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밀 행자의 서원 - 불광사 불광법회 회주 지정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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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배선희 작성일2019.09.26 조회3,164회 댓글0건본문
바라밀 행자의 서원
불광사 불광법회 회주 지정스님
일상의 하루하루 속에서 신선한 활력과 기쁨이 와닿지 않거든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의 '서원'을 다시 챙겨 볼 일이다. 생활의 활력과 기쁨은 많은 부분이 소망의 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불자 형제 가운데에는 오계를 지키는 정도로 마음을 맑혀서 내생에도 사람 몸 받겠다거나, 열 가지 선을 실천해서 내생에는 천상의 복락을 누리겠다는 소망을 가진 분도 있을 것이다.
또한 내 생명은 본래로 나고 죽음이 없는 영원한 진리생명의 주인이며, 일체 존재가 원래로 뜨겁게 한몸을 이루고 있어 자비충만한 동체생명임을 실답게 보아서 다시는 악도에 태어나지 않고, 인간세와 천상을 왕래하며, 생을 거듭할수록 지혜와 복덕이 향상되어 언젠가는 성불할 것이 확정지어진 단계인 '불퇴전위'에 드는 것을 금생의 목표로 하고서 사는 형제들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참으로 존재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함께 쓰고 있는 이 한마음뿐이요, 일체현상 온 우주가 사실은 우리 의식의 그림자임을 밝게 보아서 착각으로 말미암은 탐욕들을 쉬고 오직 봉사와 헌신으로 살아서 늦어도 일곱 생 안에 모든 번뇌와 고통에서 해탈된 대자유인이 될 것이 결정된 단계에 드는 것을 이 생의 소원으로 삼고서 정진하며 사는 형제들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 형제들의 소망이 장하고 값진 것이기는 하나 부처님의 뜻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하겠다. 부처님께서는 당신과 더불어 한몸을 이루고 있는 일체중생이 착각에서 깨어나고 참자기에 눈떠서 당신과 똑같은 위없는 행복을 누리며 살도록 하기 위해 세상에 오셨다고 합니다. 그럴진대 우리의 소망이 먼 미래에 성불하고자 하는 정도에 그친다면 부처님이 어찌 찬탄하며 환희하시겠는가.
그러면 반야바라밀 행자로서 살고자 하는 형제들의 서원은 어떠한가. 바라밀 행자는 참자기에 안립해서 참자기 그대로를 현발하며 사는 자리인 성불을 미래에서 구하지 않는다. '진실한 자기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해 부처님이 선포하신 증언을 '지순한 믿음'으로써 전적으로 자기 승인하는 것으로 깨침을 삼고, 지금 여기에서 곧바로 진실자기의 체온과 맥박대로 지순한 살기를 서원하며, 대행을 전개해 나간다.
본래로 행은 그 즉시 자신과 사회를 새롭게 창조해내는 실질적 동력이기에 한마디 말, 한가지 행동이 깨달음의 행일때 그 즉시 불국이 실현되는 것이며, 부처님 세계의 무량복락을 누리는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지극히 존귀한 부처님으로 알아서 공경하며, 기쁘게 섬기고, 마주하는 일마다 우리 모두가 실로는 지극히 청정한 동체생명인 까닭에 나의 일로 알아서 자유로이 기쁘게 헌신하며 사는 바라밀 행자를 미워하고 해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모두가 이 사람을 환영하고 감사하며, 또한 도와서 보답하려 할 것이고, 존경해마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이 어찌 불국의 지복을 누리는 것이 아니겠으며, 이러한 바라밀 행자의 하루하루가 어찌 신선한 활력과 기쁨으로 충만하지 않을까.
일체유심조다! 그리고 심은대로 거둔다. 우리의 마음에 심고 기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꼭 그만큼을 우리는 형상계에서 과실로써수확하는 것이다.
지고한 서원을 심자. 바라밀 행자로서의 서원을 발하자. 그 순간부터 눈빛이 부처님을 닮고 몸가짐과 말과 행동이 부처님을 닮아서 즉시 불국의 환희와 복락을 누리게 될 것이다.
나무 보현보살마하살
<불광지 기고문, 1999년 7월>