천수경의 시작부에 오방내외 안위제신 진언 즉 동서남북, 중앙, 위아래 등 모든 곳에 계신 신들을 안위하는 진언이 있는데, 사방찬도 그 의미에서 유사한 면이 있으니, 그 위치가 오방내외 안위제신 진언 전이나 후에 있는 편이 훨씬 자연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사방을 찬탄하는 방법이 물을 뿌리는 정화의식인 세례(洗禮)인데, 세례하면 인근 종교를 연상하실 텐데, 물에 의한 속죄나 축복의 의식은 불에 의한 의식과 더불어 그 역사가 상당히 깊습니다. 불을 통한 정화와 축복과 함께 물에 의한 의식인 세례가 불교에서는 관정(灌頂)이라는 의식으로 경전에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부처님탄생일 때 아기 부처님 머리의 앞부분에 물을 붓는 의식을 말합니다. 그런데 관정을 할 때 대부분의 불자들이 부처님 머리에 물을 붓는데 사실은 어깨에 물을 부어야 합니다. 이 의식을 관불식(灌佛式) 또는 욕불식(浴佛式)이라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갠지스 강에 몸을 담그는 행위를 세례 의식으로 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이외에는 이를 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로 사방을 정화하고 찬탄하는 사방찬에서 우리가 알아 두어야 할 것은 동방세계는 아촉여래가 묘희정토를 이루고 있고, 남방세계는 보생여래가 환희정토를 이루고 있으며, 서방세계는 아미타여래가 극락정토를 이루고 있고, 북방세계는 미묘여래가 연화장엄정토를 이루고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불자님들도 잘 아시겠지만 진언이란 힌두교와 불교에서 신비하고 영적인 능력을 가진다고 생각되는 신성한 말(구절, 단어, 음절)을 말하며, 대부분의 진언은 말 자체에는 의미가 없으나 심오한 의미가 내재한다고 생각되며 영적인 지혜의 정수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법문이 끝나고 지난달 관음재일 때는 세월호 사건으로 중단하였던 문화공연으로 승무라는 춤공연(송파1구 김미숙 보살)이 이어졌다.

 

법문 말미에서 주지스님이 고전, 전통, 민속무용의 차이를 아십니까? 하며 다음 법문 때 알려 주시겠다고 하자 사회를 본 보살님(연안성보살(?))이 공부 좀 하고 와야 겠다고 하여, 백과사전에 나와 있는 해설을 덧 부칩니다.

1) 고전(古典)은 예날 법식(法式), 또는 오랜 시대를 거치며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가치를 인정 받아 전범(典範)을 이룬 작품을 말한다.

2) 전통(傳統)은 일반적인 의미로는 습속(習俗)이 전대(前代)로부터 후대(後代)로 전해지는 것으로서, 동시에 시간적, 공간적 구조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국가, 민족의 전통을 자랑으로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에는 단순한 습속만이 아니라 정신적, 문화적인 것, 즉 한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전해지는 것과 그 내용도 가리킨다. 문화생활은 이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성립되나, 창조적인 문화는 전통 가운데에서 뛰어난 것을 추려내어 이를 새로운 상황 속에서 살림으로서 생겨난다.

3) 민속(民俗)은 민간인들 사이에서 전승되어 온 생활과 풍습으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민족의 일상생활문화에서 밑바탕이 되고 강한 활력이 되며 항상 새로운 의의를 발휘할 수 있는 문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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